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

[스크랩] [신간축하]43회 고광애선배님★나이드는 데도 예의가 필요하다

tlsdkssk 2016. 2. 15. 13:55

 

 

북마스터소개글 

70대 ‘꽃할매’가 일러주는 웰 에이징 노하우
웰빙과 웰다잉을 잇는 지혜, 웰에이징


웰빙이 시대의 화두가 된 지 오래다. 이제는 건강하게 살다가 깔끔하게 떠나자는 웰 다잉이 이야기 된다.

‘100세 시대’가 멀지 않았다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그 사이 웰에이징이 있다. 잘 늙자는 이야기다.
자식이나 사회에 부담을 주지 말고 경제 자립, 생활 자립은 물론 정서적으로도 홀로 서기를 하자는 뜻이다.

80을 바라보는 지은이는 ‘신식 할머니’이자 영원한 ‘현역’이다. 20년 가까이 독서모임에 참여할 정도로
책을 가까이 하고, 신선하면서도 따뜻한 시선으로 세상사를 두루 살핀다. 인터넷 서핑과 공연 관람을
즐기는가 하면 방송에서 노인문제 상담 활동도 하고 언론에 칼럼도 연재한다.
이를 바탕으로 지혜로운 조언, 진솔한 속내, 깔끔하면서도 씩씩한 다짐을 담아냈다.
지하철 경로석을 없애자고도 하고 ‘효심 총량 불변의 법칙’도 들려준다.


동년배라면 공감하고 젊은이들은 고개를 끄덕일 내용이 가득하다. 지은이는 평범한 가정주부로
지내다 50세에 뒤늦게 ‘노년 공부’를 시작했다. 60대에 첫 에세이집을 낸 그가 다섯 번째 책을
내기까지는 역시 그럴 만한 이유가 있다.

출판사서평 

지혜롭다
나이가 든다고 절로 지혜로워지는 것은 아니다. 세상사를 흘려보지 않는 관심과 문제의식에
궁리를 더해져야 한다.

지은이가 지난 일 중 잘한 것만 이야기하는 자랑질, 한 얘기 하고 또 하는 것 그리고 내내 자기
이야기만 하는 것을 ‘젊은이들이 싫어하는 말버릇 세 가지’(112쪽)로 꼽은 것이 세월에 덖인
지혜라 하겠다. 누구나 느끼지만 제대로 표현 못한 것을 콕 집어낸 이 말은 언젠가 나이 들
모두가 귀담아 들어야 할 말이다.

그런가 하면 "사랑으로 품어도 품어도, 품을 날들이 너무 조금밖에 남지 않은 이 시점에 와서도
나 하고 다르다고, 나 하고는 생각이 다르다고 사람들을 이처럼 내쳐야 하는가" 고 물으면서
‘생각이 다르다고 미워하지 말자’(121쪽)는 글은 진보와 보수 또는 세대 차이를 극복하려는
연륜이 느껴진다.


진솔하다
나이든 이들의 심정을 꾸미지 않고 드러낸다는 점 역시 이 책의 미덕이다. 예를 들면 명절을 맞은
부모세대의 마음고생을 그린 ‘명절앓이와 섭섭한 마음’(240쪽)이 그렇다.

"늙어가면서 부쩍 자주 쓰게 되는 단어가 ‘섭섭’이다. 왜 섭섭한가? 상대방이 이만이만 해
주었으면 하는 ‘바라는 맘’을 가졌다가 상대방이 이만 이만큼 안 해 주면 섭섭해지는 게
인지상정이기 때문"이라 속내를 털어놓는 식이다. 그러니 지은이와 같은 세대들이
"어쩜, 이리 내 맘과 같수!"라고 감탄할 수밖에. 그러면서 ‘신인류’라고 할 정도로 나와는
천양지판인 자식들의 맘 씀씀이가 어찌 내 맘 씀씀이 하고 같기를 바랄 수는 없다고 충고한다.


