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에 대하여 ... 정호승 봄날 들녘에 나가 쑥과 냉이를 캐어본 추억이 있는 사람과 결혼하라 된장국을 풀어 쑥국을 끓이고
일주일동안 야근을 하느라 미처 채 깍지 못한 손톱을 콧등에 땀을 흘리며 고추장에 보리밥을 맛있게 비벼먹을 줄 아는 사람과 결혼하라
어미를 그리워하는 어린 강아지의 똥을 더러워하지 않고 치울 줄 아는사람과 결혼하라 가끔 나무를 껴안고
나무가 되는 사람과 결혼하라 뻗어나간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과 결혼하라
고단한 별들이 잠시 쉬어가도록 가슴의 단추를 열어주는 사람과 결혼하라
책갈피 속에 노란 은행잎 한 장쯤은 밤이 오면 땅의 벌레 소리에 귀기울일 줄 아는 사람과 결혼하라
♪ perhaps love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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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 이동활의 음악정원 ♣
글쓴이 : 율 리 안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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