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 풍경

초등학생 이성교제

tlsdkssk 2015. 6. 9. 05:33

요즘 아이들의 이성 교제는 어른의 방식과 꼭 닮아 있다. 고백을 하고, 커플링을 끼고, 손을 잡고 다니며 데이트를 한다. 질투도 하고, 삼각관계에도 빠진다. 실연 후 몇 날 며칠 울다 전학을 보내달라고 떼를 쓰기도 한다. 부모는 눈앞의 상황에 당황스럽기만 하다.

Q 실연의 아픔으로 괴로워하는 6학년 아들, 무척 당황스러워요.

고학년이 될 때까지 축구를 더 좋아하던 보통 남자아이였습니다. 6학년이 돼 처음 여자친구를 사귀게 됐는데 한 달 정도 지난 어느 날 집에 돌아와 자기 방으로 가더니 엉엉 우는 겁니다. 깜짝 놀라 가보니, 차였다는 거예요. 그 순간까지만 해도 당황스럽지만 한편 피식 웃음이 났어요. 문제는 그다음부터였습니다. 정말 ‘나 실연했소’ 하고 티를 너무 내는 거예요. 툭하면 울고, 말수도 부쩍 줄고, 방문을 잠그고 혼자 있으려고만 합니다. 사춘기가 시작되려나 보다 하며 넘기려고 해도 증상이 심해서 이제는 밉고 징그러워요.

A보통 초등학생 간의 이성 교제는 6개월 이상 가는 경우가 거의 없습니다. 요즘은 더욱더 사귀는 기간이 짧아져 한 달 이상 사귀면 장수 커플로 인정받기도 한답니다. 남학생의 경우에는 엄마의 관심과 사랑보다는 아빠와의 대화가 도움이 됩니다. 아빠가 대화를 하기 힘들어 하더라도 걱정하지 마세요. 아이의 인격을 존중하고 사랑하는 마음만 깔려 있다면 어떤 대화를 하든 아이들은 신기하게도 아빠의 관심과 사랑의 마음을 읽을 수 있습니다. 아빠의 사춘기 시절 좋아했던 이성이나 비슷한 연애 경험에 대한 사례를 들려주고 실연을 극복했던 이야기를 편안하게 해주고 격려해준다면 분명 신뢰감을 느끼는 관계 속에서 아이는 조금씩 힘을 낼 겁니다. 또 아이가 흥미를 가질 수 있는 취미활동을 해보게 하거나 동성 친구를 집으로 초대해 기분 전환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도 하나의 방법입니다.

Q 고학년 오빠와 사귀는 딸, 걱정스러워요.

초등학교 4학년 딸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고 교제 사실을 알았습니다. 문자메시지는 ‘어디냐, 뭐 하냐, 학원 간다’ 등등의 일상적인 내용인데 중간중간 “우리 이렇게 할 거면 헤어지자” 이런 내용이 있기에 딸에게 물어보니 6학년 오빠라는 거예요. “사귀자”라고 해서 “그러자”라고 답했다고요. 이전에도 동갑 친구와 한 달 정도 사귀다 시들한 적이 있어서 이성 교제 자체에 거부감은 없었지만, 상대가 6학년이라는 데 놀랐습니다. 사귀기로 한 날 커플링도 사서 주고받았다네요. 이전의 이성 교제와는 전혀 다르고 어른의 연애와 닮아 있어 걱정이 큽니다. 한창 사춘기인 고학년 남학생이라니요! 딸 가진 엄마로서 걱정이 됩니다.

A요즘 초등학교에서는 한 반에 여러 커플이 있는 게 어색하지 않답니다. 학교 앞 문구점에서는 커플 반지나 커플 목걸이를 쉽게 구할 수 있고 인터넷에서도 초등학생의 연애 상담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특별한 문제가 없는 아이들의 이성 교제는 일단 지켜보는 것이 정답입니다. 부모가 아무리 잔소리를 해봐야 이때의 아이들은 듣지 않으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직접 간섭할 것이 아니라 어떤 친구를 사귀는지 거리를 두고 지켜보는 것이 현명한 태도입니다. 그 관계를 인정해주고 집으로 데려오게 하거나 함께 놀러 가는 등 열린 공간에서 사귀게 하는 것입니다. 그래야만 성적 호기심으로 인한 문제 행동을 하지 않게 됩니다. 아이가 어렸을 때는 직접 간섭했다면 이제부터는 울타리만 돼주십시오. 이렇듯 이성에 대한 아이의 관심을 바른 길로 이끌어주고 너무 빠져들지 않게 눈을 떼지 않는 것이 부모의 역할입니다.