깔끔하다
나이 들어가면서 주변은 물론 자식들에게도 부담을 주지 않으려는 모습에선 웃음이 나오기도 한다.
큰언니 생일잔치 참석이나 자식들과의 해외여행 추진에서 얻은 쓴 경험을 바탕으로 "어떤 모임이든
초청자가 간절한 마음으로 3번 이상 청하는 경우에만 참석하기로" 마음을 정하는 과정을 담은
‘삼고초려에만 응하기로’(27쪽)는 노년 세대의 의지가 엿보인다. "초청도 초청 나름이다.
인사치레로 하는 초청은 사절이다"라는 단호한 결심을 보면 나이 든 이들을 대하는 우리의
마음가짐을 돌아보게 한다.


씩씩하다
그러면서도 함께 나이 들어 가는 이들을 위한 권면이 곳곳에 보인다. ‘건강염려증은 병,
건강무심증은 무례’(141쪽)라며 "아이구, 저 노인네, 천년만년 살려 그러나? 저리 기를 쓰고
운동을 하니..."라는 것 같은 젊은이의 눈초리는 무시하고 땀 흘리라고도 하고, "60~80 이후란
한편으로 자유롭고, 한편으로 재충전이 필요한 시기인 만큼 공부하기에 가장 좋은 때"라
강조하는 것이 그런 예이다.


"노인이 없다면 꿔라도 오라." 노인의 지혜가 소중함을 가리키는 그리스 속담이다. 한데 요즘
그러기는 쉽지 않다. 컴퓨터나 스마트폰만 몇 번 두드리면 온갖 정보가 쏟아지는 세상이니
굳이 노인의 조언이나 충고를 찾으려 들지 않는다. 그러나 이 책을 보면 생각이 달라진다.
지혜는 정보나 지식과 다르다는 것, 묵은 것이 좋은 것은 술과 친구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실감할 수 있다.

 

목차 

1. 나이가 벼슬이기는커녕
‘삼고초려’에만 응하기로 |노년의 ‘유리벽’을 폐하라 |우리를 슬프게 하는 편견 선입견 |
맘만 불편한 지하철 노인석

2.나이 들기 전에 알아야 할 것들
‘효심 총량 불변의 법칙’ |치사랑 내리사랑 그리고 옛 사랑 |젊은이들이 싫어하는 말버릇 세 가지 |
노부부의 진정한 사랑법이란

3. 빛나는 황혼을 위하여
‘물물이 늙기’와 ‘역효도’ |건강염려증은 병, 건강무심증은 무례 |사전의료 의향서를 생각한다

4. 여유로운 노년을 위하여
돈 모으기보다 사람 가꾸기를 |지갑이 얇아도 생기는 여유 |기대수명은 넉넉히 잡아야 |
칭찬과 공짜에 홀려 깨춤 추다가는

5.깔끔한 마무리를 위하여
바로 지금, 여기를 즐기자 |삶은 즐겁게! 임종은 깔끔하게!

6. 차마 자식들에게 못한 말
‘명절앓이’와 섭섭한 마음 |사랑은 나이를 가리지 않는다 |나이 들어 좋은 것 1 |
나이 들어 좋은 것 2

저자소개 /고광애 

    2015년 5월 5일 어린이날
   "정말 따끈따근한 책이예요"  어린아이처럼 순전한 저자

 
1937년 서울에서 태어나 1959년 이화여대 사학과를 졸업했다. 1950년대 후반,
이화여대 사학과에 재학 중 한국일보 기자로 입사했다가 1년 만에 결혼한 후 줄곧
어머니와 남편, 그리고 2남 1녀를 뒷바라지하며 살았다.
50세에 노년 공부를 시작한 후 써온 글을 영화감독인 둘째 아들 임상수가
‘발굴’해 출판을 주선한 책이 인기를 모으면서 방송, 출판에서 노인문제 전문가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2000년 [아름다운 노년을 위하여]를 시작으로 [실버들을 위한 유쾌한 수다],
[마흔과 일흔이 함께 쓰는 노트], [아름다운 나의 죽음을 위하여]를 냈으며
10여 년간 KBS 등 방송에서 노인문제 상담을 해왔다....   

