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근 연세대학교 신학과 교수
플라톤아카데미 본부장
프린스터 신학대학원 박사
저서 인문학으로 창조하라,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현자 마키아벨리, 사람의 마음을 얻는법
2번째 방문이지만 여전히 멋진 건물이라고 생각한다. 멋있다.
인문학이란 과연 무엇일까? 인문학은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왜 우리는 인문학을 공부해야 하는가? 인문학이 추구하는 기본가치는 무엇이며, 그것이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함께 고민해 보자.
오늘의 강의 요점은 세가지이다.
1. 자기 자신을 사랑하라
2. 비난을 무릅쓰고도 먼미래를 바라보라
3. 포르트사의 지배를 받는 인간의 한계를 알아라. 자신을 성찰하라.
"인문학이란 정치, 경제, 역사, 학예등 인간과 인류문화에 관한 정신과학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다. 문학을 넘어 종교, 예술, 심리학까지 다 포함한다. 인문학의 영어표현인 HUMANITAS는 인간다움을 뜻한다. "
인문학이란 무엇인가?
인문학은 인간에 대한 학문이다. 서양에서 인문학을 휴머니티라고 하는 것도 인간성, 인간적인 것을 탐구하는 학문이라는 뜻이다. 원래 인문학은 그리스, 로마의 고전에서 시작되었으며, 근세 르네상스 이후로 신에 예속되었던 인간을 재발견하는 과정에 고전을 재평가하게 되고 근세 인문학이 태동한 것이다. 사회과학 및 자연과학과 대비되는 개념으로 인문과학이라는 용어가 사용되기도 한다. 여기서 '과학'은 하나의 학문분야를 칭하기 위한 것으로 보면 된다. 사전적 정의에 의하면 인문학은 인간과 인간의 문화에 관심을 갖는 학문분야로서 그 개념은 고대 그리스의‘파이데이아'(paideia)와 라틴어‘후마니타스'(humanitas)에서 유래한다.
왜 인문학이 필요한가?
우리 자신을 비추는 거대한 거울이고 인간이해에 기여 분야도 다양하기 때문이다.
인문학이 없다면 자기이해 즉, 인간에 의한 인간이해의 보물창고를 가지고 있지 못한다는 뜻이 된다.
문학이 없다면 그 민족의 자기이해는 어떻게 될까? 인간의 경험교환 가능성이 축소돼 치명적 한계를 갖게 될 것이다. 역사가 없다면 현재를 어떻게 파악할 수 있을 것인가. 현재는 과거와 절연된 시간 속의 외딴섬이 될 테고 미래에 대한 전망은 착상조차 불가능할 것이다. 철학이 없었다면 인간의 사고능력은 유아 수준에 머물러 민주사회에 필수적인 비판능력은 꿈도 못 꿀 것이다. 인문학은 인간 탐구를 위한 강력한 도구이자 풍요한 자료다. 영국의 시인 알렉산더 포프는 ‘인간론’에서 ‘인간의 적정한 연구대상은 인간’이라 적고 있다. 인문주의 정신의 핵심을 드러내는 말이다. 왜 우리 자신을 알려고 하며 또 알아야 하는가. ‘너 자신을 알라’는 말에 담겨 있듯 자신을 아는 것은 자아실현의 필수조건이기 때문이다. 분수와 가능성을 모르면서 자아실현을 도모할 수는 없다.
인문학의 존재론적 불안을 강요당하고 있는 것은 돈이 되지 않는 것을 평가절하하는 시장논리 때문이다. 인문학은 응용과학이나 기술공학처럼 상품의 생산과정에서 가시적 성과를 올리지 않는다. 또 순수과학처럼 당장 실용성을 기약하지 못하며, 궁극적으로 기술공학에 기여한다는 희망을 주지도 못한다. 인문학에 대한 회의적 추세는 완만하나 지속적이다.
인문학의 역사
고대에 로마의 키케로가 사용했던 Humanitas이란 ‘탁월함을 추구’를 목표로 삼아으며 중세에는 휴마니타스가 의무로 변함. 중세대학에서 자유학예라고 해서 3학과(논리, 수사학, 문법)과 4학과(수학, 기하학, 음악, 천문학)를 가르쳤다. 휴마니타스가 너무 세분화, 현학적으로 변하게 되었고 일반 시민들은 알아듣지도 못하게 되었다. 그러나 피란체의 신흥 상인계급이 급부상하고 피란체는 인문학과 르네상스가 탄생하게 되었다.