고학년 남자아이의 성적 접촉이 걱정되신다면 책과 동영상 등을 활용해 구체적인 성교육을 하세요. 특히 나한테 싫은 느낌을 주는 것에 대해 혹은 원하지 않는 것에 대해 “No”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하며, 또 상대가 “No”라고 했을 경우 이는 서로 존중돼야 한다는 것을 비록 어리지만 정확하고 구체적으로 설명해줘야 합니다.

Q 아들에게 유난히 집착하는 여자친구, 보기 싫어요. 유치원도 같이 다니면서 그때부터 제 아들을 좋아하던 동갑내기 여자아이예요. 처음엔 귀엽게 봐주고 엄마들끼리도 다 아는 사이라 예쁘게만 봤죠. 그런데 이 상황이 초등학교 3학년이 된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어요. 여자아이의 집착이랄까요. 아직도 어린애 같은 아들과 달리 조숙해진 그 여자아이는 아들에게 무척 적극적으로 애정 공세를 하는 거예요. 어느 날 아들이 걔가 너무 싫다는 거예요. 이유를 물으니 조심스럽게 비밀로 해달라면서 “자꾸 치댄다”라고 말하더라고요. 그 말을 듣고 무척 놀랐어요. 아무리 확대 해석하지 않으려고 해도 대체 어떻게 행동을 하기에 3학년 남자아이가 ‘치댄다’라는 표현을 할까요? 저는 그 이후로 그 말이 너무 신경 쓰이고 그 여자아이가 부담스럽게 느껴집니다.

A유치원 때부터 엄마끼리 잘 알고 친하게 지내던 사이라 현재의 아들과 어머니의 마음을 표현하는 게 쉽지만은 않겠네요. 하지만 아들이 싫어 하고 어머니까지 부정적인 감정이 생겼다면 이대로 두는 것은 관계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직접 엄마끼리 이야기를 나누면 아이들의 문제가 자칫 어른들의 싸움이 될 수도 있으니, 아들에게 자신의 감정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셨으면 합니다.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면 편지를 쓰되, 자극적인 표현을 삼가고 자신의 마음에 대해 아이-메시지(I-message, ‘나’를 주어로 감정을 표현하는 방법)로 부드러우면서도 단호하게 전달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비록 여자아이가 더 좋아하긴 했지만 유치원 때부터 이런 사이가 지속되도록 두셨다면 무언의 교제 허락이 있었던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헤어지는 과정에서 상처가 되지 않도록 어른으로서도 좋은 말로 아들에게 조언을 해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Q 우리 딸이 이성 교제를 조장한다며 반 남자아이 엄마들로부터 항의를 받았어요. 황당하고 속상해 손이 벌벌 떨립니다. 우리 딸은 성격이 쾌활해 동성, 이성 가리지 않고 친구들과 스스럼없이 잘 놉니다. 그런데 같은 반 남자아이들의 엄마들이 연락을 해왔습니다. 사연인즉, 서로 좋아하지도 않고 부탁을 받은 일도 아닌데, 우리 딸이 나서서 “누가 너를 좋아하는 게 확실하다, 이번에 고백해보는 것이 어떠냐, 넌 눈치도 없냐, 누가 너 좋아하는 게 맞으니 수련회 갔을 때 고백해라, 아직도 고백을 안 한 거냐, 나중에 후회하지 마라, 네가 먼저 고백을 안 하니 누가 굉장히 속상해하는 눈치다” 등등 여기저기 말을 하고 다니며 남자아이들로부터 고백을 이끌어내고, 그 과정에서 실연을 당하면 망신도 준다는 거예요. 그런 걸 미끼로 남자아이들한테 접근해 어울리면서 반 분위기를 흐린다나요? 게다가 해당 여자아이들의 엄마들에게도 확인이 된 상황이라네요. 정말 속상합니다.

A우선, 그 얘기들이 어디까지가 사실인지 확인하는 게 중요합니다. 사실이라고 해도 전해들은 말로 아이를 몰아세우고 혼을 내면 또 다른 상처를 주게 됩니다. 딸아이와 데이트 시간을 만들어보세요. 그리고 학교에서 있었던 일들에 대해 함께 대화를 나눠보고 억울한 면이 있다면 담임선생님께 면담을 신청해서 오해를 풀 수 있도록 도움을 요청하세요. 만약 담임선생님과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딸이 잘못한 부분이 있다면, 인정할 부분은 인정하고 아닌 부분은 아니라고 명확히 표현하세요. 단, 아이들에게 사과할 부분은 제대로 사과하도록 아이에게 교육시키는 것이 좋습니다.

