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흐르는 상자

[스크랩] 두 시인의 사랑

tlsdkssk 2008. 7. 2. 19:35

청마 유치환과 정운 이영도의 사랑은

참으로 안타깝고 애절한 바가 있다.

청마는 이미 아내가 있는 몸

이영도는 딸아이 하나 딸린 청상과부로서

두 사람은 통영여중에서 함께 근무했다.

절절하게 사랑하면서도 차마 현실을 넘어서지 않았던 그들

그래서 더욱 애달프고 간절했는지도 모르겠는데,

다음 시편들은 두 사람의 마음을 능히 짐작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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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움

    -유치환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임은 뭍같이 끄덕도 않는데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날 어쩌란 말이냐

 

 

 

 

 

    -이영도

 

 

너는 저만치 가고 나는 여기 섰는데...

손 한 번 흔들지 못한 채 돌아선 하늘과 땅

애모는 사리로 맺혀 푸른 돌로 굳어라

 

 

 

바위

   -유치환

 

내 죽으면 한 개 바위가 되리라.
아예 애련(愛憐)에 물들지 않고
희로(喜怒)에 움직이지 않고
비와 바람에 깎이는 대로
억 년(億年) 비정(非情)의 함묵(緘默)에
안으로 안으로만 채찍질하여
드디어 생명도 망각(忘却)하고
흐르는 구름
머언 원뢰(遠雷).
꿈 꾸어도 노래하지 않고,
두 쪽으로 깨뜨려져도
소리하지 않는 바위가 되리라.

 

 

 

출처 : 두 시인의 사랑
글쓴이 : 황금나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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