피란체에는 대학이 없었다. 돈이 없어서 안지은게 아니라 그들이 생각했던 인문학은 실제 생활과 사업에 도움이 되는 인간에 대한 이해가 필요했다. Studia Humanitas.
인문학을 창시한 프란체스코 페트라르카 - 탁월함을 추구하고 그 결과를 통해 바른 마음과 행복을 얻는것이다.
인문학의 가치
인문학, 인간의 변하지 않는 가치 성찰, 그것을 탁월함으로 실천하는 것이다. 앎과 실천 사이의 간극을 줄여가는 것이 인문학이다.
1. who am i? 내면의 성찰을 통해 진정한 자아를 발견하는 것 (진 Verum)
2. how to live? 합리적이고 비판적 사고 도덕적 판단을 내리는 것(선Bonum)
3. 어떻게 죽을 것인가? live creatvely&die gracefully 창조적인 삶과 아름다운 죽음(미 Pulchrum)
진선미는 진리와 의지, 미의 가치를 통해서 인간본질의 존엄성을 이야기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사는게 바른 삶인가? 난 어떻게 살 것인가?
(1) 자기 자신을 사랑하라
키루스 대왕 : 페르시아왕 “자기 자신을 사랑한다면 나와 함께 싸우자”
크세노폰 : 그리스 역사가. 소크라테스의 제자. 플라톤 라이벌, 용병대장, 키루스의 교육(Cyropaedia) 키루스 2세 대왕의 일대기 집필
mirror for princes 리더십교본 - 실제 거울이 아니라 모범이 되는 사람을 의미한다.
스티브잡스 "저는 지난 33년 동안 매일 아침 거울 앞에 서서 제 자신에게 물었습니다. “오늘이 내 인생의 지막 날이어도 오늘 하려고 했던 일을 하고 싶은가?” 만일 그 대답이 며칠간 연이어 “아니오”라면 무언가 바꿀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손욱 "전략이 성공하려면 혁신을 통하여 필요충분한 체질을 만들어야 합니다. 전략과 혁신을 달성하는 것은 사람입니다. 그러나 전략적 혁신과 인재보다 더 중요한 건 리더십입니다."
- “자기 자신을 사랑하지 않으면 성공적인 결과물이 나오지 않는다.” 이건희 회장
창조경제를 이루기 위해서는 인문학과 문화유산에 대한 이해가 우선돼야 한다. 왜 중세 최고의 도시였던 로마나 파리가 아닌 작은 상업도시 피렌체에서 르네상스가 시작됐는지 주목해야 한다.
당시 신흥 상인계급에게는 대학에서 가르치던 신학이나 법학, 의학보다 실생활과 사업에 도움이 되는 학문이 필요했다. 그런 상인들의 학문적 수요가 인문학을 중시하는 르네상스로 번지면서 '메디치가'라는 대기업도 낳았고 미켈란젤로나 레오나르도 다빈치도 후원할 수 있었다. 로마가 번성한 것은 이민족의 문화를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서로 다른 시각과 생각들이 융합되고 이것이 인간의 가치와 연결되면서 '르네상스'라는 인류의 진보를 낳았다.
기업 경영인들이 인문학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기업인들이 창조경제로 돈을 벌겠다는 생각보다 창조경제를 이루기 위한 바람을 불어넣어 줄 것이다. 창조경제의 장애물은 교육이다. 인간과 세계에 대해 고민하는 인문학적 교육이 되어야 창조경제가 가능하다.
창조 경제의 핵심인 창의와 상상력의 초석이 될 인문학은 유구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인간과 세계를 발견하는 인문학적 사고를 해야 창조 경제가 가능할 것이다. 창조적인 사고를 방해하는 것은 한국 교육이며 한국의 모든 아이들이 꿈과 희망을 잃어버리고 대학을 들어가기 위해 발버둥친다.
