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

[스크랩] 성채 (城砦) Citadelle 中에서 / 생 텍쥐베리

tlsdkssk 2017. 8. 23. 08:19

      성채 (城砦) Citadelle 中에서 / 생 텍쥐베리 성채는 인간이 사는 세상이다. 생텍쥐베리는 성채를 통하여 우리가 살아가면서 누구나 바라는 삶의 진실과 초월의 문제, 세상의 무수한 현상들을 밝히고, 잠언 같은 깨달음을 던져준다. 하지만 잠언 같은 삶과 탑을 이루는 것은 쉽지 않다. 아주 담대하고 참을성 있게 걸어가야만 잠언이 될 수 있고, 탑이 될 수 있다. 가는 길에 무수한 말들이 있을 것이다. 증오조차도 단단한 논리의 껍질을 갖고 있다. 아주 달콤한 말도 들려올 것이다. * 나는 마음이 제자리에 머물러 있는 이들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이런 사람들은 자신을 희생하여 무언가를 얻어내는 교류도 소통도 하지 못하며, 그 어떤 존재도 될 수 없다. 단지 숨을 쉬고 있다는 이유로 삶이 이들을 성숙하게 만들어주는 건 아니다. 이들은 그저 손에서 빠져나가는 모래알같이 시간을 흘려보낼 뿐이고, 결국 시간을 잃어버리고 마는 셈이다. * 아들아, 인간은 나무와도 같다. 그것은 씨앗도 아니고 가지도 아니며, 바람에 흔들리는 줄기도 아니고, 또한 죽어버린 땔감도 아니다. 아무리 그것을 톱으로 썰고 도끼로 쪼개보아도 본질은 알 수가 없다. 너 또한 마찬가지이다. 신은 너를 태어나게 하셨고, 자라나게 하셨으며, 희망과 후회, 기쁨과 고통, 분노와 용서로 끊임없이 너를 채워주실 것이고, 결국에는 너를 신의 품 안으로 데리고 가실 것이다. * 불타고 있는 포도넝쿨의 향기나, 털을 몽땅 깎아 주어야 하는 양으로부터 자신의 진리를 찾아내는 일 - 진리는 우물처럼 깊이 파는 것이다. 시선이 산만해지면 신의 영상을 잃게 된다. * 그들은 자신들의 배가 절대적인 안전과 미래를 보장하리라는 착각에 빠져있곤 한다. 그들은 바다에 있으면서도 바다를 제대로 보지 못하고, 하나의 장식물 정도로 치부해 버리곤 하는 것이다. 바다는 신의 선물이며, 언제나 자신들을 감싸는 어머니 같은 존재로 언제까지나 남아 있으리라 생각한다. 그러한 그들의 생각은 완전한 착각일 뿐이다. * 나는 진실만을 이야기한다. 그 진실로부터 태어나는 것은 인간이다. 네 제국의 풍습과 법률과 언어, 나는 거기에서 의미를 찾지 않는다. 사람들이 돌을 모으면서 창조하는 것은 바로 침묵이다. 그 침묵은 돌 틈에서 이해되는 것이 아니다. 그들이 메고 있는 무거운 짐과 가면을 통하여 인간은 생기를 얻는다. 시체를 해부하여 그 뼈와 내장의 무게를 재는 사람은 아무것도 알지 못한다. 따라서 나는 소위 유식한 자들과의 토의를 감연히 거절한다. 그런 절차를 통하여 증명될 수 있는 것은 단 한 가지도 없는 것이다. * 지나간 시대를 판단하는 사학자처럼 저들의 실수를 탓하지 마라. 장차 거목이 될 재목인데 왜 아직 씨앗에 불과하냐고, 왜 아직 줄기밖에 없느냐고, 왜 아직 잔가지밖에 되지 못했느냐고 비난해서야 되겠는가? 저들이 하겠다는 대로 내버려두라. 나무는 시행착오를 거듭하며 숲을 이뤄가는 것이다. 나무는 바람이 불면 새들의 지저귐이 널리 퍼져나가는 숲으로 탄생하는 것이다. * 인간은 존재하는 것이지 말로 표현되는 것이 아니다. 물론 모든 의식의 목표는 존재를 표상한다. 그러나 그 표현이란 어렵고 느리고 꼬불꼬불한 작업이다. 표현이 어렵다고 해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고 치부해서는 안된다. 표현과 이해 사이의 거리는 참으로 멀기 때문이다. 내가 전에 이해하지 못 했던 것이 지금에서야 이해하게 되었다고 해서, 그 이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다고 생각할 수 있을까? * 열등한 인간은 모멸을 생각해 낸다. 다른 사람의 진리를 배척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진리란 공존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는 우리로서는, 상대방의 자신을 인정함으로써 나 자신이 깎인다고 조금도 생각하지 않았다. 사과나무는 포도나무를 경멸하지 않으며 종려나무도 삼나무를 추호도 경멸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 나무들은 각자 강하게 굳어지며 자신들의 뿌리를 다른 나무뿌리와 조금도 섞지 않고도 본질을 유지하는 것이다. * 인간의 노쇠. 