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있는 곳간

[스크랩] "가지 않은 길" 샌프란에서 (3)

tlsdkssk 2014. 1. 4. 20:57

 

 

 

후배와 산호세에서 가까운 Woodside라는 곳에서 맞이한 주말 아침,

맑은 아침 공기가 엘에이를 떠나 오기를 너무나 잘 했다고 여겨졌습니다.

산길로 들어서는 입구에 작은 베이커리 겸 식당에서 커피와 아침을 해결하고

꼬불꼬불한 산길을 드라이브하는데 주말이라 오고 가는 차들도 거의 없고

Redwood가 우거진 숲 사이로 아침 햇살이 찬란하게 쏟아졌습니다.

 

 

 

후배는 처음 이 지역에 와서 이 산 속, 뒤로는 태평양 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별장같은 집에서 2년이나 살았다고 합니다. 

그 꼬불꼬불한 제법 높은 산 길을 아침 저녁으로 오르락 내리락,

더구나 안개가 많이 끼는 날에는 한치 앞도 안 보이는 길을...

 

낯선 땅, 이국에서 어떻게 이렇게 산 속에서 살 생각을 했는지

음악을 좋아하고 예술을 사랑하는 후배와 곁지기는 너무나 낭만적이었습니다.

곁지기는 은퇴하면 유럽의 어느 작은 마을에서 살고 싶어 한다고 하더군요.

영원한 이방인으로...

 

 

IMG_2576-1.jpg

 

 

 

숲 사이로 쏟아지는 찬란한 아침 햇살은

바닷가의 일출과는 사뭇 다른 느낌...

신비롭고 경건한 마음이 들기까지 했습니다.

 

 

 

 

지나가는 차도 별로 없는 길이라 길 가에 차를 멈추고 

아침 햇살을 담는다고 한참을 시간을 보냈습니다.

무슨 전문 사진가나 되는 것처럼 삼각대까지 펼쳐 놓고...ㅎㅎ

 

 

IMG_2559-1.jpg

 

 

찍을 때 뷰파인더로 보는 사진은 도무지 마음에 들지 않았는데

그래도 좀 괜찮은 것 몇 장이 있어서 이렇게 선을 보입니다.

 

 

 

 

사진을 정리하다 보니 피천득교수님하고 함께 공부하였다는

미국의 계관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Robert Frost,1874-1963)의

유명한 시 "가지 않은 길"이 생각납니다.

 

마침 장영희교수의 영미시산책 <축복>이라는 책 속에

이 시가 들어있었습니다.

번역문학이라는 것이 참 어려운 것이지요.

그래서 외국문학을 공부하는 것 자체가 결코 쉽지 않은 길...이라는 생각입니다.

너무 일찍 세상을 떠난 장영희 교수님을 기억해 봅니다.

 

 

The Road Not Taken

                    

                      -Robert Frost-

 

Two roads diverged in a yellow wood,

And sorry I could not travel both

And be one traveler, long I stood

And looked down one as far as I could

To where it bent in the undergrowth;

 

노랗게 물든 숲속의 두 갈래 길,

몸 하나로 두 길 갈 수 없어

아쉬운 마음으로 그곳에 서서

덤불 속으로 굽어든 한쪽 길을

끝까지 한참을 바라보았다.

 

Then took the other, as just as fair,

And having perhaps the better claim....

Oh, I kept the first for another day!

Yet knowing how way leads on to way,

I doubted if I should ever come back.

 

그러고는 다른 쪽 길을 택하였다. 똑같이

아름답지만 그 길이 더 나을 법하기에...

아, 먼저 길은 나중에 가리라 생각했는데!

하지만 길은 또 다른 길로 이어지는 법,

다시 돌아오지 못할 것을 알고 있었다.

 

I shall be telling this with a sigh

Somewhere ages and ages hence:

Two roads diverged in a wood, and I ---

I took the one less traveled by,

And that has made all the differnce.

 

지금으로부터 먼먼 훗날 어디에선가

나는 한숨 쉬며 이렇게 말할 것이다.

어느 숲속에서 두 갈래 길 만나 나는----

나는 사람이 적게 다닌 길을 택했노라고,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게 달라졌다고.

 

****

 

 

 

 

 

 

"지금 삶의 뒤안길에 서서 생각하면,

마음속에 가지 못한 길에 대한 회한이 가득합니다.

차라리 그때 그 길로 갔더라면...

그러나 이제 되돌아가기에는 너무 늦었습니다.

내가 선택한 길을 믿으며 오늘도 터벅터벅,

한 발자국이라도 더 앞으로 나아갈 뿐입니다."

 

장영희 교수님의 멘트 중에 일부분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에서 무언가를 주고 싶은 계절,

그리고 이런 노래에 마음 한자락 싣고 싶어지는 계절이 되었습니다.

프랑코 코렐리가 부르는 "Pieta, Signore!" 입니다.

 

Have Mercy, Lord!

주여, 자비를 베푸소서!

Pieta, Signore!

 

 

Have Mercy, Lord, on me in my remorse!

Lord, have mercy if my prayer rises to you;

Do not chastise me in your severity,

Less harshly, always mercifully, look down on me, etc.

 

Never let me be condemned to hell

In the eternal fire by your severity.

Almighty God, never let me be condemned to hell

In the eternal fire by your severity, etc.

 

Have Mercy, Lord,

Lord, have mercy on me in my remorse!

If my prayer rises to you, etc.

Less harshly, always mercifully, look down

Ah, look down on me Lord, etc. on me, etc.

 

Have mercy, Lord on me in my remorse, etc.

 

 

 

오랫만에 듣는 프랑코 코렐리(Franco Corelli, 1921-2003)의 음성이

너무 부드럽고 감미롭습니다.

 

 

 

 

 

출처 : ♣ 이동활의 음악정원 ♣
글쓴이 : cello911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