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흐르는 상자

[스크랩] 파가니니의 연못 / 유수연

tlsdkssk 2009. 8. 16.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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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가니니의 연못 / 유수연 당신과의 정사는 초록 숲이 우거진 흐린 그늘이었던가요 일초에 열두 개의 감성을 신경세포의 활로 낱낱이 건드리면서 지나가시는군요 E선의 유두에 당신의 입술을 닮은 활이 스치기만 해도 나는 가늘고 긴 고음의 물결로 흩어집니다 그늘의 굴곡이 다른 음들 몇, 사랑처럼 지나갔지요 몸의 또는 영혼의 쾌락은 악마적인가 의심합니다 그래요 당신의 활이 순식간에 열두 곳 성감대를 건드려요 절정을 향해 치받는 감성의 음들을 받아먹은 잉어, 그 부레처럼 부풀고 있어요 두려워요 영혼을 악마에게 판 당신, 내몸의 또는 영혼의 부레가 당신의 입김으로 부풀어요 터질 듯, 얇아질 대로 얇아진 투명풍선처럼 부풀어올라요 발은 이미 딛을 곳이 없어요 한순간 둥실 떠올랐으나... **파가니니는 바이올린으로 1초에 열두 개의 음을 연주했다.
출처 : 파가니니의 연못 / 유수연
글쓴이 : 제니의 아우라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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