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6장 -[물이 맑으면 물고기가 없다]
地之穢者 多生物 水之淸者 常無魚
지지예자 다생물 수지청자 상무어
故君子 當存含坵 納汚之量 不可持好 潔獨行之操
고군자 당존함구 납오지량 불가지호 결독행지조
더러운 땅에는 생물이 많이 살고
물이 너무 맑으면 고기가 살지 않는다.
그러므로 군자는 때묻고 더러운 것이더라도
받아들이는 도량을 가져야 하고
깨끗한 것만 좋아하여
혼자서만 행하려는 뜻을 가져서는 안 된다.
[해설]
"완전한 인간은
하나도 없다"란 말을 흔히 한다.
완전무결한 인간이 없다면
누가 누구를 나무라며 돌을 던질 수 있겠는가?
그러나 세상 사람들은
서로 상대방을 평할 때,
자기 기준으로 평함으로써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일이 허다하다.
어떤 면에서는
다소 결점이 있는 사람이
다른 면에서는
엄청난 능력을 발휘하는 경우도 있고,
어떤 면에서
장점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
다른 면에서는 놀랄 만큼
인간 이하의 행동을 하는 자도 있다.
명실상부한 지도자라면
누구나 포용해서
선도하는 아량이 있어야 한다는 교훈이다.
넓은 바다는 청탁(淸濁)을 가리지 않고
다 받아들이고
너무 깨끗한 물에는
고기가 놀지 않는다.
맹자(孟子)가 든 성인(聖人) 가운데
백이(伯夷)와 유하혜(柳下惠)의 대비가 재미있다.
백이는 은(殷) 나라가 망하자
주(周) 나라의 곡식을 먹지 않겠다며
수양산(首陽山)에 들어가
고사리를 캐어먹고 살다 죽은 사람이다.
'백이는 나쁜 색을 보지 않고
나쁜 소리를 듣지 않으며,
그의 임금이 아니면 섬기지 않는
성인 가운데 맑은 사람이다.'
'유하혜는 나쁜 임금을 부끄럼 없이 섬기고,
낮은 벼슬도 사양하지 않으며
촌사람과 함께 있어도 괘념하지 않으면서
너는 너고 나는 나이니,
어찌 네가 나를
더럽힐 수 있겠는가 하였다.
그러므로 유하혜는
성인 가운데 온화한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