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있는 곳간

[스크랩] 레미제라블 ‘On My Own’

tlsdkssk 2013. 2. 5. 08:23

 

 

 

 

On My Own(나 홀로) 홀로 걷는 것이 인생이다. 삶은 드라마와는 달리 자신이 연출하고 자신이 주연을 맡은 나 홀로 드라마이다. 자신의 드라마에선 조역은 없다. 그러나 간혹 삶에서 제 3의 요소가 개입할  때가 있다. 나 홀로 드라마 속에 누군가 주역을 함께해 줄 상대 애정 문제 등이 발생할 때이다. 애정은 서로 좋아하고 사랑을 싹 티울 때도 있지만 대개의 경우 먼 대상 짝 사랑하고, 이룰 수 없는 상대를 사랑을 할 때가 많다. 이 때 나 홀로  드라마는 엉망진창이되고, 그 사랑에 크면 클 수록 자신은 더욱 더 비참한 조역으로 전락하고 만다. 인생은 나 홀로의 드라마이다. 그러나 언제까지 '나 홀로' 드라마일 수만은 없는 것이 인생의 아이러니이기도하다. 그러기에 인생을 고해 업의 수레바퀴라고도 한다. 빅톨 위고는 그의 대표작 레미제라블을 통해 이러한 소시민들의 살아가는 모습 고통을 대중적으로 묘사했는데, 빵 한조각의 장발장도 그렇지만 소설 속의 조역 에포닌같은 역이야말로 제목 그대로 가장 비참한 인생,   레미제라블의 한 단면이 아닐 수 없다할 것이다.     

 

1985년 뮤지컬 레미제미라블이 런던에서 초연됐을 때 그 폭발력은 상상을 초월했다고 한다. 밤마다 이어지는 열광때문에 이 뮤지컬은 어쩔 수 없이 연장공연에 들어갈 수 밖에 없었고, 결국 뮤지컬의 역사를 새로 쓰는 최장기 공연으로 이어졌다. 레미제라블은 위고의 대표작이면서 사실주의 문학의 최고봉 중 하나였지만 어쩐일인지 오페라로 만들어지지는 못했다. 19세기의 많은 작곡가 들과 20세기의 푸치나 등이 오페라를 꿈꾸었지만 이 세기의 문학이 음악화된 것은 런던의 뮤지컬 시장이 활성된 뒤였다. 음악적으로도 가장 웅장하고, 뛰어난 연출때문에 더 이상의 부연설명이 없을 만큼 유명하게 된 이 작품은 특히 주역 장발장과 코제트보다는 이름없는 거리의 여자 음지의 잡초 에포닌 역의 노래 On My Own 때문에 더욱 유명하게 되었는데 지금도 이 노래를 부르기 위해서 수많은 여가수 지망생들은 주역을 포기하고 에포닌역에 60%이상이 몰릴 정도라고 한다.    

 

인생이란 누구나 스포트라잇을 원한다. 즉 주역을 맡고 싶어하고, 1등을 원한다. 인생이란 무대에서도 조역이란 그저 2등에 불과할 뿐이다. 그러나 에포닌 역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즉 드라마를 살려주는 것이 바로 조역이라는 것이다. 스포트라잇은 어둠 속에서 더욱 강렬하고, 그 어둠을 창조하는 것이 바로 에포닌의 역할이다. 에포닌은 레미제라블 중에서도 가장 비참한 역이다. 거리의 삶을 사는 하숙집 딸 에포닌은 부잣집 청년 마리우스를 짝사랑하지만 차마 사랑을 고백하지 못한 채 코제트와 마리우스의 사랑을 곁에서 지켜만 볼 뿐이다. 프랑스 혁명군에 가담한 마리우스는 코제트에게 편지를 쓴 뒤 에포닌에게 전해 달라고 부탁하고, 이때 마리우스의 편지를 품에 품고 밤거리를 쓸쓸히 거닐며 부르는 노래가 바로 나 홀로란 노래이다.

팝의 상징적인 노래라고나할까? 아니면 거리의 고독 대중 속의 외로움 밤의 노래라고나할까? 실연의 상처를 노래함에 있어 이처럼 가슴에 와 닿는 곡도 없겠지만, 웅장한 레미제라블보다도 한 나약한 여자의 노래가 이처럼 가슴을 파고드는 경우도 드물 것이다.


And now I'm all alone again(지금 또 나 혼자야)/ Nowhere to turn, no one to go to(돌아갈 곳도, 만날 사람도 없이) /Without a home, without a friend,(집도 친구도 없이)/ Without a face to say hello to.(얼굴을 맞대고 안부를 나눌 사람도 없이)/그러나 지금 밤은 다가오고/나는 그가 여기 있는 듯이 느낄 수 있어/가끔 나 홀로 거리를 걷지/모두가 잠들어 있는 시간에 말야 On my own(나의 상상 속에서) 그가 내 옆에 있다고 생각하지/혼자서, 나는 그와 함께 거리를 걷는 거야/ 그가 없이도 여전히 세상은 흘러갈 테지/내가 결코 맛보지 못한 행복으로 가득찬 이 세상말이야! /I love him(그를 사랑해)/But only on my own.(그저 나만의 상상 속에서)

 

노래가 끝나면 에포닌은 위험을 무릅쓰고 마리우스를 찾아 혁명군 바리케이드에 가다가 결국 총에 맞고 숨을 거두게 된다. 그토록 사랑한 마리우스의 품에 안긴 채

 

삶에서 우리는 때때로 대중 속의 고독을 느끼며 살아갈 때가 많다. 버려졌다는 느낌 그리고 절망감 이것은 산다는 무대에서 누구나 피할 수 없는 숙명같은 감정일 것이다. 아무리 잘 나가는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가슴 한 쪽은 늘 텅비어 있고, 영원한 만족을 간직한 인생이란 없다. 레미제라블(On My Own)의 감동은 이러한 공감대 때문이겠지만,  삶이란 어차피 나홀로 왔다가 주역의 찬란한 꿈을 꾸다 사라지는, 에포닌같은 역은 아닐까 뮤지컬 레미제라블을 모르는 사람은 없겠지만, 특히 에포닌이 부르는 On my own을 모르는 사람은 어쩌면 인생이라는 상처 그 아픔을 이해하지 못하고 사는 사람들일지도 모르겠다.

 

 

 

출처 : Musicjung
글쓴이 : 이정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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