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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 마늘... 쨈

tlsdkssk 2017. 2. 23. 20:48
한입 깨어 물면 입안이 얼얼할 정도로 매운 고추와 달달함의 대명사 잼이 만났다. 도통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두 재료의 조합이 상상력을 자극한다. 고추잼이라니, 도대체 어떤 맛일까?미국 슈퍼마켓 체인 홀푸드가 하바네로 잼을 2017 트렌드 푸드로 선정했다. 하바네로는 피망처럼 생긴 멕시코산 고추 품종으로 상당히 맵다. 400여 개 홀푸드 매장에서 소비자들 행동을 분석해 선정한 트렌드 푸드에 고추잼이 오른 건 이런 류의 창의적 양념(Creative Condiments)이 소비자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갈 것으로 전망했기 때문이다. 고추잼은 사실 미국이 아니라 한국에서도 맛볼 수 있다. 몇 년 전부터 소규모 전문점을 중심으로 다양한 농산물을 활용해 만드는 수제잼이 판매되고 있다. 건강을 생각해 설탕 대신 올리고당 등을 사용하거나 가게마다 특화된 재료를 사용하는 등 기존 잼과는 다른 프리미엄 잼을 표방해 인기가 많다. 잼의 재료로 익숙한 딸기나 포도·블루베리 등 과일은 물론 고추·양파·마늘·콩 등의 이색 재료를 다양하게 활용한다. 서울 서촌에서 수제잼 전문점 ‘제나나’를 운영하는 최채요 대표는 “밥에 반찬을 곁들여 먹듯 빵을 주식으로 하는 문화권에서는 다양한 잼을 반찬처럼 곁들여 먹는다”며 “딸기나 블루베리 등 당도가 높은 과일 뿐만 아니라 익히면 당도가 생기는 양파·마늘·토마토도 잼의 재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예 단맛 없는 재료를 사용해 만드는 수제잼도 있다. 고추나 콩을 활용해 만든 잼이 대표적이다. 고추를 잘개 저며 설탕 등 당분에 졸이거나, 콩을 양념해 볶아 고소한맛을 극대화시킨 잼이다.
빵 뿐만 아니라 다양한 요리에 곁들여 먹는 이색 수제잼 [사진 냠냠 제주 제공]
빵 뿐만 아니라 다양한 요리에 곁들여 먹는 이색 수제잼 [사진 냠냠 제주 제공]
이색적이긴 한데, 과연 맛은 어떨까? 수제잼 전문점 ‘냠냠제주’ 김숙희 대표는 “고추잼이나 양파잼등 재료가 특이한 잼이라도 설탕이나 사탕수수·올리고당 등의 당분에 재료를 졸여 만드는 기본적인 원리는 동일하다”며 “전반적으로 단 맛이 깔려 있어 빵이나 비스킷에 발라 달콤함을 즐기는 것이 기본”이라고 말했다. 물론 재료 자체에 단맛이 적은 채소류를 활용한 잼은 단맛이 강하지 않고 재료 특유의 풍미가 있어 소시지나 스테이크 등 요리에 소스처럼 곁들여 먹어도 좋다. 이런 잼들은 지나치게 단 음식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특히 반응이 좋다. 고추잼부터 마늘잼까지 입소문난 이색 수제잼을 맛 볼 수 있는 전문점을 소개한다.