★책을 설명하시며 선물하시는 고광애선배님!

누가 팔순 넘으셨다고 보실까요? 

★"나이드는 데도 예의가 필요하다" 저자 고광애 선배님과

절친 동기 동창 시인 김순오 전 모교 교장선생님

(중 고등학교에 대학까지 선배인 시인 교장선생님)

★스마폰도 인터넷도 달인인 선배님들

★"우리는 이제 사진도 머얼리서만 살짝 찍어요" 

고광애  고광애 상담전문가 컬럼

 

 

고광애
신문기자 출신으로 ‘노년’에 관해 천착해오다 <실버들을 위한 유쾌한 수다>,

<마흔과 일흔이 함께 쓰는 인생노트> 등의 책을 출간했다. 현재 KBS <아침마당>과

 SBS 라디오에 고정 출연하고 있으며 칼럼 기고와 강의 등 활발히 활동 중이다.

내 평소 소신은 <리빙센스>에서 정해준 제목처럼 ‘나 죽거들랑’이란 없다고 생각한다.

나 죽으면, 죽어버린 내 몸뚱이를 비롯해 내가 가진 무엇 하나 내 맘대로 할 수 없을 거다.

나는 없고 내 모든 것은 산 사람들의 몫이 될 텐데, 나 죽거들랑이라니!

1990년대 유명 정치인이 갑자기 쓰러져 뇌의 4분의 3이 망가진 일이 있었다.

하지만 현대의 의술은 그분의 목숨은 살려놓았다. 엊그제 TV에서 그분을 잠깐 보았다.

마치 죽었다가 다시 돌아온 사람처럼 여러 사람 속에서 멍하니 있는….

그때 그 시절, 그분이 쓰러졌다는 뉴스를 보면서 내 큰아들이 우리 내외에게 물었다.

 “어머니 아버지는 저런 경우에 어떻게 하실 거냐”고. 나와 남편은 이구동성으로 대답했다.

“저런 경우에 수술은 ‘절대 사양’”이라고.

‘나 죽거들랑’이 의미없는 또 하나가 있다. 장례말이다. 나 죽고 남은 시체 처리는 전적으로

 남아 있는 사람들의 몫이다. 죽은 당사자 사정을 챙길 리가 없을 거다.

우선은 남은 사람들, 주로 자식들이 맘 가는 대로 치러야 저희들 맘도 위로받고 편해질

것 아닌가. 그런 정서적인 것 말고도 저희들, 그러니까 자식들의 사회적인 처지나 이목을

생각해서 치러야 하는 부모 장례가 있을 테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내 아들이

수술을 할 거냐 말 거냐고 내 의견을 물어온다든지, 내 남편이 하겠다는 시체 기증서에

아들이 도장을 찍어주지 않아서 시체 기증도 맘대로 안 되는 이런 현상을 보건대,

‘나 죽거들랑’ 어찌어찌 하자는 타협의 장이 있을 수는 있겠다.

이런저런 생각에서 ‘나 죽거들랑’ 이후를 생각해본다.

급선무는 살아서 소유했던 것들의 처리다. 남아 있는 사람들의 인품들을 보아하니

모든 게 ‘잘되겠지’ 하는 막연한 기대는 금물이다. 이 처리를 대강대강 해놓는다는

것은 집안, 더 나아가 사회의 분란을 부추기는 꼴이 된다. 유형의 재산 세목 하나하나에

몫을 정해놓는 것은 기본(유산 분배)이다. 여기에 보태서 정신적인 유산도 확실히

해놓아야 할 것이다. 예를 들자면, ‘나 죽거들랑’ 이후, 갑자기 이 사람 저 사람이

나서서 자기야말로 아무개 후계자요, 전수자라고 우겨대며 치사하게 싸우는 일도

 봐 왔다. 그러기에 명확히 명토를 박아놓아야 그 이후의 세상이 평화로울 것이다.

