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 한자락

여자가 싫어질 때

tlsdkssk 2006. 4. 26. 07:09

남자는 뱃장, 여자는 애교'라는 말이 있다.

애교의 사랑스러움이 어찌 좋지 않으랴만,

모든 걸 애교로만 해결하려는 여성들을 보면 닭살이 돋을 때가 있다.

그런 여성들은 사건의 본질은 외면한 채

자신의 무기인 애교만을 방패로 끌어들인다.

어지간한 사람들은 좋은 게 좋다며 애교에 넘어가 주니

그런 여성들은  애교라는 편의주의에서 쉽사리 벗어나지 않으려 한다.

허나 길게 보면 그 방패는 자신의 성장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아닐까.

 

최근 알게된 그녀의 모습은  정말 사랑스러웠다.

우선 나이도 내 딸벌 밖에 안되려니와,

생김새도 젖먹이를 연상케 하리만큼 통통 볼살을 지닌 동안이라

모든 게 귀엽게 보였다.

나는 출판편집사를 운영하는 그녀의 사무실에 일주에 한번 드나들며

알바를 해왔다. 그녀는 사무실을 비우는 적이 많기에

이멜로 교신을 하며 내 일을 전달 받았다. 

 

드뎌 한달을 채우고 급여를 받는 날이  왔다.

그녀는  급여날이 되었으니 감사히 사례를 하겠노라 는

사연을 이멜로 전해왔다.

한데 사무실에 가니 그녀는 부재중이고  아무런 메세지도 남기지 않았다.

임신 관계로 몸이 불편해 일찍 귀가했다는 직원들의 전언이 있을 뿐이다.

그럴 수도 있으려니 하고 묵묵히 내 일만 하고 돌아왔다.

한데 1주가 지니고 2주가 되도록 그녀는 늘 부재중이고

전화도 받지 않고 아무런 연락도 없다.

난 그녀가 엄청 아프거나 사업이 어려운줄만 알고 염려했는데, 

알고 보니 그것도 아니었다.

 

그녀를 소개해준 K에게 근황을 전했더니 K는 펄쩍 뛴다.

자기도 그와 유사한 경험을 했다는 거다.

결국 K의 연결로 그녀와 통화를 하게 되었다.

그녀는 정중한 사과 한 마디면 족할 것을 시종 변명과 애교로 떼우려 한다.

한데 그 변명이 너무 유아적이고 어처구니가 없었다.

"전화 하신 건 알았지만, (애교와 웃음)... 넘 잠이 쏟아져서 (웃음과 애교)...

어쩌고 저쩌고... 식사 한번 대접할게요 (애교) 다시 일해주셨으면 해요."

 

그것이 전문직 여성이 취할 태도인가.

여성도 여성 이전에 한 사람의 인간이다. 

애교도 좋지만 더 좋은 건 인간의 진심이며

모든 해법엔 순서가 있는 법이다.

그녀는 진실한 사과를 한 후에 내게 애교를 부렸어야 했다.

애교와 식사 제의.

'이심전심'이란 말도 있지만, 정신과 용어중엔 '비언어적 소통'이란 말이 있다.

진심이 있으면 수 많은 분칠과 수식이 없어도 상대에게 전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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