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 典 名 詩 (五)
1. 들길을 걸으며
진 화 -고려 문인
홍매화 뚝뚝 지고
실버들 능청능청
이내 밟아 거니는
느직한 걸음걸음
갯마을 닫힌 문엔
말소리 도란도란
한 가람 봄비의
푸른 올올이여!
小梅零落柳기垂 閑踏淸嵐步步遲
漁店閉門人語少 一江春雨碧絲絲
** 기 : 人변에 속일欺임. 옥편에 찾으니 ‘취할 기’라고 나와 있는데, ‘컴’에는 없어 ‘기’ 표기했음.
2. 뜻 가는 대로 <述志>
길 재. 고려 말의 학자
시냇가 초가집에 찾는 인 달과 바람,
외객은 아니 오고 산새랑 지껄이다.
대숲에 평상 옮기어 누워서 책을 본다.
臨溪茅屋獨閒居 月白風淸興有餘
外客不來山鳥語 移床竹塢臥看書
3. 봄 날 <春日>
권 근 - 조선 초기 문신
비 갠 봄바람에 저녁별 해맑은데,
집 그늘에 몸을 숨긴 살구꽃 두어 가지
함초롬 수줍음에 젖어 발그스레 내민 얼굴!
春風忽己近淸明 細雨비비 成晩晴
屋角杏花開欲편 數枝含露向人傾
4. 회 포 <書懷>
김 굉 필-신라 초기 학자
한가로이 홀로 살아 왕래를 끊고
달 불러 내 孤寒의 넋을 쬐나니,
그대여, 生涯事 물어 뭘하나?
만 이랑 연기 물결, 몇 겁 산이네.
處獨居閒絶往還 只呼明月照孤寒
憑君莫問生涯事 萬頃烟波數壘山
5. 무 위 < 無 爲>
이언적 -조선 초기 문신, 학자.
萬物變遷無定態 一身閒適自隨時
만물이 때를 따라 年來漸省經營力 長對靑山不賦詩
변천하듯이
이 몸도 한가로이
자적(自適)하노라.
몇 해째 애쓰는 맘
점차 줄어져
길이 청산 대할 뿐
시도 안 짓고….
6. 고 목 (古 木)
김인후 _ 조선 초기
뼈만 남은 반 나무
이젠 풍정도 겁나지 않네.
우뚝 서
삼촌을 굽어보며 (**삼촌: 봄의 석달)
꽃 피던
마르던
세월에나 맡겼네.
半樹惟存骨 風霆不復憂
三春何事業 獨立任榮枯
허울 다 털어버린 반 남은 늙은 나무,
바람도 벼락도 새삼 두려울 것이 없네.
세월에 영고를 맡기고 초연히 선 입명(立命)이여!
**立命: 天命에 좇아 마음의 평화를 얻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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