언젠가 나는 산 저편에 있는 아무것도 알아보지 못하게 되리라. 마음은 죽은 친구들로 가득 차 있다. 그리고 젖은 눈길로 어두워지는 마을을 바라보았다. 바닷물처럼 밀려들어오는 마음속의 사랑이 나의 정신을 감싸오기 시작하였다. * 우물가에 숨어서 사랑할 줄 아는 여인의 마음 안에서만 생명이 존재한다. 맹목적인 육체의 향연이란 사랑의 희생도, 선물도 아니다. 여자를 애무하는 사람이 만약 침대 위의 비천한 금수같은 마음으로 가득 차 있다면 대체 사랑의 위대함을 어떻게 찾아볼 수 있을 것인가. 무기를 내려놓고 어린애를 달래는 병사보다 더 위대한 존재, 혹은 남편으로서 전장에 출정하는 사람보다 더 위대한 존재는 이 세상엔 없다. 하나의 진실에서 또 다른 하나의 진실로 이행하면서 생기는 균형이나, 어느 시대에서 다른 시대에 이르기까지 얻어지는 유효함은 문제가 아니다. 결합되어야만이 하나의 의미를 지니는 두 개의 진실이 문제가 되는 것이다. * 과거는 화강암 덩어리와도 같다. 돌이킬 수없는 현실과 충돌하는 대신 주어진 하루의 운명을 받아들여라. '과거'란 낱말은 목적도 이상도 순환도 완성도 없다. 그리하여 그대의 시선은 미래의 변형과 열정과 희망을 향하게 된다. "미래를 준비한다는 것은 현재를 바로 세우는 일이다." * 친구란 비판하지 않는 사람이다. 그는 낯선 나그네에게 대문을 열어주고 뛰어나와서는, 밝은 웃음으로 나그네의 지팡이와 외투를 받아드는 사람이다. 인간에게 있어 친구란 신이 내리신 선물이다. 그는 그대를 위하여 준비된 아름다운 꽃이다. 그 향기로운 내음은 당신의 체취 속에서만 풍겨 나온다. 그러므로 그대를 향한 친구의 모든 언동은 진실이라고 믿으라. * 그대가 자신의 우정을 오래도록 간직하고자 한다면 우선 인간에 대한 존경심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비평이 없는 세상에서만 어떤 종족이든 숨을 쉬기 마련이다. * 노동은 사람들을 현실에 만족하도록 강요한다. 노동은 돌을 만지게 하고, 비를 간절히 기다리게 하며, 홍수를 경계하게 만든다. 그럼으로써 그들은 노동을 통해 서로 마음을 통하고 넓은 시야를 갖게 된다. 노동은 사람의 발길을 인도하고 강요하며 어느 영역에 소속되기를 요구한다. 이것이 사람의 길이다. * 애원하는 사랑은 아름답다. 그러나 그 애원하는 사람은 노예이다. 그러므로 어떤 여자가 그대를 사랑한다면 그대는 신에게 감사하라. 그녀가 귀머거리요 장님이라 할지라도, 그녀는 그대를 위해서 꺼지지 않는 등불이 되었다. 그대가 그 빛을 향유할지 어떤지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그대는 일단 부유해졌기 때문이다. * 바다를 자신의 소명으로 여기고 사는 사람은 난파로 인한 죽음까지도 불사한다. 물론 난파 상황에 처하게 되면 덫에 걸린 동물이 발버둥치듯 그도 동요할 것이다. 하지만 이 사람은 그런 감정의 동요는 개의치 않는다. 이미 이를 예상했고 받아들인다. 오히려 언젠가 자신은 바다에서 죽게 되리라는 확신이 그에게 기쁨을 안겨다 준다. 잔인한 죽음이 자신들을 기다리고 있다며 불평하는 소리를 하더라도... * 한 곳에 정착해 사는 사람의 춤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대지가 척박하고, 수레가 돌부리에 끼이며, 여름은 수확하기에 너무나도 건조하고, 사람들은 야만족에게 저항하며, 야만족은 약자를 짓밟는 이곳에서 춤이 탄생된다. 스텝 하나하나마다 의미가 담겨 있기 때문이다. 춤이란 천사에 대한 투쟁이다. 춤이란 전쟁이며 유혹이고 살인이며 회개의 몸짓이다. 지나칠 정도로 잘 먹인 가축에게서 그대는 어떤 춤을 이끌어낼 텐가? * 선을 사랑하는 사람은 악에 대하여 관대하고, 힘을 사랑하는 사람은 나약함에 관대하다는 점이었다. 언어는 서로의 모순점이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선과 악은 뒤섞여 있는 것이다. 때문에 무능한 조각가들은 유능한 조각가들의 비옥한 땅이 되고, 기근은 공평한 빵의 분배를 촉진한다.


          출처 : ♣ 이동활의 음악정원 ♣
          글쓴이 : 수메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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