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 한자락

뽀로로 할아버지는 어디에?

tlsdkssk 2011. 4. 5. 13:20

 엘리 유치원을 보내려 머리를 빗기고 있던 중이었다.

뜬금없이 엘리가 물었다.

"뽀로로 그려 주던 할아버지는 왜 안 와?"

할아버지 얘기는 좀체 꺼내지 않던 애가 갑자기 왜그랬을까?

뽀로로는 요즘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이다.

남편은 엘리를 보러 오면 스켓치북을 펼치고 뽀로로를

그려주곤 하였는데, 그의 그림 실력은 수준급이라

내가 흉내내는 것보다 훨씬 엘리를 만족시키곤 했다.

나는  잠시 머뭇거리다,

"할아버지는 먼데 가셨어."

그러자 엘리는,

"먼데 어디?"

나는또 멈칫거리다 대답했다.

"저기 하늘나라에..."

"거긴 왜 갔어?"

갑자기 눈시울이 더워져 이번엔 대답하지 않았다.

그러자 엘리가 이렇게 대답한다.

"으응, 있잖아, 할아버지가 엘리를 지켜주려고 하늘나라 갔어."

그제야 나는,

"맞다, 정말 그래!"

엘리 때문에 아침부터 눈시울을 적셨다.

그 시간, 아들은 제 방에서 출근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이 대화를 들었는지 못 들었는지는 모르겠다.

암튼 아들이 현관을 나서고 난 뒤 핸펀 문자를 보내왔다.

내용에 글씨는 하나도 없고 빨간 하트 네 개를

꾹꾹 찍어보냈다.

나는 답장을 쓰며 두개만 찍어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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