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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홀로 즐겁게

tlsdkssk 2013. 12. 2. 07:15

생활의 지혜

폼나게 자유롭지만 자기계발엔 '자유'없죠

[창간7주년 특집-1인가구 시대] '나홀로 생활 8년차' 안나민씨의 해피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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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싱글족 생활을 즐기고 있는 직장인 안나민씨가 서울 장안동에 위치한 자택에서 취미로 배운 베이스기타를 연주하고 있다. / 이명진 기자 mjlee@nocutnews.co.kr

    직장인 안나민(29)씨는 1인 가구다. 나홀로족으로 입문한지 벌써 8년. 혼자 식당에서 밥을 먹고, 혼자 영화관에 가고, 혼자 훌쩍 여행을 떠나는 것이 익숙한 솔로다.

    쏟아지는 업무량과 잦은 야근으로 바쁜 직장 4년차지만, 안씨의 일주일은 정신 없이 지나간다.

    매주 수요일 퇴근 후에는 밤 10시까지 강남의 한 커피학원에서 라떼아트 수업을 듣고, 주말에는 사회인 야구단에서 활동한다. 최근까지만 해도 아침에는 영어학원, 저녁에는 헬스장까지 다녔다는 안씨는 "혼자 살다보니 더 바쁘게 살려고 한다"고 말했다.

    ■ 제품 구매는 취향에 맞춰서

    통계청에 따르면 2012년 기준 1인 가구는 453만9000가구로 전체의 25.3%다. 네집중 한집이 '나 혼자 산다' 멤버인 셈이다. 우리 주변에서 만나는 1인 가구는 어떤 모습일까?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의 안씨의 집을 찾았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깔끔한 거실이 눈에 들어왔다. 발 받침(스툴)이 있는 개인용 소파와 2인용 소파가 있고 부엌에는 미니 라디오가 놓여진 붉은색 식탁이 눈에 띄었다. 소박하지만 아기자기한 분위기다. 뭔가 허전하다 싶다 했더니 TV가 없다. 거실 한쪽이 텅 비어 있다.

    안씨는 소파 옆 탁자 위에 놓인 미니 프로젝터 빔을 가리켰다. 안씨는 "혼자서도 영화관을 찾을 정도로 영화를 좋아하는데, 큰 화면으로 보고 싶어 거금을 들여 장만했다. TV, 인터넷, 영화도 볼 수 있어 내 라이프 스타일에 딱 맞다"고 말했다.

    반지하에서 살다가 지난 7월 이사했다는 안씨는 요즘 살림 채우는 재미로 살고 있다. 집을 카페풍으로 꾸미고 싶다는 그는 "원하는 디자인이나 취향에 맞춰 제품을 구매할 수 있다는 것이 혼자 사는 장점 중 하나"라며 웃는다.

    제품 구매시 디자인만큼 고려하는 것은 가격대. 꼼꼼한 가격비교는 필수다. 원하는 디자인의 2인용 소파를 1주일을 넘게 온라인 사이트를 뒤진 끝에 애초 예상보다 20만원 정도 저렴하게 구매했다.

    평소 간편한 소셜커머스나 온라인 쇼핑몰을 즐겨 이용하긴 하지만, 원하는 디자인의 제품을 위해 발품을 팔기도 한다. 식탁의 경우 을지로에 위치한 한 가구 판매점에서 10만원대 초반에 장만했다. "상업용으로 판매하는 곳인데 집을 카페처럼 꾸미고 싶어서 2인용으로 따로 맞췄어요."

    ■ "혼자서도 여왕처럼 먹어요"

    나홀로족의 가장 큰 고민은 아무래도 '식(食)'이다. 안씨의 부엌 수납장을 살펴보니 1인 가구 필수품이라 불리는 라면, 간편식, 통조림 등이 쌓여 있다. 예전에는 냉동 간편식을 즐겨 먹곤 했지만, 올해 초 요리학원에 다닌 후 저녁에는 직접 요리를 해먹는다.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해 함께 식사를 하기도 하고, 음식 사진을 찍어 SNS에 올리는 즐거움도 쏠쏠하단다. 안씨는 냉장고 옆 책꽂이에서 모아둔 요리법을 꺼내 보였다. 잡지를 읽다가 요리 부분은 따로 모아두거나 사진을 찍어 조리시 활용한다. "한식뿐 아니라 파스타를 해먹거나 스테이크도 혼자서 구워 먹는다"고 말했다.