교우 관계에서 유독 남자친구들하고만 더 친하게 지내고 또 이성 교제를 조장하거나 헤어졌을 때 놀린다는 게 일부 사실이라면, 아이가 왜 그러는지 원인을 탐색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교내 전문 상담교사나 전문 상담사, 보건교사 등에게 조언을 얻고 아이가 자기 이해를 충분히 할 수 있도록 인성검사를 실시하고 상담을 지속해 스스로 성찰하고 고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세요. 아이가 죄의식이나 수치심을 갖지 않게 관심과 사랑을 기울여주시고 격려해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Q 공개로 고백을 받은 친구를 부러워하는 딸이 낯설어요.

우연히 딸의 SNS 채팅창을 보게 됐습니다. 그런데 내용을 보는 순간 제 눈을 의심했습니다. 5학년인 딸이 전 학년 친구들이 모두 보는 가운데 공개 고백을 받은 친구를 부러워하는 내용이었습니다. 남자아이가 여자아이에게 점심시간을 이용해 복도에서 사귀자고 고백했고 여자아이가 좋다고 답을 한 모양이에요. 그러자 주변에 있던 친구들이 “키스해! 키스해!” 하면서 구호를 외치듯 말했고, 결국 그 남자아이가 여자아이를 안고 가볍게 입을 맞췄답니다. 진짜 놀랐어요. 딸과 딸의 친구들은 이렇게 ‘모솔(모태 솔로)’로 졸업할 수는 없다는 둥, 그래도 한동안 연애를 쉬어야겠다는 둥의 이야기를 주고받았습니다. 또 돌아오는 ‘모솔데이’를 준비해야 하지 않겠냐는 말도 있었습니다. 딸아이에게 모솔데이가 뭐냐고 물어보니, 솔로인 반 아이들을 커플 아이들이 때리며 노는 날이래요. 그래서 맞는 걸 피하기 위해 일일 커플을 만들어 대비도 한다면서요. 여중으로 진학해 남자아이들을 만나기 어려워지기 전에 초등학교 때 최대한 많이 사귀어봐야 한다는 겁니다. 아이들이 다들 그렇게 말한다네요. 정말 충격입니다.

A최근 이성 교제를 놀이처럼 가볍게 생각하며 스스럼없이 스킨십을 즐기는 초등학생이 늘고 있습니다. 그러나 위의 사례처럼 ‘모솔’에서 벗어나기 위해 사귀거나 이미지를 생각해서 어쩔 수 없이 사귄다는 아이들은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아이가 직접적으로 이성 교제를 하거나 스킨십을 하는 단계는 아니라 어떻게 보면 다행인 것 같습니다. 스킨십이 자연스러워진 것은 TV 예능 프로그램, 드라마에 나오는 연인들의 모습 등을 흉내 내기도 하고, 초등 여학생들이 즐겨 읽는 인터넷 소설도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학부모 입장에서는 이성 교제에 대한 환상은 있지만 가치판단을 제대로 하기 어려운 초등생 자녀가 혹시나 불미스러운 일에 휩쓸리거나 마음의 상처를 받지 않을까 걱정되게 마련입니다. 하지만 걱정스러운 마음에 섣불리 초등생 자녀에게 “이성 교제를 하고 있느냐”, “스킨십은 어디까지 해봤느냐”는 등 꼬치꼬치 캐물었다가는 자녀가 말문을 닫아버릴 수도 있습니다. 아이와 평소에 대화를 많이 하고 자연스럽게 아이의 생각을 물어본 뒤 자녀가 이성 교제와 스킨십에 대한 왜곡된 생각을 하지 않도록 구체적인 성교육을 하고 부드러우면서도 단호히 지도해야 합니다.

Q 너무 티 내는 커플 아이들, 망신스러워요.