━ 맵싸하면서도 달콤한 반전의 맛, 고추잼 냠냠 제주
냠냠제주의 고추마말랭
냠냠제주의 고추마말랭
고추로 잼을 만든다? 상상이 되지 않는 조합으로 호기심을 자극하는 고추잼은 의외로 인기가 좋다. 제주시 조천읍의 수제잼 전문점 ‘냠냠제주’에서는 ‘고추 마말랭(165g, 1만원)’이라는 이름으로 고추잼을 선보인다. 일반적인 과일 잼과 만드는 방식은 비슷하다. 제주산 붉은 고추를 잘게 다진 뒤 설탕에 졸이고 레몬을 더한다. 냠냠제주 김숙희 대표는 “전체적으로는 달고 뒷맛이 매운 한국형 칠리소스라고 보면 된다”며 “대신 칠리소스보다 훨씬 개운하고 깔끔한 맛이 특징”이라고 고추잼의 맛을 설명했다. 고추잼은 의외로 다양한 음식에 모두 잘 어울린다. 일단 달달한 잼이기 때문에 빵이나 비스킷에 발라 먹어도 좋다. 은근한 매운맛이 감돌아 소시지 등 육류 요리에도 잘 어울린다. 특히 치킨 등 느끼한 튀김 음식과 곁들이면 그 진가를 발휘한다. info 제주시 조천읍 신촌9길 8
━ 골뱅이 무침에도 넣어요, 청양고추잼 잼 있는 마을
잼있는 마을의 청양고추잼
잼있는 마을의 청양고추잼
맵기로 유명한 청양고추로 잼을 만들기도 한다. 인천 연수구의 수제 잼 공방 ‘잼 있는 마을’에서는 청양고추 잼(160g, 5000원)을 판매한다. 청양고추의 깔끔한 매운맛이 단맛과 어우러져 여러 요리에 곁들여 먹기 일품이다. 박수진 대표는 “청양고추만 넣으면 너무 투명한 색이라 블루베리와 레몬즙을 더해 연보랏빛 색을 낸다”며 “매콤하면서도 은은하게 달콤한 맛이 감돌아 지나치게 달거나 느끼한 맛을 싫어하는 사람들에게 제격”이라고 추천한다. 단맛은 은은하고 매운맛이 더 강한 투명한 푸딩 제형의 잼으로 빵이나 짭짤한 비스킷에 발라 먹으면 색다른 맛을 즐길 수 있다. 박대표는 "일반적인 잼처럼 빵이나 비스킷도 좋지만 육류 요리에 곁들이면 궁합이 더 좋다"고 추천한다. 특히 고기를 구워 소스로 찍어먹거나 샐러드나 골뱅이 무침 등 요리에 더하면 특유의 매콤 달콤한 맛이 일품이다. info 사전 주문 예약 후 구입 가능, 원데이 클래스 운영, 인천시 연수구 연수동 630-3
━ 찐 감자에 마늘잼 곁들이면 감칠맛 폭발 제나나
제나나의 양파잼과 마늘잼
제나나의 양파잼과 마늘잼
2011년 연희동에 문을 연 뒤 2014년에 지금의 서촌으로 옮긴 수제잼 전문점 '제나나'는 기존에 시도하지 않던 다양한 재료의 수제잼을 판매하는 곳으로 유명하다. 과일에 팔각이나 시나몬 등 향신료를 섞기도 하고, 양파나 마늘·토마토 등 채소를 활용한 잼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최채요 대표는 “익혔을 때 당도와 풍미가 생기는 마늘이나 양파, 토마토 등을 잘게 다져 설탕 대신 비정제 사탕수수당인 마스코바도를 더해 잼을 만든다”며 “원재료 1kg 당 1~2%정도의 당분만 더해 원재료의 풍미를 살리는 것이 비결”이라고 말했다. 당분을 적게 사용해 구입 후 두 달 안에 먹는 것이 좋지만 빵이나 크래커 외에도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어 금세 한통을 비울 수 있다. 양파를 오래도록 볶아 만든 양파잼(100ml, 1만1000원)은 바게트나 치아바타 등 단맛이 적은 식사 빵과 잘 어울린다. 빵에 양파잼을 바르고 머스터드를 소량 곁들여 먹으면 입맛을 돋운다. 은근한 단맛이 감도는 양파잼은 소세지나 베이컨과도 잘 어울려 샌드위치나 토스트를 만들 때 소스로 활용하기 좋다. 마늘잼(100ml,1만2000원)은 바게트에 발라 오븐에 구워내면 깊은 풍미를 느낄 수 있다. 감자나 고구마 위에 올려먹으면 감칠맛이 좋다. info 서울 종로구 옥인길 23-1
━ 빵에만 발라먹나? 떡에도 발라먹는다! 인절미 잼 루 스위트
루스위트의 인절미잼
루스위트의 인절미잼
2015년에 서울 연희동에 문을 연 수제잼 전문점 '루 스위트' 간판 제품은 딸기잼이나 포도잼 등 흔한 잼이 아니다. 콩을 이용한 인절미잼, 장미와 베리류의 과일을 섞은 로즈베리 잼 등 시중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이색잼들이다. 특히 콩을 활용해 만든 인절미 잼(140g,7000원)이 유명한데, 빵이나 떡에 발라먹으면 마치 인절미를 먹는 듯 달고 고소한맛이 나 인기가 좋다. 유시혁 대표는 “건강에 좋은 잼을 만들기 위해 설탕을 전혀 사용하지 않는 것이 특징”이라며 “기본 재료가 가진 자연스러운 단맛을 최대한 살려 자주 먹어도 질리지 않는 맛을 추구한다”고 말했다. 인절미 잼은 빵에 발라먹어도 좋고 양념이 되지 않은 가래 떡 등에 발라 먹어도 좋다. 콩을 갈아 오래도록 볶아 만든 잼이라서 단맛이 강하지 않고 은은해 남녀노소 모두에게 반응이 좋은 편이다. info 서울 서대문구 연희로11가길 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