    "오롯이 나를 위해 요리를 하는 거죠. 와인을 곁들이기도 하고, 일부러 예쁜 접시에 담아서 먹어요. 혼자 기분 내고 싶을 때 가장 손쉬운 게 요리니까요. 혼자 먹으면 왠지 서글프잖아요. 그래서 더 신경 써서 먹으려고 해요. 여행 가서 마음에 드는 접시를 발견하면 꼭 사옵니다. 혼자 먹을 때 사용하려고요."

    정보 공유도 활발하다. 강좌를 들으면서 친해진 친구들과 한 달에 한번씩 친목 모임을 하거나 온라인 커뮤니티를 개설해 음식 관련 정보를 나눈다. '얼룩 지우는 법' '음식물 쓰레기 냄새안나게 하는 법' 등 생활속 궁금한 정보는 1인 가구들이 즐겨 찾는 온라인 사이트를 참조한다.

    ■ 자기계발·취미생활 아낌없이 투자

    안씨는 특별한 계획이나 일정이 없으면 친구와 약속을 잡거나, 하다못해 서점에라도 가서 책을 읽는다. 여가시간을 무의미하게 보내는 자신이 싫어서다. 혼자 사는 만큼 자기 통제와 관리는 중요하다고 말한다. 혼자 살면서 달라진 생활 방식이다.

    취업 후 경제적으로 자립하게 된 후부터는 자기계발이나 여가생활에 아낌 없이 투자한다. 월급의 60% 이상 저축을 하고 생활비를 제외한 약 20% 정도는 자신에게 투자한다.

    메이크업 클래스부터 와인 수업, 대학때 드럼을 쳤던 경험을 살려 문화센터에서 베이스 기타도 배웠다. 올해 초에만 이탈리아 요리와 한식 강좌, 드로잉수업, 영어학원, 중남미 문화·역사 강좌를, 여름에는 우연히 소셜 커머스업체에서 윈드 서핑 강습 교실을 보고 덜컥 등록해 들었다.

    바리스타 자격증이 있는 그는 현재 커피 심화 수업인 라떼아트 코스를 듣고 있다. 주말에는 대학 선배의 권유로 지난해 5월 부터 사회인 야구단에 매니저 겸 서포터즈로 몸담고 있다.

    "1인가구의 큰 장점은 집에 있는 시간을 마음껏 활용할 수 있고, 간섭받지 않는 자유로움입니다. 오롯이 나를 맞춘 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것이죠. 그러나 혼자 살면서 뼈저리게 느낀 것은 '움직여야 어떤 일이든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집에만 있으면 저에게 말을 걸어주는 이도 없고 삶에 자극을 받을 만한 일도 벌어지지 않죠. 그래서 직접 찾아 나서려고 하고, 더 적극적으로 살려고 하는 거죠. 누구나 똑같이 주어진 24시간이지만, 시간을 더 많이 활용하고 있다는 기분이 들어서 뿌듯해요."

    ■ 스스로 책임지는 자립심 키워

    17세에 가족들과 이민을 떠난 후 한국에서 대학을 다니게 되면서 1인 가구 생활을 이어왔다. 중간중간 동생과 함께 산 적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혼자였다. 혼자라서 단점도 있다. 가족들과 떨어져 살다 보니 아파도, 슬퍼도 모든 것을 혼자 감당해야 한다는 것.

    그러나 안씨는 1인 가구의 삶에 만족한다고 했다. 주변 사람들에게도 '혼자 살기'를 적극적으로 추천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혼자서라도 뭐든 다 할 수 있을 것 같은 의지가 생깁니다. 혼자서 해결해야 할 일들이 많으니까요. 집을 알아보거나 계약할 때도 혼자 알아서 해야 하고, 하다못해 집에서 못 박을 일도 생기죠. 선택과 그에 대한 결과는 모두 스스로 책임질 수밖에 없죠. 그러다 보니 저도 모르게 독립적으로 변한 것 같아요. 혼자 살면서 한 단계 성숙해졌다는 기분이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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