대학이 포식자 위치에서 창조적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 생태계에서 가장 중요환 것은 공생이고, 공생하지 못하면 창조성을 잃어버릴 수 있다.
나를 사랑하는 것은 정당한 것인가?
아리스토텔레스 - 니코마코스 윤리학
인간의 행복을 인간의 본성으로부터 규정하고 품성적이고 지적인 방식의 인간 완성을 얘기하는 아리스토텔레스적인 이해에 대해 초인간적이며 의지적인 방식의 인간 완성을 주장하며 그리스도교는 자신들의 윤리적-신학적 세계관을 지키려 했던 것이다. 도덕적 행동의 습관화를 통해 도덕적 성품을 고양하는 것에 촛점을 둔다. 에우다이모니아(좋은 삶)를 삶의 목표로 보고 있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은 이기적인 것이지만 만일 절제, 탁월함 올바름을 행하는데 있어서 자신을 치열하게 사랑하고 앞장서는 거라면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이 옳다.
(2) 비난을 무릅쓰고라도 먼 미래를 바라보라.
페리클레스(그리스) : 비난을 무릅쓰고라도 먼 미래를 바라보라.
투퀴디데스의 펠로폰네소스전쟁사
- 지도자의 4가지 덕목 : 식견, 본 것을 명료하게 설명할 줄 있는지, 공동체를 사랑하는 마음, 돈에 초연함
리더는 대중이 의기소침할 때 용기를 주고 대중이 들떠 있을때는 훈계를 해야 한다.
(3) 인간의 한계를 알아라. 자신을 성찰하라
카스트루초 : 루카의 용병대장 불운한 어린시절, 푸치니태생, 이탈리아, 인간의 한계를 인정하자. 군주론에 나온 이상적 군주였으나 결국 감기로 죽음을 맞이한다.
“군중에게는 인기로 지배층에게는 돈으로 매수하면 지배자가 될 수 있다.”
마키아벨리 군주론(군주는 공포다) 쓴 이후 이같은 주장에 대해서 반성하여 카스트루초의 생애를 집필
카스트루초의 마지막 생각은 열심히 살았는데 내게 남은 것은 뭐냐?
양아들에게 남긴 마지막 유언 : 이런 세상에서는 너 자신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네가 전쟁을 치르기에 적합한 인물이 아니라면 너는 평화의 방법으로 나라를 다스리려고 노력해라!
즉, 너 자신을 성찰하고 파악해라.
죽을때가 되어서야, 군주론에 나온 군주가 되는 것이 정답이 아님을 알았다. 자기 자신을 성찰에서 자신에게 맡게 행해라.
박진영의 놀만큼 놀아봤어
나 놀 만큼 놀아봤어. 왠지 몰랐어 뭐 때문에 열심히 살지. 돈을 벌어서 어떻게 써야 하는 건지
둘러 보았어 무엇으로 나를 채울지. 먹고 먹어도 왜 계속 배가 고프지.
예쁜 여자 섹시한 여자 함께 즐길 만큼 즐겨봤어. 아침에 술 깨 겨우 일어날 때 그 기분이 싫어졌어
이젠 사랑을 하고 싶어 baby. 혼자 집에 오는 길이 싫어 lately. 이런 날 어서 구원해줘 baby 제발
꺼지지 않을 음식으로 나를 배불려 줘. 안정이 되면 다시 불안해 지고 싶고 불안해 지면 다시 안정이 되고 싶어
생각해 봤어 정말 갖고 싶은 게 뭔지. 근데 가져도 왜 계속 배가 고프지. 눈 감을 때 두렵지 않기를
눈 감을 때 웃을 수 있기를 내가 어디로 가는지 알면서 내딛는 힘찬 발걸음으로 살기를 Please
- 『카스트루초 카스트라카니의 생애』는 《군주론》의 속편 격으로 마키아벨리를 제대로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는 작품이다. 카스투르초 생애의 전반부를 최대한 전형적인 비르투의 삶으로 묘사하고자 했다. 그러한 카스투르초의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운명에 관해 들려주고 싶었던 메시지를 들려주고자 한다.
저자소개
저자 : 니콜로 마키아벨리 (Niccolo Machiavelli B.)
