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러 심리학, 부자관계에 적용.. 아버지 병간호한 경험담 정리해
"의견의 옳고 그름이 문제 아냐, 자기주장보다 상대 뜻부터 존중"
"부모 자식 간의 권력투쟁을 멈추세요. 의견이 옳고 그른지는 본질적인 문제가 아닙니다".
일본과 국내에서 각각 100만부 넘게 팔린 '미움받을 용기'의 저자 기시미 이치로(岸見一郞·61)가 이번에는 아들러 심리학을 부모와 자식 관계에 적용했다. 신간 '나이 든 부모를 사랑할 수 있습니까'(인플루엔셜)를 낸 그는 치매에 걸린 아버지를 5년 동안 병간호하면서 최악이었던 관계가 오히려 갈수록 나아졌다는 경험담을 에피소드별로 정리했다. 출간 기념 강연회를 앞두고 한국을 찾은 그를 서울 중구에서 만났다.
"사고방식이 다른 사람과 잘 지내는 건 근본적으로 어렵습니다. 자신이 옳다는 믿음은 부모 자식 관계에서 권력투쟁으로 나타날 뿐이죠. 논리적으로 상대방을 궁지로 몰아넣게 되면 의견을 받아들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싸움은 누가 이겼을 때 끝나는 게 아니라, 멈췄을 때 끝나는 것이죠."
많은 한국의 아들이 그렇듯 그도 아버지와 사이가 나빴다. 초등학생 때 주먹으로 맞고 스스로 마음의 문을 닫았다고 했다. 당시의 부자 관계는 100점 만점에 10점 정도. 어머니가 돌아가신 지 6개월 만에 25세의 나이로 결혼한 것도 아버지와 한집에서 지내기가 고통스러웠기 때문이라고 한다. 책은 그런 아버지와 아들이 어떻게 화해했는지에 대한 기록이기도 하다.
관계 개선은 아버지의 말로부터 시작됐다. "치매로 기억을 잃어가는 아버지가 '잊어버린 것은 어쩔 수 없지만 가능하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고 싶다'고 하셨어요. 덕분일까요. 임종하실 때는 100점이 됐습니다."
기시미는 아버지가 한 신흥 종교에 빠져 함께 모임에 나가야 한다고 강요했을 때도 아버지 뜻에 따랐다. 종교를 받아들이지는 않았지만 아버지를 이해하기 위해 필요한 일이었다는 것. 자기주장을 일단 접고 상대방 뜻을 존중해보라는 이야기였다.
"좋은 인간관계를 구축하려면 상대방을 대등하게 봐야 해요. 이런 사람은 직장에서도 존경받고 집에서도 사랑받습니다." 책 주제는 부모 자식 관계지만 다른 인간관계에도 적용이 가능하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물론 무작정 따르라는 게 아니라, 일단 마음을 열고 들어보라는 것. '상대방을 바꿀 수는 없지만 자기는 바꿀 수 있다'는 게 핵심 메시지다.
책은 사례 중심이다. 그는 "에피소드는 '기억의 포스트잇'과 같다"며 "심리학 이론은 쉽게 잊지만 사례는 오래 기억하기 때문에 택한 전략"이라고 했다.
장성한 아들딸을 하나씩 둔 그는 좋은 아버지였을까. 고민 없이 바로 "그렇다"고 답했다. "요즘도 아들딸이 제게 대소사를 의논합니다. 딸이 작년에 결혼했는데 결혼식에서 내 앞으로 쓴 편지를 읽으며 '생각해보니 단 한 번도 아버지에게 야단맞은 적이 없다'고 했어요. 립서비스해준 게 아닙니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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