사실 이런 유형적인 유산이나 유물 처리는 간단하다. 보다 복잡한 ‘정서적인 유산’

처리가 나는 더 어려워 보인다. 사실 이 나이가 되도록 아직 정서적 유산 처리를

미적미적하고 있으니 나도 문제 노인임에 틀림없다.

내 경우 미적거리는 것들 중 하나가 내 컴퓨터 속에 저장된 온갖 정보다. 그중

잡동사니 정보는 살아생전 없애겠지만 그것 말고 누구에게도 보이고 싶지 않은,

 지극히 사적이면서 내밀한 내 ‘그것’들을 언제 어떻게 처리해야 한단 말인가.

요즘은 노인들의 수명을 가늠할 수가 없어서 나도 언제쯤으로 나 죽을 날을

잡아야 할지 갈팡질팡이다. 바로 전 세대인 농경사회, 산업사회에서는 상상도

못한 유산 상속 문제다. 어쩌면 가까운 장래에 컴퓨터 속의 정보 처리 및

유산 상속 노하우도 등장할 거라는 예감이 든다.

또 있다. 나는 사람들이 찍어대는 사진 상속(?)도 문제라고 생각한다.

옛날에 나는 단독주택에 살았다. 그때 내 집 앞마당에서 바람에 날리던 사진이

 있어서 보니, 우리나라 3권분립의 수장 중 한 분의 사진이었다. 살아생전

그 귀하던 분의 사진이 ‘죽고 나니’ 이렇듯 길바닥에 굴러 다닐 수도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그래서 일찍부터 내 사진 처리는 내 손으로 해놓고 죽겠다고

 생각했다. 그랬건만, 이 역시 아직 못하고 있다. 요즘 사람들이 숱하게 찍어대는

그 많은 사진 처리도 나는 걱정하고 있다. 내가 사진 처리 문제를 얘기했더니,

다니러 왔던 내 아들이 즉각 내 컴퓨터에 사진 몇 장을 저장시켜주었다. 하지만

그 몇 장의 사진이 문제인가. 커다란 상자 속에 든 수백 장의 사진은 어쩐단 말인가.

버릴 수도 없고 간직할 수도 없는 부모의 사진들을 내가 처리해주고 가야 할 텐데,

그래야 길거리에 내 사진이 나뒹구는 건 면할 텐데….

본래 사진 찍기를 즐기지 않았건만 지금도 느느니 사진들이다. 나는 ‘나 죽거들랑’

내 몸을 화장해서 내 어머니 아버지가 묻힌 수목동산 바로 그 나무인 주목나무 밑에

묻어달라고 미리 부탁해두었다. 예츠의 시 ‘이니스프리(이상향)’를 패러디해본다

“나 죽거들랑 내 어머니 아버지 묻힌 수목동산으로 나 돌아가리. 거기 수목동산

3번 주목나무 밑으로 나 돌아가리.”

그렇다. 내가 돌아갈 곳은 내가 다니는 교회 수목동산 주목나무 밑이다.

그곳은 내 엄마와 아빠가 계시는 나의 ‘이니스프리’인 것이다./2010.10

 
 젊은 할머니 고광애씨가 사는 법

[아름다운 노년을 위하여] 저자 고광애씨가 사는 법

늙었다는 것을 받아들여야 잘 늙을 수 있어요. 첫째도 회심, 둘째도 회심이죠.”

수필집 <아름다운 노년을 위하여>를 펴낸 고광애씨는 예순셋이라는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화사하다. 책 표지에는 이렇게 씌어 있다.

‘우리는 인생의 3분의 1을 노년으로 살아가야 한다.’

반응은 예기치 못했을 정도다. 출판사 아침세상 측에 따르면, 5월 말에 출간된

이 책은 벌써 초판 3천부가 다 나가 재판을 찍고 있다.

고씨가 이 책을 준비한 것은 10년 전 둘째아들이 군대에 가면서. 스물셋에 결혼해

아이들 돌보느라 눈코 뜰 새 없이 살아온 그녀는, ‘태어나서 처음 그렇게 많이 울었다.’