저자 니콜로 마키아벨리는 근대 정치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니콜로 마키아벨리. 그는 이탈리아 피렌체의 외교관이자 정치사상가, 역사학자, 희곡작가였다. 르네상스가 한창이던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1469년에 태어난 그는, 1498년 피렌체 공화정에 관료로 등용되어 프랑스의 루이 12세, 당대의 풍운아였던 체사레 보르자 등을 직접 만나며14년간 외교관으로 활약하다가 1512년 스페인에 의해 피렌체 공화정이 붕괴되고 뒤이어 메디치 가문이 들어서면서 공직에서 추방됐다. 몰락한 마키아벨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지방의 작은 농장에서 때를 기다리며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저술에 몰두하는 것뿐이었다.『군주론』『로마사 논고』『 피렌체사』와 같은 그의 대표적인 저술은 대부분 이때 씌어졌다. 마키아벨리는『군주론』을 로렌초 메디치에게 헌정하며 중앙관직에 복귀해 자신의 뜻을 펼치고자 애썼지만, 숨을 거두게 되는 1527년까지 그의 소망은 실현되지 못했다.『군주론』을 집필하며 ‘탁월함’의 가치를 천착했던 마키아벨리는 말년에 ‘운명의 냉혹함’에 대한 통찰을 얻었고, 그 깨달음을 용병 대장 카스트루초의 생애에 투영하여 이 책을 썼다. 탁월함을 추구했지만 결국 냉혹한 운명에 의해 좌절된 카스트루초의 생애를 빌어 마키아벨리는 자신이 꼭 전하고자 했던 유언 같은 메시지를 남긴 것이다. “탁월함을 추구하되 냉혹한 운명의 힘을 항상 잊지 마라.”
역자 : 우현주
역자 우현주는 부산외국어대학교 이탈리아어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 비교문학문화학과에서 「단테의 구원 개념의 재해석:『신곡』과 『오디세이아』(XI곡), 『아이네이스』(VI곡)의 비교를 통하여」라는 논문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이탈리아 Universita per stranieri di Perugia에서 이탈리아 문화와 언어 고급 과정을 수료했다.
기타소개
해제 : 김상근
연세대학교 신과대학 교수. 동대학교 신과대학 부학장과 부원장을 역임했다. 연세대학교 신과대학을 졸업하고 사우스캐롤라이나주립대학교, 에모리대학교에서 석사학위를, 프린스턴신학대학원에서 ‘16세기 마테오리치 연구’로 박사학위(Ph.D.)를 받았다. SBS 《아이러브人》과 EBS 《인문학 특강》 시리즈 등 수백 회에 달하는 강연을 통해서 도전과 영감을 불러일으키는 탁월한 인문학 강연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 국내 최초로 설립된 인문학 지원 공익재단인 (재)플라톤 아카데미의 연구책임교수로 ‘인문학의 심화와 확산’을 위해서 공헌하면서 1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르네상스 시대에 대해 연구했다. 2014년, 마키아벨리의 『군주론』 집필 500주년 기념학회에서 국내 학자로서는 처음으로『카스트루초 카스트라카니의 생애』를 분석하는 논문을 발표했다. 그는 카스트루초가 살던 시대와 지금 우리 대한민국의 사회가 많이 닮아 있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약자들의 편에 서서 삶의 옳은 길과 평화로운 정치에 대해 이야기한 마키아벨리의 기조를 그대로 풀어 이 해제를 썼다.
목차
Ι 카스트루초 카스트라카니의 생애
-니콜로 마키아벨리
들어가는 글-니콜로 마키아벨리가 그의 친구들에게 보낸 편지
위대하고 영광스러운 이름, 카스트루초
용맹함을 사랑한 아이
높아지는 명성
군주가 되기로 결심한 카스트루초
칼을 쥔 카스트루초
카스트루초에게 맞선 피렌체
포르투나의 냉혹함
냉정, 기품, 온화함을 가진 카스트루초의 말들
ΙΙ 해제
『카스트루초 카스트라카니의 생애』에
나타난 마키아벨리의 시대와 사상
-김상근
책속으로
나는 포르투나가 자신의 존재를, 즉 위대한 사람들을 만들어 낸 존재는 지혜(prudenza)가 아닌 바로 포르투나 자신임을 세상에 드러내길 원했기 때문에 이 모든 일이 생겨났다고 믿습니다. 뿐만 아니라 지혜가 그 사람들의 삶에서 단 한자리도 차지하지 못하는 순간이 왔을 때, 비로소 포르투나가 그 힘을 드러내기 시작하므로 오히려 모든 것은 포르투나에 의해 판가름 난다는 것 또한 믿고 있지요. 카스트루초 카스트라카니(Castruccio Castracani)는 이러한 인물들 중 한 사람이었습니다. _《니콜로 마키아벨리가 그의 친구들에......
