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그러지 마시어요 / 나태주
너무 그러지 마시어요.
너무 섭섭하게 그러지 마시어요. 하나님,
저에게가 아니에요.
저의 아내 되는 여자에게 그렇게 하지 말아 달라는 말씀이어요.
이 여자는 젊어서부터 병과 함께 약과 함께 산 여자예요.
세상에 대한 꿈도 없고 그 어떤 삶보다도 죄를 안 만든 여자예요.
신발장에 구두도 많지 않은 여자구요.
한 남자 아내로서 그림자로 살았고
두 아이 엄마로서 울면서 기도하는 능력밖엔 없었던 여자이지요.
자기의 이름으로 꽃밭 한 평 채전밭 한 뙈기 가지지 않은 여자예요.
남편 되는 사람이 운전조차 할 줄 모르고 쑥맥이라서
언제나 버스만 타고 다닌 여자예요.
너무 그러지 마시어요.
가난한 자의 기도를 들어주시는 하나님,
저의 아내 되는 사람에게 너무 섭섭하게 하지 마시어요.
습속이성(習俗移性)
공자의 제자 중 증자(曾子)가 먼 길을 떠나기 전 안자에게 인사를 가서
좋은 말씀 한마디를 청하자 그는 습속이성(習俗移性)을 이야기해줍니다.
《안자춘추(晏子春秋)》에 나오는 습속이성은
‘습관과 풍속이 성질을 옮긴다’는 뜻으로,
습속은 마침내 그 사람의 성질을 바꾸어 놓음을 이르는 말입니다.
안자는 증자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산 위에 있던 곧은 나무도 장인이 불에 달구어 수레바퀴를 만들면
굽은 채 다시 펴지지 않고, 어딘가 파묻혀 알려지지 않았던 화씨의 옥은
훌륭한 옥공이 다듬자 나라의 존망을 좌우할 정도로 귀한 보물이 되었다.
따라서 군자는 자신을 어떻게 수양할 것인가를 신중하게 생각해야 한다.”
즉 아무리 곧은 나무일지라도 한 번 굽혀지면 다시 펼 수 없고
나라 간에 전쟁을 일으킬 만큼 귀한 보물도 다듬지 않으면
산 속의 돌에 불과하다는 것이지요.
이것은 아무리 뛰어난 사람이라도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하거나 나쁜
환경이나 습관에 물들어 잘못되면 제대로 재능을 발휘하기 힘들다는 말입니다.
‘습속’은 한 사회에서 이어 내려온 고유한 관습이나 풍속, 즉 환경이라고
할 수 있는데, 맹모삼천지교에서 보듯이 특히 사회 환경의 영향은
특히 자라는 청소년들에게 중요합니다.
습속은 마침내 그 사람의 성질을 바꾸어 놓는다는
습속이성(習俗移性)을 보면서, 우리 어른들은 미래세대에게
부끄럽지 않은 환경을 제공하고 있는지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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