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흐르는 상자

[스크랩] 푸른 옷 ......... 김지하

tlsdkssk 2012. 4. 1. 14:00

 

 

 

 

 

  

 

 

 

 

푸른 옷   ..........   김지하

   

 

 

새라면 좋겠네

물이라면 혹시는 바람이라면

 

여윈 알몸을 가둔 옷

푸른 빛이여 바다라면

바다의 한때나마 꿈일 수나마 있다면

 

가슴에 꽂히어 아프게 피 흐르다

굳어버린 네모의 붉은 표지여 네가 없다면

네가 없다면

아아 죽어도 좋겠네

재 되어 흩날리는 운명이라도 나는 좋겠네

 

캄캄한 밤에 그토록

새벽이 오길 애가 타도록

기다리던 눈들에 흘러넘치는 맑은 눈물들에

영롱한 나팔꽃 한 번이나마 어릴 수 있다면

햇살이 빛날 수만 있다면

 

꿈마다 먹구름 뚫고 열리든 새푸른 하늘

쏟아지는 햇살 아래 잠시나마 서 있을 수만 있다면

좋겠네 푸른 옷에 갇힌 채 죽더라도 좋겠네

 

그것이 생시라면

그것이 지금이라면

그것이 끝끝내 끝끝내

가리워지지만 않는다면.

 

 

 

 

 

 

 

 

 

 


Without You - Paul Cardall

 

 

 

 


                                    출처 : ♣ 이동활의 음악정원 ♣
                                    글쓴이 : 한줄 바람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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