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

팔순 어른의 어록

tlsdkssk 2016. 1. 4. 14:07

"농경사회 노인네는 경험 중요했지만.."

파격의 삶을 살았던
팔순 노인의 뜨거운 어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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쟈리 12,438명이 봤어요 ·개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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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경사회에선 나이 먹을수록 지혜로워지는데.."

"농경사회의 노인네는 경험이 중요했지. 지금은 경험이 다 고정관념이고 경험이 다 틀린 시대입니다. 먼저 안 건 전부 오류가 되는 시대입니다. 정보도 지식도 먼저 것은 다 틀리게 되죠. 이게 작동을 해서 그런지 나이 먹은 사람들이 지혜롭지 못하고 점점 더 욕구만 남는 노욕 덩어리가 되어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관련기사 : 오마이뉴스 · "나이 먹은 사람들, 점점 더 노욕 덩어리 되어가"
누구의 말씀이냐고요?
1935년생, 올해로 여든을 맞은
채현국 효암학원 이사장입니다.
안도현 시인이 말하는 채현국 이사장

경남 양산 효암고에 입학한 학생들은 이 학교 이사장이 누구인지 잘 모른다. 사립학교 이사장이라면 넥타이에 정장을 하고 근엄한 표정으로 교사와 학생들을 굽어봐야 하는데 그런 분이 안 보이기 때문. 저 할배는 뭐 하는 분이지? 허름한 옷차림에 낡은 신발을 신고 모자를 눌러쓴 채 교정 이곳저곳을 걸어다니는 한 노인에게 교사들이 꾸벅 절을 할 뿐이다. 도대체 격식이라고는 따지지 않지만, 눈매가 범상치 않은 키 작은 할배. 채현국 선생이다.

관련기사 : 한겨레 · [안도현의 발견] 채현국
지난해 1월, 한겨레 인터뷰를 통해
따뜻하고 파격적인 '시대의 어른'으로
널리 알려진 채현국 이사장.
"노인들이 저 모양이란 걸 잘 봐두어라"

"우리가 원래 좀 부실했는데다가… 부실할 수밖에 없지, 교육받거나 살아온 꼬라지가…. 비겁해야만 목숨을 지킬 수 있었고 야비하게 남의 사정 안 돌봐야만 편하게 살았는데. 이 부실한 사람들, 늙어서 정신력도 시원찮은 이들을 갈등 속에 집어넣으니 저 꼴이 나는 거다. (...) 봐주지 마라. 노인들이 저 모양이라는 걸 잘 봐두어라. 너희들이 저렇게 되지 않기 위해서. 까딱하면 모두 저 꼴 되니 봐주면 안 된다."

관련기사 : 한겨레 · "노인들이 저 모양이란 걸 잘 봐두어라"

"부친이 독립운동가를 도운 분이지만 전혀 내색은 커녕 기억도 안 난다고 하는 분, 한때 세금납부 10위권에 들었던 광산주였지만 좋은 일 하다가 신용불량자 같이 되어 카드도 없이 현찰만 써야 하는 분, 옷차림은 남루 혹은 평범하지만 옳은 일에는 보이지 않게 돈을 썼던 분, 지금도 송구스럽게 후배에게 술과 밥을 사는 분, 윗사람에게 반말하고 어린 학생에게 존대말하는 분…"

관련기사 : 한겨레 · "두번, 세번 읽으며 울컥했다"는 독자들..채현국 이사장이 준 '큰 울림'
곱씹을수록 마음에 와닿는
채현국 이사장의 어록을
한 페이지에 모아봤습니다.

 

1. "나는 나무 손질하는 할아버지"

늘 작업복을 입고 모자를 눌러쓴 채 나무를 손질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하루는 산하 중학교의 한 학생이 물었다. "할아버지는 누구세요?" "응, 나 나무 손질하는 할아버지다." "그런데 왜 우리 선생님들이 할아버지한테 인사를 잘해요?" "그건 선생님들이 훌륭하시니까 그렇지."

관련기사 : 한겨레 · [길을 찾아서] 참된 사학 모범 보인 '나무 할아버지' 채현국 이사장' / 정해숙
2. "쓴 맛이 사는 맛, 그래도 단맛이 달더라"

"적극적인 긍정론이지. 쓴맛조차도 사는 맛인데…. 오히려 인생이 쓸 때 거기서 삶이 깊어지니까. 그게 다 사람 사는 맛 아닌가. (...) 그렇게만 하면 나더러 위선자라고 할 테니 뒤에 덧붙여야지. '그래도 단맛이 달더라' 하고. (웃음)"

관련기사 : 한겨레 · "노인들이 저 모양이란 걸 잘 봐두어라"
3. "부끄러운 시절에 잘 산 것이 자랑일 수 없다"

"우리 아버님도 일제 치하 왜곡된 시대에 살았기 때문에 성공 자체를 그리 자랑스럽게 생각하지 않으신다. 부끄러운 시절에 잘산 것이 자랑일 수 없다는 걸 잘 아는 사람이다. 아버지가 과거 얘기를 나한테 하신 적이 없어서, 내가 아는 것도 다 남한테 드문드문 들은 거다."

