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 땅이 녹고
전잎 제치고 올라오는 황새냉이 어린싹
뿌리 식물은 주변을 넓게 돌려 판다
중심 뿌리도
없이
물길을 감지하며 뻗어 나간 뿌리줄기들
땅속에 넓은 지도를 그려 놓았다
분열증적 에너지로 모든 경계와
구분을 전복시키며
無 혹은 多 방향으로
새로운 세계를 이룩하고 있다
머물러 있지 않는
유목민처럼
고원을 넘고 넘고 있다
숨 쉬고 먹고 노래하고 쓰고 달리고
종착역도 시발점도 없는 선들을 그리고
있다
- 김혜천, 시 '욕망이라는 이름의 기계'
'詩가 흐르는 상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식탁 (0) | 2019.06.18 |
---|---|
기형도 (0) | 2019.04.15 |
고독에 대한 해석 (0) | 2019.02.28 |
[스크랩] 채근담 19장 - 시간(時間)은 생각에, 공간(空間)은 마음에 달려 있다 (0) | 2019.02.26 |
[스크랩] 붉은 동백 - 문태준 (0) | 2019.02.2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