나는 포르투나가 자신의 존재를, 즉 위대한 사람들을 만들어 낸 존재는 지혜(prudenza)가 아닌 바로 포르투나 자신임을 세상에 드러내길 원했기 때문에 이 모든 일이 생겨났다고 믿습니다. 뿐만 아니라 지혜가 그 사람들의 삶에서 단 한자리도 차지하지 못하는 순간이 왔을 때, 비로소 포르투나가 그 힘을 드러내기 시작하므로 오히려 모든 것은 포르투나에 의해 판가름 난다는 것 또한 믿고 있지요. 카스트루초 카스트라카니(Castruccio Castracani)는 이러한 인물들 중 한 사람이었습니다. _《니콜로 마키아벨리가 그의 친구들에게 보낸 편지》 중에서
이제 카스트루초는 교회 관련 서적을 읽는 것은 제쳐 두고, 무기에 관한 것들을 섭렵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아이는 무기를 다루는 것 외에 다른 어떤 것에도 재미를 느끼지 않았지요. 뿐만 아니라, 또래 아이들과 모여 군대가 훈련하듯이 달리기를 하고 높이뛰기를 하며 몸싸움을 벌이는 놀이를즐겨 했습니다. 카스트루초는 이 모든 활동에서 강인한 정신과 신체적 능력을 보여 주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활동을 통해 그 나이 또래의 아이들보다 훨씬 뛰어났음을 증명했지요. _《용맹함을 사랑한 아이》 중에서
카스트루초는 제일 먼저 말에 올라타서 가장 마지막에 내려오는 것이 훌륭한 장군의 의무라고 믿었기 때문에 이렇게 한 것이지요. 그리하여 대부분의 시간 동안 끊임없이 아르노강 위로 불어 올라와, 건강에 해를 끼치는 바람에 노출되어 있던 카스트루초는 온몸이 꽁꽁 얼어붙었습니다. 사실 그는 이런 불편에는 이미 익숙해져 있었기 때문에 별로 개의치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결국, 그의 죽음의 원인이 되고 말았습니다. 왜냐하면, 다음날 밤부터 카스트루초는 고열에 시달렸기 때문이지요. _《포르투나의 냉혹함》 중에서
이러한 세계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에 대해 아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자신의 정신력과 그의 위치에 대한 것도 가늠할 줄 알아야 한다. 그리하여 자신이 전쟁을 치르는 것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은 사람이라면, 평화의 기술로 통치하고자 노력해야 할 것이다.
네가 나의 노고와 내가 겪은 위험들을 너에게 맞게 활용하고자 힘쓰고, 이것에 목표를 두고 나아간다면 모든 일이 잘 해결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네가 나의 이 진실한 기억들을 존중하고 받아들인다면, 위에서 언급했던 일들을 쉽게 해낼 수 있을 것이다. _《포르투나의 냉혹함》 중에서
『군주론』에서 ‘인간 일반’을 보려고 절차탁마(切磋琢磨)를 아끼지 않았던 마키아벨리는『로마사 논고』에서 “역사의 의미를 제대로 보라.”고 독자들을 강권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역사의 의미를 ‘다양함이 주는 재미’에만 두고 있고, 진짜 중요한 역사의 의미를 제대로 본받으려고 하지 않는다고 비판하고 있다.