자식만 바라보고 살아온 자신의 노후가 어떨지 겁이 더럭 났다

(그를 그토록 울린 둘째아들은 <처녀들의 저녁 식사>를 연출한 임상수 감독이다).

주변 친구들을 둘러보아도 별로 다르지 않았다. 이후 그녀의 화두는 ‘잘 늙으려면,

 노후를 행복하게 보내려면’ 이 되었다.

 

※딸에 매어 산 친정 어머니가 반면교사
외국에 나갈 때면 좋다는 곳 다 제치고 실버 타운을 보여 달라고 했다.

처음에는 의아해 하던 큰아들과 며느리도 점차 그녀를 이해하고 관련 자료를

모아 주었다. 노인 문제 관련 세미나에는, 오라고 하는 사람이 없어도 찾아갔다.

시몬 드 보부아르와 폴 투르니에가 쓴 노년 관련 서적을 독파하면서 노년의 의미를

생각했다. 경험만 시시콜콜 적어 놓은 것이 아니라 노인 문제에 관한 사회 문화적

접근이 돋보이는 것도 그 때문이다. 평생 기자로 살아온 남편은 10년 동안 원고를

주물럭거리는 아내를 보면서도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딱 한 번 ‘문장은 짧고 솔직하게 자신을 드러낼 것’ 이라고 말했을 뿐이다.

책이 나온 뒤 품평도 단 한마디였다. “솔직한 글을 썼더군.”

그녀의 책에는 동년배라면 무릎을 칠 이야기로 가득하다. 시댁과 최대한 거리를

두려는 요즘 며느리들에 대한 시어머니들의 자조가 한 예다.

‘며느리에게 돈을 주려면 온라인으로 부쳐야 한다. 김치를 가져다 줄 때도

경비실에 맡긴 후 나중에 전화로 알려 주어야 한다.’

첵에 나오는 경험담 한 토막.

고씨가 아들 내외와 같은 아파트에 살 때 일이다. 며느리 차가 눈에 띄지 않으면

 ‘아들은 있는데 어디 갔을꼬?’ 하는 생각이 들었고, 한술 더 떠 ‘아들 아침은

차려 주고 갔나’ 하는 마음이 들었다. 안되겠다 싶었던 고씨는 일부러 길을 에둘러 다녔다.
솔직히 말하자면, 그녀가 책을 쓰게 된 진짜 동기는 자신을 제대로 떠나 보내지 못한

 친정 어머니 때문이다. 친정 어머니를 보면서 ‘자식 떠나보내기’ ‘나이 들면 물러나 앉기’

등을 되뇌게 되었다.

친정 어머니는 미모에 재능이 뛰어났던 고씨에 대한 편애가 극심했다

(고씨는 경기여고와 이화여대 사학과를 졸업했다. 재학 중에는 메이 퀸으로 뽑혔다.

<한국일보> 견습 기자로 일하다가 신문사 기자였던 지금의 남편과 결혼했다.

고씨는 지금도 자신을 뽑아준 신문사를 배신해서 미안하다고 말한다).

위로 언니 오빠가 있는데도 고씨가 결혼하자 딸 살림을 도와야 한다며 어머니가

함께 살기 시작한 것도 각별한 사랑 때문이다.

아들들이 어머니의 보상 심리 때문에 속을 끓이듯이, 고씨도 갈등을 겪었다.

많은 시어머니들이 ‘잘난 내 아들’과 며느리를 견주듯이 ‘잘난 내 딸’과 사위를

견주었다. 게다가 젊어서는 당당하던 분이 딸과 함께 사는 것에 대한 자격지심이

생기는지 점점 꼬여 갔다. 그런 어머니를 보며 고씨는 ‘당당하되, 한 발짝 물러설

줄 아는 노인이 되리라’ 다짐했다고 한다.

자괴감도 있다. 막상 책이 나오고 나니 ‘물러날 줄 알아라’고 말했던 자신의 지론과

어긋나는 것이 아닌가 싶다. 삶의 질을 생각하기 어려운 대다수 노인에게 무슨

소용이 있을까 싶기도 하다. “자칫 사치스러울 수도 있는 내용이다.

