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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의 이름

tlsdkssk 2017. 3. 29. 15:18
동태, 황태, 북어, 코다리는 알겠는데
짝태, 먹태, 백태 등은 무슨 의미일까
조업, 건조방식 등에 따라 명칭 다양
강원도 인제군 용대리의 황태 덕장 풍경. [사진 국립민속박물관]
‘금태’라는 말을 들어 보았는가. 금(金)처럼 귀한 물고기를 뜻한다. 서민의 대표적 물고기인 명태를 부르는 말이다. 예전에는 흔하디 흔한 명태였지만 요즘 우리 바다에서는 눈을 씻고도 찾아볼 수 없다. 현재 우리가 먹고 있는 명태는 대부분 러시아산이다. ‘금태’는 본래 어느 부분 하나 버릴 것 없이 귀중한 재산과 같다는 의미로 사용됐다. 이처럼 명태는 시대에 따라 명칭이 새롭게 생성돼왔다. 직장인들이 큰 부담 없이 점심을 때우곤 하는 동태찌개. 저녁 호프집 안주로는 노가리가 인기다. 짝태·먹태도 있다. 이름은 들어봤는데 그 뜻은 무엇일까. 명태는 무려 1000여 가지가 넘는 이름을 갖고 있다. 명사·형용사·부사 등 어떤 품사 뒤에도 '태' 한 글자만 붙이면 된다. 명태를 백성의 물고기, 혹은 국민생선으로 부르는 배경이다. 명칭 가짓수를 놓고 볼 때 우리나라 물고기 중 가장 많다. ‘서해 조기, 남해 멸치, 동해 명태'라는 말이 생길 정도였다. 예컨대 얼린 것은 동태(凍太)요, 말린 것은 북어(北魚)다. 북어는 원래 추운 지방에서 잡는 물고기라는 뜻으로 사용됐다. 명태는 그만큼 조업 방식, 덕장 내 건조 정도, 가공·포장 방식, 지역 등에 따라 수많은 이름으로 불렸다. 한국 문화의 다양성을 들여다보는 창과 같다.
1980년대 강원도 고성군 대진항의 명태 어선. 만선의 풍요로움을 느낄 수 있다 [사진 국립민속박물관, 남동환 제공]
국립민속박물관(관장 천진기)이 지난 세월 우리 밥상의 단골손님이자 수산업의 효자상품이었던 명태에 대한 종합 보고서를 냈다.『명태와 황태덕장』이다. 2015년 12월부터 2016년 12월까지 약 13개월 동안 강원도 고성과 속초, 인제와 평창, 그리고 경북 예천 지역을 현지 조사했다. 이번 보고서에 나타난 명태의 다양한 이름을 정리했다. 참고로 ‘짝태’는 소금을 살짝 뿌려 약간 짠맛이 나도록 깡 말린 북어를, ‘먹태’는 건조 과정에서 겉껍질이 검게 마른 북어를 말한다. 이 정도쯤은 평소 알아야 하지 않을까. 호프집의 또 다른 안줏거리가 되기에 충분하다. 보고서는 국립민속 박물관 누리집(www.nfm.go.kr)에서 찾아볼 수 있다. 박정호 문화전문기자 jhlogos@joongan.co.kr