마키아벨리의 숨겨져 있던 작은 책 『카스트루초 카스트라카니의 생애』에 대한 해제를 쓰고 있는 필자나,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독자는 마키아벨리의 경고를 통해 미리 교훈을 얻어야 할 것이다. 마키아벨리는 시대와 역사를 초월해 있는 ‘인간 일반’에 관심을 가졌던 인물이다.『 카스트루초 카스트라카니의 생애』도 그렇게 읽어야 할 것이다. 마키아벨리가 이 책을 통해 선사하고 있는 다양한 이야기들의 즐거움에서 벗어나서, 원래 마키아벨리가 이야기하고 싶었던 ‘인간 일반’에 대해 주목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략) 마키아벨리는 이 책을 통해서 시대와 역사의 한계를 극복하려 했고, 이항대립에 노출되어 선택의 유혹에 사로잡혀 있는 우리에게 ‘인간 일반’의 모습을 보여 주려고 했다. 이 책에서 카스트루초는 이항대립을 넘어서는 ‘인간 일반’의 이상적인 모습을 보여 주는 영웅의 모습으로 등장한다. 다시 말하자면 『카스트루초 카스트라카니의 생애』는 『군주론』의 실제 모델을 ‘역사적’으로 제시하는 것이다. 마키아벨리는 말한다. 카스트루초가 보여 준 ‘비르투스(Virtus)’의 역사도 결국 ‘포르투나(Fortuna)’의 지배 아래 있었다고! 이것이 바로 내가 말하고 싶은 ‘인간 일반’의 모습이라고! _《해제》 중에서
출판사 서평
『군주론』 7년 후, 마키아벨리가 죽기 전 남긴 마지막 유언! “탁월함(virtu)을 추구하되, 운명(fortuna)의 냉혹함을 잊지 마라.” 『군주론』을 읽었다면 반드시 이 책을 읽어라! 마키아벨리가 말년에 정립한 삶의 통찰을 엿볼 수 있는 책, 『카스트루초 카스트라카니』 국내 최초로 번역되다! 실직한 마흔 네 살의 마키아벨리, 2년 뒤에 『군주론』을 쓰다 “운명의 신은 여신이므로 그 신을 정복하려면 난폭하게 다루어야 한다.” 마키아벨리는 마흔 네 살에 피렌체 관직에서 쫓겨난 후 『...
『군주론』 7년 후,
마키아벨리가 죽기 전 남긴 마지막 유언!
“탁월함(virtu)을 추구하되,
운명(fortuna)의 냉혹함을 잊지 마라.”
『군주론』을 읽었다면 반드시 이 책을 읽어라!
마키아벨리가 말년에 정립한 삶의 통찰을 엿볼 수 있는 책,
『카스트루초 카스트라카니』 국내 최초로 번역되다!
실직한 마흔 네 살의 마키아벨리,
2년 뒤에 『군주론』을 쓰다
“운명의 신은 여신이므로
그 신을 정복하려면 난폭하게 다루어야 한다.”
마키아벨리는 마흔 네 살에 피렌체 관직에서 쫓겨난 후 『군주론』에서 이렇게 말했다. 운명의 여신 포르투나는 탁월함, 결단력, 용기 같은 비르투로 거칠게 부딪칠 때 길들여진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운명에는 대담하게 맞서라는 말이다.
1498년 피렌체 공화정의 관직에 올라 외교 업무에서 발군의 기량을 보이며 맹활약했던 마키아벨리는 1512년에 갑작스레 실직하게 된다. 스페인에 의해 피렌체 공화정이 무너지고 메디치 가문이 피렌체를 다스리게 됐기 때문이다. 마키아벨리는 관직에서 쫓겨나는 것은 물론, 메디치 정부를 몰아내려는 음모에 가담했다는 혐의를 뒤집어쓰고 고문까지 당하다 간신히 풀려났다. 지방의 작은 농장으로 물러나 때를 기다리던 마키아벨리, 그런 그의 심정에 대해 시오노 나나미는 그의 책 『나의 친구 마키아벨리』에서 이렇게 묻는다. “마흔 네 살의 사나이에게 해직을 당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갖는 걸까.” 그것도 자신의 능력부족이 아닌, 불가항력에 의해 날개를 꺾이게 된 것이라면 그 사람은 어떤 심정이었을까.