하지만 앞으로 노년을 대비해야 하는 40~50대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정책적인 요구보다는, 노인의 마음가짐에 관한 이야기가 많다는

것도 걸린다. 하지만 정책은 멀고, 자신을 바꾸어 행복해지는 길은 가깝다는

것으로 위안을 삼는다. 그녀는 쑥스러운 듯 덧붙였다.

 “사회가 해야 할 몫에 대해서는 (기회가 주어지면) 다음 책에서.” /2000년6월

[살며 생각하며]고광애/늙음 피한다고 안 늙나?

  몇해전 ‘삶과 죽음을 생각하는 모임’에서 일본 상지대교수였던 독일인 신부이자

사학자(死學者)인 알폰소 데켄박사가 이런 말을 했다.

장수국인 일본의 노년여성들은 ‘보꾸리’인가 하는 사찰을 줄줄이 찾는다고.
영험한 그 절에서 “너무 오래 살지도 말고, 남에게 폐를 끼지지 않고 죽게 해달라”고
빌러가는 거란다.

아마도 우리 세대는 유사이래 가장 오래사는 무리가 되는 것 같다. 옛 조상적에 우리
노인들은 어찌어찌 살아왔더니라, 하는 옛 모델이 숫제 없다. 설사 있다 해도 요즘같이
초고속으로 변화하는 정보화시대에선 참고가 될 리 없다.

내가 아는 사람 중엔 늙는 얘기 조차 못꺼내게 하는 사람이 있다. ‘늙’자를 입에 올리는
것도 기분나쁘다고 한다. 아니, ‘늙’자를 외면한다고 해서 늙어지지 않는 건 아니잖는가.

 ‘나도 늙는다’는 사실을 재빨리 받아들이는게 수다. 그래야만 그 다음 대책이 설게 아닌가.

언제까지나 나는, 나만은, 안늙을 듯이 있다가 어느날 닥친 늙음에 당황해하면 안되지.
늙기는 싫다며, 나는 안늙었노라고 뻣대면서 물러날 줄 모르는 이가 되어 세상을
곤혹스럽게 할까 두렵다.

또 있다. 도무지 늙어지는게 뭔지도 모른채 젊은 시절처럼 아무 때나 무엇에나
참견하고, 세상일은 내가 다 다스려야 되어간다고 나대다가 남의 손에 끌려 내려오게
되면 어쩔거나. 이렇게 살다가는 ‘시행착오’‘실수투성이’의 민망한 노년기나 되기 십상이다.

그러니 한 살이라도 덜 먹은 G세대때 나의 ‘늙음’을 받아들일 태세부터 하는 거다.
늙음을 받아들이고 나서 다음 할 일은 ‘회심’이다. 문자 그대로 늙어서 마음을 한번
돌려먹어야 한다는 얘기다. /고광애 (G세대 칼럼니스트)

★삼가 고인을 추모합니다

임상수 영화감독 부친이자 원로 영화평론가인 임영 씨가 4월 12일 별세. 향년 87세.
황해도 신천에서 태어난 고인은 신문기자 출신 평론가로 한국일보 문화부장,

 일간스포츠 편집국장을 지냈다.

그는 한국 언론 최초로 영화 리뷰를 박스 기사로 도입해 '신문 영화평론의 효시'로

 평가받는다. 고인은 지금은 없어진 한국미스테리클럽 창립 멤버이기도 하다.
유족으로는 부인이자 '아름다운 노년을 위하여' 등을 저술한 노인 문제 전문가인

고광애 전 한국일보 기자,

아들인 임광수 미국 코네티컷대 교수, 임상수 감독, 며느리 이남희 영화사 휠므빠말 대표,

사위 성근수 한국타이어 이사

※2015년 5월5일 귀한 저서를 받은 공간갤러리

※2013.10 한국문학포럼(서울대학교)

 

※2014년 기독신우회(한서기념관)

 

출처 : 영원기쁨 01joy
글쓴이 : 무지개언약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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