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만은 클라라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다음과 같이 썼다고 한다.
'세상의 수 많은 아름다운 말 가운데
가장 아름다운 말로 당신을 부르고 싶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찾아도 더 아름다운 말은 찾을 수가 없군요.
사랑하는 그대여....'
나도 누군가를 호칭할 때 간간히 '그대'라는 말을 하곤 했다.
상대는 대부분 여성이었고, 반은 장난조, 반은 진심이었다.
이번 성탄절에 카드 한장을 받았다.
공공 기관이나 문협 선거를 앞두고 보내오는,
인쇄된 글자가 실린 무감동한 카드가 아니라,
육필 편지를 적어온 카드였다.
그 카드를 펼치는 순간 가슴이 뭉클했다.
조촐하면서도 아름다운 카드도 좋았지만,
'그대'라는 향기로운 호칭으로 나를 부르며
시문(詩文)을 이루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대라는 말을 듣는 순간 나는 정말 꽃이 되는 것 같았다.
한 순간 가슴이 환해지고 뜨거워졌다.
참으로 아름다운 말, 그대!
나도 슈만과 같은 말을 할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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