『군주론』은 마키아벨리가 해직된 때로부터 2년 뒤 씌여졌다. 『군주론』에서는 자신에게 등을 돌린 운명의 여신을 ‘때려잡을’ 기세였다. 운명에 대담하게 맞서라고 종용하는 『군주론』의 마키아벨리는 이 무렵까지도 자신에게 찾아온 불행과 과감히 맞서 다시 한 번 중용될 꿈을 버리지 않고 있었다. 로렌초 메디치에게 바로 그 책 『군주론』을 헌상하며 다시 한 번 관직 복귀를 노렸던 것도 비르투로 포르투나를 길들이려는 시도였을 것이다.
마키아벨리가 조작한
영웅의 일생
『카스투르초 카스트라카니의 생애』는 마키아벨리가 『군주론』보다 7년 여 뒤에 쓴 책이다. 카스투르초 카스트라카니는 루카의 영주였고, 마키아벨리의 조국 피렌체를 궁지로 몰아넣은 당대의 영웅이었다. 마키아벨리는 이 짧은 책에서 그와 같은 카스투르초의 생애를 전형적인 영웅담 형식으로 풀어냈다. 루카의 한 사제가 포도밭에서 아이를 하나 주워다 키운다. 그 아이는 커서 루카의 용병대장 프란체스코 귀니지의 눈에 들어 양자로 입양된다. 이 아이가 카스투르초 카스트라카니다. 이때부터 카스트라카니는 놀라운 지략과 용맹으로 승승장구한다. 도중에 자기편이었던 피사의 용병대장 우구치오네에 의해 목숨을 잃을 뻔한 위기를 겪는 것도 영웅답다. 그리고 그는 피렌체 부대를 과감한 군사전략을 통해 섬멸하고 마침내 루카, 피사, 피스토이아의 넓은 영토를 차지하게 된다.
그런데 카스투르초 카스트라카니의 생애는 곳곳이 마키아벨리에 의해 조작되었거나 역사적 사실과 다르게 기술되었다. 해제를 쓴 김상근 교수는 카스트루초의 신비로운 출생 이야기부터 조작되었다고 한다. 카스트루초는 루카의 사제가 주워 키운 자식이 아니고 부유한 상인의 아들로 태어났다는 것이다. 1302년에는 영국으로 가 헨리 2세의 궁정에서 지내기도 했고 살인죄로 런던타워에 투옥되었다가 도망친 적도 있었다.
마키아벨리는 또한 이 책에서 카스트라카니는 감기 때문에 죽었다고 적었다. ‘1328년의 푸체키오 대혈투’에서 피렌체 기마병들을 아르노 강둑의 미끄러운 진흙에 몰아넣고 섬멸시켜 완벽한 승리를 거둔 카스트루초. 그가 전투를 마치고 돌아오는 병사들을 격려하기 위해 말 위에서 기다리다 피사 평원에서 몰아닥친 삭풍을 견디지 못하고 감기에 걸려 최후의 순간을 맞게 됐다는 거다.
그런데 실제는 좀 다르다. 카스트루초가 대승을 거둔 푸체키오 전투는 1328년이 아니라 1323년에 일어난 사건이었고, 카스트루초가 죽은 건 반란을 일으킨 피스토이아를 진압하다가 너무 과로했기 때문이었다. 그럼에도 마키아벨리는 카스트라카니의 삶을 비틀어 재조합했다. 왜 그랬을까?
왜 이 책을 『군주론』의
속편이라고 부르는가?
한마디로 이 책 『카스투르초 카스트라카니의 생애』에 나오는 카스투르초의 삶은 마키아벨리가 자신이 전하려는 메시지에 맞게 허구를 섞어 조합한 이야기였다. 이유는 이렇다. 마키아벨리는 카스투르초 생애의 전반부를 최대한 전형적인 비르투의 삶으로 묘사하고자 했다. 그의 생애를 영웅적으로 묘사할수록 자신이 전할 메시지가 분명해질 터였기 때문이다. 그런 다음 그의 생애가 최정점에 이르렀을 때 갑작스럽고 허무하게 죽음을 맞이하는 것으로 묘사하고자 했다. 그럴 때 포르투나의 냉혹함이 또렷하게 드러날 것이기 때문이었다.
