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집에 있을 때면 삐아프를 듣는다.
듣고 또 듣는다.
그 작은 몸집에서 어떻게 듣는 이의 영혼을 진동시키는 소리가 나오는 걸까.
한 마디도 알아들을 수 없는 불어 노래지만,
나는 그녀가 불러주는대로 따라 흥얼거리며 내 나름의 의미로 알아듣는다.
요 며칠 계속 집에 머물수 있었기에 CD를 아예 반복으로 해놓고 같은 곡을 듣고 또 들었다.
장미빛 인생, 사랑의 찬가, 빠담....그리고 후회하지 않아
그녀의 노래에 따라 바닷속의 미역 줄기가 흐느적 거리듯 혼자 그렇게 흐느적흐느적거렸다.
누군가를, 누군가를 부를까 하다가 그만 두었다.
이 저녁엔 차이코프스키를 듣는다.
정트리오가(정경화 명화 명훈)오래 전에 연주한 차이크프스키 피아노트리오 1번.
역시나 멜랑콜리하다.
그래도 창밖을 내다보면 어제 내린 폭설로 세상은 온통 눈부시게 환해서
마음까지 어둡진 않다.
오늘이 입춘.
다시금 대지는 몸을 풀고 겨우내 잉태한 새 생명을 내밀 것이다.
오라, 봄!
다시 삐아프를 들어야지.
후회하지 않아.
나도 후회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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