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 한자락

68세까지만 살아주세요

tlsdkssk 2006. 3. 7. 11:43

모 대학에서 학생들을 상대로 설문 조사를 했답니다.

부모님이 몇세까지 살았으면 좋겠는가 하는 물음에

학생들 대답은 평균 68세라고 나왔답니다.

반면 중장년들을 상대로 몇세까지 살고 싶은가 하는

물음에 대한 평균은 80세로 나왔다는군요.

 

학생들의 결과에 처음엔 아연했으나,

3초 뒤에 평정이 찾아지더군요.

아하, 그 나이 땐 나도 그랬지.

삶이란 오직 청춘만을 의미할 뿐,

마흔 넘은 아줌마도 늙어 보이고,

쉰살이 넘으면 할머니, 예순이 넘으면

호호할머니로 보였지. 

스물 아홉을 마지막 넘기던 날 밤,

어느 의사에게 편지를 쓰며,

'선생님 저도 이제 늙었습니다'로

시작했으니 두 말 하면 잔소리겠죠.

 

이제 그 학생들도 좀 있으면 자기들의 대답이

얼마나 근시안적인 것인가를 깨달을 때가 올 겁니다.

세월이 얼마나 빨리 흘러가버린다는 걸 알 때 쯤에는,

아무리 세월이 흘러도 마음이란 늘  착각 속에

산다는 걸 알때 쯤에는. 

 

생명을 지닌 존재의 생존 욕구는 끝이 없는 거지만, 

나는 75세까지만  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75세가 되고나면 더 살고 싶다고 할 게 분명하지만,

그래도 그때까지만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좀 미진한 듯, 좀 아쉬운 듯 그렇게 살다 갔으면.... 

여성의 평균 수명이 85세 정도라니,

75세 정도 살다가면 다소 미진한 삶이 되지 않을까요?

 

                                        **

어제 종로 거리를 거니는데, 웬 노인들이 그렇게

거리를 휩쓸고 다니는지, 노령화 사회가 본격적으로 찾아들면

이보다 더 심하겠지 싶어 좀 처량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관에도 온통 할아버지 할머니들 뿐이었습니다.

노인들이 수다 떠는 모습은 왠지 추접스레 보이더군요.

극장 휴게실에서 화장을 짙게 하고

액세서리를 주렁주렁 달고 우르르 앉아

수다 떠는 할머니들의 모습은 나이 든 내가 봐도

아름답지 않았습니다.

같은 수다도 애들이 떠들면 활기차게 느껴지는데,

노인들이 하면 어째 그리 보기 싫을까요.  

이래서 늙어지면 말 수를 줄이라고 하는가 봅니다. 

 

자신에게 바라노니, 장수의 욕망을 제발 버려주기를.

설령 과학과 의술이 발달한다 해도

순환의 섭리를 저버리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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