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흐르는 상자

단풍

tlsdkssk 2018. 11. 29. 06:45

                        


                                    단풍/ 신진향

별일 아녀유
도시서 다 말아먹고 어항 바닥에 가라앉은
쉰 목숨인디유 머

그럴 리는 없잖유
손끝 매운 무진장 댁이 지보고 밥 묵었냐고 고봉밥을 퍼 주는 게
몸 축간다고 술은 안 팔고 밥만 파는 것이 먼 속셈이 있는 건 아니잖어유

암퇘지 뱃살 넣고 짜작하게 끓인 김치찌개가 뭐 별 맘이 들었것슈
밥 한술 떠 넣고 단배추겉절이 척 밀어주는 양이
내 신세 맹쿠로 보이는디요

따지고 보믄 그 댁도 과부로 산지 오래되었지유
딸네 도시 보내고 속이 허했지 싶어유
배 나간다니께 돈 많이 벌어와 그러는데
이 나이 먹어서두 그게 뭐라고 귀때기가 벌게지는 게
아무께도 지도
속이 허했던 게비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