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 한자락

내 아내가 온다

tlsdkssk 2011. 8. 10. 08:49

새벽 일찍 잠이 깨어 짧은 기도를 올리며

그 짧은 기도 속에서 Y를 떠올렸다.

그러고나서 메일을 열었더니 아, 그녀의 편지가 와 있질 않은가.

그녀는 미국 인디언 촌에서 남편과 함께 인디언 선교를 하고 있는 중이다.

이번 여름 내내 한국 대학생들 불러다가 인디언 학생들 과외지도 하느라

몹시 핍진해 있을 것이다.

그녀는 나보다 4살 연하인데도 어느 때는 언니같고 어느 때는 한참 아래 동생 같고

또 어느 때는 내 아내같다.

작년에 한국 나왔을 때 그들 부부는 우리 집에 묶었는데  한국 머무는 동안

그녀는 내 아내 노릇을 톡톡히 해주고 갔다.

내가 엘리 일로 아들 집에 있다가 내 집으로 돌아오면 그녀는 식탁 위에

온갖  반찬과 빵과 떡과 과일을 차려놓고

"언니, 마음대로 먹으라고 차려놨어요." 했다. 

주변에 객식구가 와 있으면 신경 쓰이고 불편할 때가 많은데

그녀는 예외였다.

내가 침묵을 원하면 그녀는 함께 침묵했고,  수다를 원하면 함께 수다를 떨었다.

내가 알고 있는 천사 중의 한 사람.

아, Y가 온단다.

이번엔 내가 아내 노릇을 해주어야지.

작년에 내가 큰 일을 겪으며 많이 힘들어 할 때 그들 부부가 와서 얼마나 위로가 됐는지 모른다.

'내 마음 한자락'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녹우와 안개와 바람과 벗과 그리고 산   (0) 2011.08.15
그래야 굿이 되죠  (0) 2011.08.11
천국이란..  (0) 2011.08.06
엘리의 언어  (0) 2011.08.01
나는 장미다  (0) 2011.0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