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소리도 나오지 않는다. 머리에 벼락을 맞은 듯한 이 느낌은 뭐란 말인가? 온 몸의 세포가 꿈틀이는 이 소름 아니 어쩌면 말할 수 없는 전율에 감전되어 버린 나의 영혼은 내가 살고 있는 이 지구별을 떠나 어느 별의 블랙홀에 빠지고 말았다. 조선일보의 <채승우의 사진일기> 파두의 치명적 매력이란 글을 보다가 파두를 알게 되었다. ‘아니 파두 음악이 얼마나 매력적이기에 오랜 여행에 지친 아내의 향수병을 달래줄까?‘ 유튜브를 열어보니 ‘아~~~~ㅇ....’ 가슴 밑바닥에 그 어느 누구도 알아주지 못하던 아니 자신조차도 끌어올릴 수 없는 설움을 파두 한 곡이 서서히 두레박질을 하듯이 끌어올리고 있다. 파두란 포르투갈의 민속음악으로 어느 나라의 민속음악도 다 그러하듯 파두(Fado)는 원래 포르투갈의 수도 리스본 항구에 있던 선술집에서 뱃사람들에 의해 등장했다. 초기의 Fado는 뱃사람들의 외로움과 향수를 절절이 담고 있는 노래말이 주종이었는데 지금은 포르투갈 민중의 한과 설움을 대변하는 민족적 대중음악으로 정착하였다한다. Fado는 운명, 혹은 숙명을 뜻하는 라틴어 'Fatum'에서 유래한 말이다. 파두란 가슴에 묻어두었던 恨 의 음악이 아닐까? 원통하였던 마음을 그저 숙명이라고 여기고 주어진 운명들을 주홍글씨를 안고 사는 여인처럼 사는 이들을 위한 음악이 파두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한다. 슬픔은 기쁨으로 치유하는 것이 아니다. 슬픔은 더 큰 슬픔으로 치유하는 것이란 것을 슬퍼본 사람들은 알고 있다. 우는 여인에게 눈물을 멈추라 하지마라. 그 여인의 눈물이 강을 이루도록 그저 가슴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울다가 멈춘 눈물은 가슴에 찌꺼기가 되어 마음을 병들게 하고 육체마저도 침범할 것이다. 오늘은 하루 종일 가을비가 내렸다. 12월을 하루 앞둔 가을의 마지막 빗방울이 어찌 그리도 파리 잡을 힘도 없는 두꺼비처럼 내리는지 그 모습조차 측은하다. 가을비는 측은한 비이다. 가을비는 남편에게 소박당한 천덕꾸러기 여인이 흘리는 비이다. 여름날의 소낙비처럼 정열적으로 내리지도 못하고 오는 듯이 가는 듯이 팔순할머니 걸음처럼 가을비는 그렇게 내린다. 가을비가 측은한 것은 사랑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사랑이 없는 것은 그 어느 것이거나 생물이나 무생물을 떠나서 존재조차도 부정하고 싶은 흔한 말로 지구를 떠나고 싶은 것이다. 봄에는 싹을 틔우기 위하여 비가 필요하였고 여름날에는 싹을 키우기 위하여 비가 사랑받았지만 가을날의 비는 쓸데없는 몽당빗자루처럼 구박을 받고 있다. 가을이 파두 한 곡을 타고 가고 있다. 내 주어진 인생의 하루가 파두 한 곡에서 마지막 눈물을 흘리고 있다. 울어야 한다. 슬픈 가슴으로는 잠들지 말아야 한다. 잠드는 순간에 슬픔은 더 깊게 깊게 가슴에 웅덩이를 파고 있다. 내가 울 수 없다면 나를 대신하는 그 무언가를 찾아야 한다. 한 잔의 술도 좋을 것이고 한 곡의 음악은 더 할 수 없이 좋다. 사랑이 어찌 말로만 전달하는 것이겠는가? 슬픔이 어찌 눈물로만 알 수 있는 것이겠는가? 느낌이다. 느낌이라는 것. 언어가 다를 지라도 느낌으로 아는 것. 그것이 음악이 가진 묘한 매력이다. 오늘밤은 느낌이 흘러가는대로 구름에 달가듯이 가는 나그네는 아닐지라도 그저 마음이 가는대로 느껴보고 싶다. 슬픔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슬픔은 흙탕물이 가라앉듯이 그렇게 가만 가만히 가라앉는다. 슬픔위에 음악 한 곡은 그런대로 이 밤을 지낼만하게 만든다.
출처 : 맨날먹는밥의 행복한 수학방 ..^^*글쓴이 : 맨밥 김석순 원글보기메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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