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흐르는 상자

[스크랩] 겨울비 - 황 동 규

tlsdkssk 2009. 12. 1. 05:52


겨울비 황동규 두 번째 닭이 운다 예수도 불타도 아르튀르 랭보도 사람들이 그냥 세상 사람처럼 사는 걸 못 참았는데 닭이 그냥 동네 닭처럼 우는 걸 바퀴벌레들이 바퀴벌레처럼 숨는 걸 사람들이 눈꺼풀 벗기며 잠자리에서 일어나 건강식 한 공기 삼키거나 빵 한 조각에 인스턴트커피 마시고 집을 나서는 걸 못 참아했는데 아파트 밖 겨울 초등학교 짐승 우리에서 못 견디겠다는 듯이 어눌한 어조로 닭이 세 번째 운다 조금 후엔 사람들이 하나같이 엘리베이터에 몸을 한번 넣었다가 끄집어내어 말없이 건물을 빠져나가리라 아파트 불빛에 잡히지 않는 겨울비가 나오는 사람마다 이건 누구지? 하나씩 냄새를 맡고 있다

Ghost (Raining Version) / Giovanni Marradi


♡Namaste♡


2009/11/25/상그릴라

      출처 : 겨울비 - 황 동 규
      글쓴이 : 상그릴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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