6학년 아이가 이성 교제를 시작했어요. 두 아이가 사귄다고 했을 때도 서로 아는 집이어서 양쪽 엄마들끼리 유쾌하게 받아들였습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사귀기로 한 다음부터 너무 티를 내는 것입니다. 문구점에서 산 커플 반지를 끼는 것을 시작으로 허구한 날 붙어 다닙니다. 급식도 같이 먹으러 가서 같이 줄 서고 쉬는 시간 내내 복도에 나와 붙어서 놀다 헤어지나 봅니다. 수련회나 현장 체험학습을 갈 때면 선생님이 만류해도 친구들에게 부탁해 몰래 자리를 바꿔 같이 나란히 앉는 듯합니다. 내내 손을 잡고 다니거나 어깨동무를 하고요. 양쪽 엄마 모두 혼을 내봤지만 소용이 없고, 학교에서도 유명한 공개 커플이 됐습니다. 솔직히 말해 너무 망신스럽습니다.

A아이들이 또래에 비해 조금은 조숙하게 이성 교제를 하고 있어 걱정되시나 봅니다. 사춘기를 겪는 아이들에게 하나하나 맞대응해봐야 소용이 없습니다. 자아가 독립하는 시기인 만큼 좌충우돌할 수밖에 없거든요. 이때는 멀찌감치 떨어져 지켜보거나 눈에 거슬리는 행동은 못 본 척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다만, 과도한 스킨십이나 무분별한 애정 행각으로 이어질 경우 교사나 친구들 사이에서 좋지 않은 소문이 돌 수 있고, 성적인 부분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에 상대 쪽 부모와 긴밀히 협조해 아이들 사이에서의 안전한 경계선은 약속하고 지킬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일단 어머니는 내 아이도 이성 교제를 할 수 있다는 점을 마음속으로 인정하시는 게 좋습니다. 다만, 평소에 많은 대화를 해서 자녀의 이성관을 파악해두고 왜곡된 부분이 있다면 자연스럽게 가르쳐주며, 이성 교제 사실에 대해 화를 내거나 비난하기보다는 주로 이야기를 들어주세요. 그리고 서로 아는 집이니 각자 가정에서 학원이나 도서관 같이 다니기, 집에 초대하기 등 건전하고 도움이 되는 교제를 할 수 있도록 적절한 환경을 마련해주세요.

Mini Interview

“부모의 양육 태도가 같아야 이성 교제 교육 효과 있다”

이지은(부천 일신중학교 전문 상담교사)

Q 초등학생 이성 교제와 중학생 이성 교제가 어떻게 다른가요?초등학생의 이성 교제는 ‘기념일이 다가와서’, ‘이성 친구가 있으면 잘나가 보여서’, ‘그냥 좋으니까’처럼 큰 의미 없이 사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성 친구가 있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고 비교적 당당하게 자랑하는 편이며, 부모에게도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죠. 뽀뽀 놀이 등 다소 유치한 방법으로 공개적인 장소에서 스킨십을 즐기기도 하고 이성 친구를 사귀더라도 단둘이만 노는 것이 아니라 동성 친구들과도 잘 어울려 놀기도 합니다. 비교적 짧은 기간 만나고 쉽게 헤어지고 쉽게 사귑니다. 반면 중학생의 이성 교제는 좀 더 어른들의 연애에 가깝게 흉내 낸다고 보면 됩니다. 둘만의 비밀스러운 연애를 즐기기도 하고, 가정 내 문제나 자신의 스트레스를 털어놓고 서로 이해해주며 필요에 의해 만나는 경우도 있죠. 부모나 교사에게 반항적인 경우가 많고, 초등학생에 비해 보다 길게 사귀고 깊은 만남을 가집니다. 학교에서 ‘여보’라고 부르고 SNS에서 공개적으로 마치 부부인 것처럼 대화하기도 합니다.

Q 위의 사례는 학부모 입장에서의 고민이었습니다. 반대로 요즘 초등학생들은 이성 교제에 관련해 어떤 고민들을 가지고 있나요?자신의 외모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합니다. 특히 여학생들의 경우 외모지상주의와 매스컴의 부정적 영향으로 성형을 해서라도 예뻐지고 싶어 하고, 남자는 예쁜 여자를 좋아한다는 사고를 하고 있습니다. 남학생들도 큰 키와 운동 실력 등으로 과시하고 싶어 합니다. 남녀 모두 자신이 매력적이지 않다며 자신의 외모나 성격에 대한 불만에서 상담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자신의 성격에 대해서도 깊이 있게 생각하며, 누군가를 좋아하고 누군가에게 관심을 받고 싶어 합니다. 이성에 대한 호기심도 많다 보니 드라마에서 보는 듯한 낭만적인 어른들의 사랑을 흉내 내고 싶어 하며, 커플링을 주고받고 사귄 날짜를 세어가면서 어떤 선물을 주고받으면 좋을지 고민합니다.

