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정당화 효과
사람들은 대부분 자신이 한 행동에 대한 보상이 많으면 많을수록 그 행동을 더 자주하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런 생각은 정말 옳은 것인가?
미국 로체스터대 심리학과 교수인 에드워드 데시는 이와 관련하여 한 가지 실험을 하였다. 그는 학생들을 두 집단으로 나누어 그 중 한 집단은 퍼즐을 풀 때마다 보상을 주었고, 나머지 한 집단에게는 퍼즐을 풀어도 보상을 주지 않았다. 이렇게 퍼즐을 몇 번 풀게 한 후에 학생들을 실험실에서 내보내고 다시 퍼즐을 할 기회를 주었다. 두 집단이 학생들 중 어떤 학생들이 퍼즐 놀이에 많이 참여했을까? 보상 없이 퍼즐을 풀었던 집단의 학생들은 대부분 퍼즐 놀이를 한 반면, 보상을 받고 퍼즐을 풀었던 학생들은 퍼즐 놀이에 별로 참여하지 않았다. 이 실험은 다른 심리학자들에 의해서 다양한 조건으로 변형되어 반복되었고 그때마다 거의 비슷한 결과가 나타났다.
이와 같은 실험의 결과는 ‘과잉정당화 효과’에 의해 나타난 것이다. 과잉정당화 효과란 자기 행동의 동기를 자기 내부에서 찾지 않고 외부에서 주어진 보상 탓으로 돌리는 현상을 말한다. 사실 이러한 과잉정당화 효과는 데시의 실험 이전에도 언급된 적이 있었다. 뉴욕 코넬대의 다릴 벰은 인간은 다른 동물들과는 달리, 자기가 하는 행동을 스스로 관찰할 수 있는 동물이라고 말했다. 인간은 자신이 하는 행동을 고나찰하고 자신이 어떤 상태인지를 파악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자신이 보상을 받고 어떤 일을 한다면 자신이 그 일을 하는 것은 보상 때문이라고 생각하게 되고, 소상이 없는데도 어떤 일을 한다면 그것은 정말 좋아서 하는 것이라고 믿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떤 경우에 과잉정당화 효과가 잘 일어날까? 돈이나 음식, 혹은 상품 같은 물질적인 보상이 과잉정당화 효과를 잘 일으키는 반면, 칭찬이나 관심과 같은 심리적이고 비물질적인 보상은 과잉정당화 효과를 잘 일으키지 않는다. 그리고 어떤 일을 얼마나 잘 했는지를 고려하지 않고 단지 그 일을 수행한 것만으로 보상을 하는 경우에 과잉정당화 효과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다시 말해 성취도에 따라서 체계적으로 주어지는 보상은 그것이 물질적이라 할지라도 과잉정당화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과잉정당화 효과가 의미하는 바는 보상이 능사가 아니라는 것이다. 지나친 보상은 어떤 일을 하고자 하는 내적 동기를 약화시킬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과잉정당화 효과는 지나친 보상이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는 역설을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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