내 마음 한자락

문&안

tlsdkssk 2014. 5. 29. 19:52

문재인이 자기의 저서 <운명>을 안대희에게 보냈다.

거기엔 물론 문재인의 친필 사인이 곁들여 있었고.

한데  그 책을 홍제동(내 기억이 틀리지 않는다면)의 중고서점에서 어떤 이가 구입했다는 것이다.

그 사연이 오늘 모 티비 방송에 나왔다.

 

유명인이 유명인에게 보낸 책들이 더러 시중 중고서점에 흘러나온다고 한다.

나는 무명한 인간이지만, 누구에게 받은 책을 처분할 때는

반드시 내 이름과 저자의 사인이 적힌 장을 떼어내곤 하였다.

여기저기서 수필집들을 보내오는데 어떤 책은 책장도 들추지 않고 버리는 경우도 있었다.

어디에 기증을 하거나 누구를 주고 싶어도 그 과정이 번잡하여 그냥 재활용 쓰레기 버리는 늘 책을 처분하곤 였다.

그래도 저자에 대한 수고와 고마움을 생각하여 귀찮아도 약간의 조치는 하고 없앴다. 

운명이란 책을 고물상에 내놓은 것은 이번에 총리후보직을 사퇴한 안대희가 직접 한 일은 아닐 것이다.

그저 어느 날 서가 정리를 하다가 보관용이 아닌 책을 정리하느라 쌓아둔 것을 가족 누군가가 처분한 것일 수도 있겠다.

책을 출판하는 일도 그렇고, 책을 누군가에게 주는 일도 그렇고 참으로 조심스런 일이 아닌가 싶다.

나는 언젠가부터 남에게 책을 줄 때 사인을 하지 않고 주는 버릇이 생겼다.

이 버릇은 아마도 내가 책을 자주 버리니, 내가 주는 책도 언젠가 버림을 받을 수 있다는 걸 염두에 두는 것에서

비롯된 것일 게다.

언젠가 내 작품 5편이 실린 책을 항 여인이게 주는데, 그녀가 날보고 사인을 해달란다.

단행본도 아니어서 그럴 수 없다고 했더니 그래도 굳이 해달라고 한다. 그래도 나는 해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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