Q 현장에서 상담하는 교사 입장에서 가장 안타까운 부모의 대처는 무엇일까요?학부모님들은 일단 아이의 이성 교제에 대해 대부분 부정적인 생각을 하고 걱정을 늘어놓습니다. 부모 세대의 사춘기 시절만 생각하고 아이들을 지도하면 전혀 말을 듣지 않습니다. 달라진 사회문화적 배경을 인정하고 좀 더 멀리서 지켜보시길 권합니다. 물론 어른들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은 이유는 이해합니다. 사춘기 아이들의 이성 관계는 도대체 어떻게 시작해서 어떻게 진행되고 어떻게 끝나는지 종잡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당연히 미성숙한 아이들의 이성 교제가 걱정이 되겠지만, 무조건 이성 교제를 금기시해버리면 아이들은 거짓말을 하게 되고 숨어서 교제하며 더 나쁜 길로 빠질 수 있습니다.

Q 그럼에도 단호하게 나가야 할 때도 있을 텐데요?일관된 양육 태도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엄마는 과도한 스킨십이 우려돼 성교육을 해야 된다고 얘기하는데, 아빠는 애들이 호기심에 다 그런 거니까 내버려두라는 식으로 의견이 갈리게 되면 아이는 이를 금방 알아차리고 마음대로 해버립니다. 부모는 서로 의견을 조율해 아이에게 가장 필요한 방향으로 마음을 모아 지도해나가야 합니다. 학업이나 친구 관계가 중요한 때이므로 이 부분에서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때는 부모가 나서서 단호하게 결단을 내리고, 또 상담 전문가나 교사의 도움도 적극적으로 받아야 합니다.

Q 요즘 초등학생들의 이성 교제 관련 지도시 가장 중요한 점은 무엇인가요?이성 교제를 통해 평소와 다른 곳에 급작스럽게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아이들은 부모를 밀쳐내고 신뢰하지 않게 됩니다. 무엇보다 미리 올바른 가치관을 가질 수 있도록 평소에 대화를 많이 하며, 이성 교제에 있어 남녀의 차이에 대해 자연스럽게 많은 이야기를 주고받는 게 좋습니다. 만약 아이의 가치관이 올바르지 않다면 조금씩 가르쳐 나가야지 한꺼번에 폭탄을 투하하듯 무조건 만나지 말라고 하거나 학생은 공부만 해야 한다며 강요하는 것은 올바른 해결책이 되지 못합니다. 그리고 이성 교제의 부정적인 영향만 보지 말고 좀 더 열린 마음으로 아이의 마음도 읽어주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끌어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Q 초등학생 자녀의 이성 교제 문제로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부모들에게 권할 만한 기관이 있다면요?대부분의 초등학교에는 전문 상담사 선생님들이 상주해 계십니다. 우선 학교에 계신 상담 선생님과 상의하시면 아이의 학교생활을 전해 들을 수 있기 때문에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아이를 도와줄 수 있는 교내 상담 인력, 담임교사, 보건교사를 충분히 활용하시길 바랍니다. 각 교육지원청에는 Wee센터라는 상담기관이 있습니다. 직접 방문하거나 전화로 예약하면 무료 심리검사와 상담이 가능합니다. 1388로 전화를 하면 각 지역 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서 전화 상담, 내방 상담, 방문 상담 등 다양한 서비스를 무료로 받을 수 있습니다. 소정의 금액으로 심리검사를 해주기도 합니다. 그 밖에 정신건강증진센터, YMCA 등 다양한 기관에서 아이들의 정서와 관련한 상담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Profile 이지은 교사는…

인천북부교육지원청 전문 상담교사, 인천 진산중학교 전문 상담교사를 거쳐 현재 부천 일신중학교 전문 상담교사로 있다. 전문 상담교사 임용대비방 운영자, 상담심리 전문 교육 연수원인 카운피아·학지사 운영위원도 함께 맡고 있다.

<■기획 / 장회정 기자 ■글 / 강은진(객원기자) ■사진 / 안지영, 경향신문 포토뱅크 ■도움말&감수 / 이지은(전문 상담교사), 카운피아 상담심리교육연수원>

 

'사랑방 풍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마이...  (0) 2015.06.20
노인 학대  (0) 2015.06.15
[스크랩] 화가 김점선의 `인디언 달력`  (0) 2015.05.23
요즘 할머니  (0) 2015.05.05
교활해진 바이러스  (0) 2015.03.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