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과장이란...

tlsdkssk 2013. 11. 28. 11:19

 

[직장인레시피]'중간'에서 고군분투하는 나는 과장이다

 

기업에서의 과장, 차장, 팀장이면 직장인으로서 8부 능선에 있다고 볼 수 있다. 숨이 목구멍까지 차올라오는 지점이 바로 8부 능선이다. 그런데 아래에서는 빨리 올라가라 재촉하고 위에서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제 갈 길을 가버린다. 어쩌냐고? 정신 바짝 차릴 수 밖에!

즐거운 직장 생활의 첫째는 인간, 관계

오래전 직장인들의 삶을 보여줬던 <tv자병법>이라는 드라마가 있었다. 중년의 직장인이라면 기억할 수 있을 이 드라마는 삼국지에 나오는 유비, 관우, 장비, 여포라는 인물들의 성격을 그대로 빼닮은 직장인들이 회사에서 겪는 다양한 이야기를 그려 많은 인기를 끌었었다.

인기 만화 <무대리>의 주인공 '무대리' 또한 직장인의 애환과 좌충우돌을 보여주는 인물로 큰 인기를 끌었다. 사람들은 만화 속 무대리에 대해 대책없는 인물, 닮아서는 절대 안 될 사람, 근처에 두면 내가 위험해질 수도 있는 골칫덩이로 생각한다. 그러면서도 때로는 그에게 인간적 따뜻함을 느끼고 보호해 주고싶은 모성애를 느끼기도 했다. '무대리' 캐릭터는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빠져들 수밖에 없는 매력을 가지고 있었다. '황당한 무대리' 안에 내가 있고, 동료의 모습이 있으니 어찌 공감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그 결과 '무대리'는 대히트를 치며 직장인들이 즐겨 마시는 '소주'부터 각종 광고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직장인들의 생활을 그리는 드라마, 만화, 영화 등 다양한 에피소드를 보는 사람들은 '어쩜 저런 인물이 있을까?' 하면서도 그런 인물이 내 주변에 꼭 한둘은 있다는 사실에 무릎을 치곤 한다. 그는 직장 상사이기도 하고, 때론 부하 직원이기도 하다. 내 주변에 그런 사람들이 포진해 있다니. 심지어 주인공의 모습에서 내 모습이 보여 뜨끔한 적도 있다. 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직장인들이 회사를 그만 두는 첫번째 이유가 '일'이 아닌 '사람' 때문이라고 한다. 일하기 힘든 상사, 동료 때문에 회사를 떠난다는 비중이 30%를 차지하는 것을 보면 직장 생활에서 보이지 않는 인간 관계가 제일 힘든 부분 중 하나인 건 확실하다.

직장 생활 10년차 쯤 되면 대개 과장, 차장이 된다. 사회 초년생을 거쳐 대리를 지나 오늘에 이르렀고 그 과정에서 조직과 거래처의 다양한 사람을 만나면서 인간 관계의 미묘함에 단련되어 있지만 역시나 직장 생활에서 가장 어려운 업무는 사람을 상대하는 일이다. 위로는 상사, 아래로는 부하 직원 사이에 샌드위치처럼 끼어 있으니 과장은 너무나 피곤하고 힘들다.

기본적으로 세대가 다르다. 직장을 바라보는 가치관부터 일하는 스타일까지 너무나 다르다. 그런 엄청난 세대 사이에 끼어 있는 존재가 과장, 차장이니, 오 마이갓! 상사와 부하 직원 사이에서 중간자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할 경우 조직을 이끌 리더십이 부족한 것으로 찍힐까 전전긍긍, 위 아래를 맞추며 살아갈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사람이 다 내 맘 같지 않으니 이렇게 중간에 끼인 과장은 날로 스트레스만 쌓일 뿐이다. 상사의 요구부터 부하 직원의 요구까지 두 고객(?)을 위한 맞춤형 서비스를 오늘도 실시해야 하기 때문이다.