관련기사 : 한겨레 · "노인들이 저 모양이란 걸 잘 봐두어라"
4. "세상에 정답이란 건 없다"

"아버님도 나도, 지식이나 사상은 믿지 않는다. (...) 지식을 가지면 '잘못된 옳은 소리'를 하기가 쉽다. 사람들은 '잘못 알고 있는 것'만 고정관념이라고 생각하는데 '확실하게 아는 것'도 고정관념이다. 세상에 '정답'이란 건 없다. 한 가지 문제에는 무수한 '해답'이 있을 뿐, 평생 그 해답을 찾기도 힘든데, 나만 옳고 나머지는 다 틀린 '정답'이라니…."

관련기사 : 한겨레 · "노인들이 저 모양이란 걸 잘 봐두어라"
5. "모든 건 이기면 썩는다..예외는 없다"

"돈이나 권력은 마술 같아서, 아무리 작은 거라도 자기가 휘두르기 시작하면 썩는다. 아비들이 처음부터 썩은 놈은 아니었어, 그놈도 예전엔 아들이었는데 아비 되고 난 다음에 썩는다고…."

관련기사 : 한겨레 · "노인들이 저 모양이란 걸 잘 봐두어라"
6. "상 받지 못하는 아이들 덕분에 상 받는다"

채현국 이사장이 졸업식에서 하신다는 명언 하나. "상을 받는 아이들은 상을 받지 못하는 아이들 덕분에 상을 받는 거다." 서울대에 낙방한 아이에게는 이런 기막힌 위로를 건넨다. "서울대 다닐 것 없다. 서울대 다닌 놈들이 더 아첨꾼 된다."

관련기사 : 한겨레 · [안도현의 발견] 채현국
7. "불의에 입을 다물면 공범이 된다"

"불의에 대해 입을 다물면 공범이 됩니다. 민중 한 사람 한 사람이 내 일이고 내 책임이라는 자세로 떨쳐 일어나야 합니다. 가만히 있다가 무수한 사람들이 목숨을 앗긴 사건이 이번만은 아닙니다. 자신은 이미 대전으로 도피해 한강대교까지 폭파시켜 놓고는 "국군이 인민군을 38선 이북으로 몰아내고 있으니 서울 시민들은 안심하고 서울에 가만히 있으라"는 거짓 방송을 한 이승만 대통령이 그 원조입니다. 이승만은 나중에 자신의 말만 믿고 서울에 남았던 많은 시민들을 부역 혐의자로 몰아 죽였습니다. (...) '시키는 대로 가만히 있으라'는 명령어를 권력자의 유산으로 남겨 놓은 겁니다."

관련기사 : 한겨레 · "저항할 줄 아는 국민이어야만 안전한 사회 지킨다"
8. "모든 '정답'에는 독약이 묻어 있다"

"사람의 진정한 생각은 질문에 있지 답에 있는 게 아니오. 물을 줄 모르는 의식에서는 답하고 상관없는 날조의 답밖에 안 나와. 모든 답은 날조야. 왜? 지배·통치 목적을 떠난 답은 있질 않으니까. 모든 답에는 반드시 독약이 묻어 있어요. 반란을 일으키는 걸 누가 답이라고 하겠소? (...) 우리가 아는 모든 앎, 지식들은 권력이나 돈이나 힘을 가진 인간들이 바라는 조건이나 바람이 우리에게 전달된 것이지, 그들이 원치 않는 것, 부정하는 것은 절대 우리에게 전달되지 않아요."

출처 : 참여연대 · [통인] 우리는 얼마나 뜨겁게 묻고 있는가? - 채현국 효암학원 이사장 - _월간참여사회 - 참여연대
9. "자학도 게으름이다"

"우리가 얼마나 게으른지 사실을 똑바로 보자, 거기서부터 시작하자. 그렇다고 자학하지는 말고. 자학만 하면 안 돼. 얼마나 소중한 사람들인데. 자기 합리화하려는 의도가 있어서 자학부터 해버려요. 왜 자학하겠소? 게으를 권리를 쥐려고 자학하지."

출처 : 참여연대 · [통인] 우리는 얼마나 뜨겁게 묻고 있는가? - 채현국 효암학원 이사장 - _월간참여사회 - 참여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