<<명태의 다양한 이름>>> ◇조업에 따른 분류 ▶어획 시기 -은어받이(바지): 음력 10월 은어를 잡아먹으려고 몰려오는 명태 떼 -동지받이(바지): 동지를 전후하여 몰려오는 명태 떼. 알 밴 명태 -섣달받이(바지): 음력 12월 초 열흘부터 몰려오는 명태 떼 -막물태: 마지막 끝물에 잡은 명태 -춘태(春太): 음력 1월과 2월에 잡은 명태 -하태(夏太): 음력 6~7월 삼중망 그물로 잡은 명태 -추태(秋太): 음력 9월에 잡은 명태 -동태(冬太): 음력 10~12월 겨울에 잡은 명태 -꺽태: 산란하고 나서 잡힌 명태 -난태: 산란 전에 알을 밴 상태에서 잡힌 명태 ▶어획 장소 -강태(江太): 강원도 바다에서 잡히는 명태 -간태(杆太): 강원도 간성(杆城, 현 고성) 바다에서 나는 북어 -북태(北太): 일본 북해도(北海島)에서 수입하여 말린 명태 -지방태(地方太): 지방에서 잡은 명태 -원양태(遠洋太): 우리나라 선박이 알래스카 등지에서 잡아온 명태 -수입태(輸入太): 일본, 러시아 등에서 수입한 명태 -진태(眞太): 원양 명태와 동해안 명태를 구분하기 위해 붙여진 이름 ▶어획 방법 -망태(網太): 그물(刺網·擧網·水底網) 잡은 명태 -그물태: 그물로 잡은 명태 -조태(釣太): 주낙으로 잡은 명태 -낚시태: 낚시로 잡은 명태. 망태보다 비쌈 -분태(粉太): 날씨가 나빠 그물을 못 건져 핏기가 없이 하얗게 변한 명태 ▶명태 크기 -애태·애기태: 명태 새끼 -앵노가리: 명태 새끼의 다른 이름. 20㎝ 이내의 명태 노가리: 명태 새끼의 다른 이름. 20∼25㎝ 사이의 명태 -아익태(兒翼太): 소형 명태 -소태(小太): 30㎝ 내외의 작은 명태 -중태(中太): 40㎝ 내외의 중간 명태 -대태(大太): 50㎝ 내외의 큰 명태 -왜태: 성체지만 크기가 작은 명태 -왕태(王太): 큰 명태

◇덕장 건조 정도에 따른 분류 -황태: 얼고 녹기를 반복하며 속살이 노랗게 마른 명태 -노랑태: 황태의 다른 이름 -백태: 기온 차가 커서 하얗게 마른 명태 -깡태: 건조 중 수분이 빨리 증발하여 딱딱하게 마른 명태 -짝태: 소금을 살짝 뿌려 약간 짠맛이 나도록 깡 말린 북어 -골태: 눈, 비를 맞아 속살이 녹아 뼈만 앙상하게 남은 북어 -먹태: 건조 과정에서 겉껍질이 검게 마른 북어 -묵태(墨太): 먹태의 다른 이름 -백태(白太): 건조과정에 눈, 비를 맞아 겉껍질이 흰색으로 변한 명태 -낙태(落太): 건조과정에서 눈, 비를 맞고 떨어진 명태 -무두태(無頭太): 건조과정에서 머리가 떨어져 나간 명태 -바람태: 추운 바람에 수분이 빨리 증발하여 뻣뻣하게 마른 명태 -간태(干太): 말린 명태 -건태(乾太): 말린 명태 -건명태: 말린 명태 -북어(北魚): 말린 명태 -북고어(北藁魚): 바짝 말린 명태 -더덕북어(北魚): 최상품 말린 북어. 명태보푸라기 원료로 활용 -매가리: 서울, 강원도에서 길이 25㎝ 내외의 생명태 또는 건명태 -코다리: 반쯤 말린 명태

◇가공 방법에 따른 분류 ▶냉동 여부 -동태(凍太): 얼린 명태 -생태(生太): 얼리거나 말리지 아니한 잡은 그대로의 명태 -태어(?魚): 서유구가 쓴 ‘명태어(明?魚)’에서 축약된 생명태어 -생명태(生明太): 날 명태 -선태(鮮太): 갓 잡은 싱싱한 명태 ▶포장 방식 -관태(貫太): 한 두릅(북어 20마리)을 싸리대로 꿰어 한 쾌를 만든 북어 -짝태: 30쾌(600마리)를 한 짝으로 묶은 상태의 북어 ▶가공 방식 -무두패: 머리를 잘라내고 몸통만을 걸어 건조시킨 것 -명태채: 명태 살을 채처럼 떼어 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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