묻고 따지는 후배가 밉지만은 않다

직장 생활 8부 능선에 있는 과장급 직원은 상사가 원하는 방향에 맞춰서 업무를 진행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십중팔구 깨지고, 그 나이 먹도록 리더가 원하는 방향 하나 제대로 파악 못하는 무능력자로 취급받기 딱 좋다. 그런데 이런 걸 하나하나 정확히 알려주며 일을 시키는 상사도 드물다. 어렵게 어렵게 상사에게 좀 익숙해졌다 싶으면 또 인사이동으로 새로운 상사를 만나게 되고, 그러면 또 다시 새 상사의 스타일에 맞춰야 한다. 깐깐했던 이전 상사가 사라져줘서 좋았는데, 이번에 새로 부임한 상사는 만면에 미소를 띄며 훈계하는 스타일로, 그 속에 뭐가 들었는지 도통 알 수가 없다. 처음부터 새로 적응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후배 직원들과의 세대 공감에도 신경써야 한다. 후배들과의 원활한 소통 역시 조직 생활에서는 능력의 척도가 될 수밖에 없다. 시대가 바뀌고 세대가 달라지다 보니 내가 입사하던 시절의 기준으로 후배를 대할 수는 없다. 자칫 울컥함을 참지 못해 '지적'을 하거나 눈치를 줘도 당장 후배들로부터 '노땅 취급'을 당하게 된다. 요즘은 후배 사원에게 일 시키는 것조차 힘들다. 개인주의가 더 강해져 자기 일이 아닌 업무를 시키면 눈 똑바로 뜨고 '이걸 왜 제가 해야 하느냐'고 묻는다. 또박또박 묻고 따지는 후배가 얄밉기도 하지만 자기 주장을 분명히 이야기 하는 똘똘한 후배의 행동이 반드시 잘못된 것만은 아니다.

 

 

우리 선배들은 '내가 신입 땐 말이야…'로 시작되는 직장생활 무용담을 자랑삼아 얘기했고 우리는 그들의 이야기를 전부 들어준 세대다. 하지만 요즘 새로 들어온 후배들에게 그런 얘기를 꺼낸다는 것은 생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오히려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업무뿐 아니라 역할 모델로서 스스로 부끄럽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해야 한다. 최근 입사하는 신입사원들의 스펙을 보면 '만일 내게 다시 시험을 봐서 이 회사에 입사하라면 과연?' 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후배 사원들은 빵빵한 경력을 소유하고 있다.

 

 

오늘의 기준이라면 나는 서류 조차 통과하기 어려울 것이다. 아직은 조직 생활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에 업무를 가르쳐 주고 이끌어 주며 그나마 선배의 위엄을 세우며 지내는 정도다. 하지만 후배 사원들은 새로운 기술이나 시스템을 받아들이는 속도가 확실히 빠르다. 그러니 언제 이들에게 밀릴지 모를 일이다. 아래에서는 이렇게 치고 올라오고 위에서는 상사가 확실히 눌러주니, 아, 찌그러진 샌드위치 신세를 언제나 면할 수 있을까?고군분투해야 하는 운명적 포지션과장, 차장은 상하 직원들과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정신적 스트레스 뿐 아니라 업무 스트레스도 크다.

 

 

10년 이상 일을 했으니 당연히 업무에서는 베테랑이요, 회사가 돌아가는 방향부터 일이 처리되는 시스템에 정통한 게 정상이다. 그러다 보니 주어지는 일도 많아질 수 밖에. 상사는 새로운 일만 생기면 어김없이 "김 과장~!"을 외친다. 지금 하고 있는 일도 마감이 빠듯한데 새로운 업무가 시도 때도 없이 떨어진다. 자연스레 야근과 휴일 근무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런 일상을 대변하듯 직장인들의 잦은 야근과 휴일 근무를 풍자한 요일표가 등장했다. '월화수목금금금'이 그것. 실제로 우리나라 직장인의 연 평균 근무 시간은 2011년 기준 OECD 34개 국가 중 2090시간으로 2위를 차지했다.

 

 

미국의 연간 근로 시간이 1704시간인 점을 감안하면 우리나라 직장인들은 추가적으로 384시간, 1일 8시간 기준으로 따지면 일년에 48.2일을 더 일하고 있다는 말이다. 과장, 차장의 업무량은 이보다 더 많다. 사원, 대리급이 주로 하는 단순성 업무와 달리 머리를 쥐어 짜야 하는 일을 주로 하는 과장, 차장의 업무들은 협력도 거의 불가능한 형태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힘들든 쉽든 시작부터 끝까지 혼자 처리해야 한다. 때로는 후배 직원들과 함께하기도 하지만 그 경우 가르쳐가며 일을 진행해야하니 차라리 혼자 하는 것만 못하다.

 

 

어느 직급인들 직장인 치고 인간 관계, 업무 스트레스가 없겠는가. 그러나 <한 명의 중간관리자가 10만명을 먹여 살린다> 라는 책의 제목이 말해주듯 중간 관리자급인 과장, 차장에게 회사가 요구하는 역할과 책임은 막중하다. 반대로 감내해야 하는 스트레스가 크다는 말이기도 하다. 아래 직원에게 힘들다고 하소연하자니 체면이 안 서고, 상사의 높은 기대치에 부응하기 위해 달리다 보니 오늘도 과장, 차장들은 고군분투 중이다.

'스크랩'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마늘과 콩  (0) 2013.12.02
나 홀로 즐겁게  (0) 2013.12.02
채소 야채 잔류농약 제거법  (0) 2013.11.27
멘탈 트레이닝  (0) 2013.11.24
식물성 식품의 장점  (0) 2013.1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