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흐르는 상자

오늘, 또 하루의 삶/이영춘

tlsdkssk 2010. 1. 26. 17:50
제니의 아우라 | 조회 453 | 09.11.11 13:02 http://cafe.daum.net/musicgarden/5kT6/5633 



          오늘, 또 하루 삶 / 이영춘

          난로에선 주전자 물 부글부글 끓어오르고 나는 끓는 주전자 뚜껑 죽어라, 죽어라 내리누르고 누르고 주전자 속 보리 알갱이들은 두 눈 벌겋게 뜨고 달려든다 튀어나온다 이 겨울 한복판, 빈 벌판에 내동댕이쳐진 양은 냄비하나 겅중겅중 뛰어 나에게로 달려온다 할머니가 감자 톨 구워 주던 화롯가 어머니가 알밤 까 주던 아궁이가 그립다 새삼 난롯가에는 여전히, 주전자 속에는 여전히 부글부글 내 삶들이 들썩이는데 저만치 등 뒤에선 누군가 누군가가 자꾸 주전자 뚜껑을 내려놓고 떠나라고 소리친다 .

'詩가 흐르는 상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너를 기다리는 동안/성찬경  (0) 2010.02.09
김삿갓의 시  (0) 2010.02.07
호수/문병란  (0) 2010.01.26
흰 바람벽이 있어/백석  (0) 2010.01.26
하루/천양희  (0) 2009.1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