마키아벨리는 그렇게 조합한 카스투르초의 이야기를 통해 자기 시대에게 꼭 들려주고 싶은 메시지가 있었다. 그건 바로 ‘인간의 운명에 관한 것’이었다. 마키아벨리는 『군주론』에서 남을 믿거나 타인의 힘에 의존하지 않고 자신의 용기와 기량, 지도력 같은 ‘비르투’를 발휘해 영웅적인 삶을 살아간 인물들을 보여 줬다. 그들을 삶을 예로 들며 탁월한 삶을 추구해야 한다고 가르쳤다. 포르투나에 순응하지 말고 담대하게 부딪쳐 그 냉혹한 여신을 길들이라고 했다. 우리는 이와 같은 『군주론』에서의 가르침이 마키아벨리 사상의 본질이라고 생각해왔다.
그러나 마키아벨리는 『카스트루초 카스트라카니의 생애』에서 영웅적인 카스트루초의 삶이 최정점에 이르렀을 때 냉혹한 운명이 카스트루초의 생명을 거둬버린 것을 극명하게 보여 줬다. 그리고 이 이야기를 통해 마키아벨리는 ‘인간의 한계’를 말하고자 했다. 바로 포르투나의 힘이 최종적으로는 우리 인간의 운명을 지배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그에 대한 최선의 방책은, 예측할 수 없는 운명의 여신 앞에서 모든 인간은 겸손해져야 한다는 것이었다. 『군주론』에서 냉혹한 여신과 대담하게 맞서라던 마키아벨리와는 많이 달라졌다.
『군주론』과 『카스투르초 카스트라카니의 생애』는 그래서 함께 읽혀야만 한다. 마키아벨리는 『군주론』에서 운명을 신의 섭리로 여기며 땀 흘리지 않고 시대만 한탄하는 지식인들을 통렬히 비판한다. 그러면서 간절한 기도로 신의 섭리를 바꾸려는 중세적 사고가 아니라 인간의 의지로 불확실한 상황을 뚫고 나갈 대안을 모색했다. 비르투를 추구하는 삶을 강하게 강조한 것이다.
그러나 『군주론』만으로 마키아벨리의 사상을 알았다고 할 수는 없다. 그 속편 격인 『카스투르초 카스트라카니의 생애』와 함께 읽어야 마키아벨리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운명을 숙명으로 여기지 말고 탁월함을 추구하며 그 운명을 길들여야 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이나 냉혹한 포르투나의 힘을 잊지 말고 자기 자신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라고 가르친다. 비르투와 포르투나를 이항대립적인 관계로 놓고 어느 한쪽이 다른 한쪽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그 둘이 서로 얽히며 살아가는 것이 ‘인간의 한계이자 조건’이라는 것이다. 포르투나에 질식할 듯 순응하는 세상에서는 비르투적인 삶이 필요하다. 그때 숙명인 듯한 세상에 변화가 찾아오고, 상황을 내게 유리하게 바꿔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비르투적인 삶이 정점에 이를 때에는 항상 포르투나를 생각하며 자신을 이해하고 겸손해야 한다. 언제 어느 때 냉혹한 운명의 힘이 상황을 어이없이 끝내버릴지 모르기 때문이다. 이 두 가지가 함께 고려될 때 마키아벨리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카스트루초 카스트라카니의 생애』가 『군주론』의 속편이라는 중요한 의미를 갖는 이유는 바로 이 때문이다.
여기엔 아마도 마흔 넷에 갑작스럽게 관직을 잃고 시골 농장으로 내려와 8년이라는 세월을 보내며 다시 복직하겠다는 희망을 버리지 않은 채 몸부림쳤던 마키아벨리의 개인적인 경험이 진하게 배어 있는 듯하다. 탁월함을 추구했지만 결국 냉혹한 운명에 의해 좌절된 카스트루초의 생애에 마키아벨리는 자신의 삶을 투영했었던 듯하다. 그리고 카스트루초의 감동적인 유언을 빌어 다음과 같은 메시지를 남겼다. 그건 비르투와 포르투나의 이항대립을 넘어서는 ‘인간에 대한 깨달음’이었다.
“탁월함을 추구하되, 냉혹한 운명의 힘을 항상 잊지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