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흐르는 상자

사랑/안나 아흐마또바

tlsdkssk 2008. 9. 17. 19:58

사랑

 

 

때론 동그랗게 또아리 틀고 있는

작은 뱀처럼

심장은 마법에 걸리고

때론 하얀 유리창 위 비둘기처럼

온종일 구슬피 운다

 

때론 맑은 서리 속에서 반짝이고

비단 꽃무늬 잠결 속에서 나타난다......

그러나 사랑은 확실하고 은밀하게

환희와 평온에서 온다

 

바이올린의 구슬픈 기도 속에서

그렇게 달콤하게 흐느낄 수 있고

언제나 낯선 미소속에서

무섭도록 사랑을 가늠할 수 있나니.

 

 

* 안나 아흐마또바 (1889~1966, 러시아의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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