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아 에세이가 출판 즉시 머잖아 매진 사태를 빚을 듯 팔린다고 한다.
연인 사이였던 변양균씨 외에 정 전 총리도 거론되는 모양인데
여자 하나 잘 못 건드려 여러 남자가 망신살이 뻗쳤다.
여자도 여자 나름, 보다 성숙한 자존심을 지닌 여자였다면 이런 식으로 까발리지는 않았을 것 같다.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현상은 출판계에도 왕왕 있는 일이지만,
또한 나는 그들의 사건을 정확히 알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같은 여성으로서 신정아에게 유감스런 마음을 지울 수 없다.
자서전식의 에세이는 자칫 자기 미화나 합리화를 부르기 마련이다.
옥살이를 마치고 나온 그녀로선 복수의 칼을 휘두르고 싶기도 했을 것이다.
그러나 고의든 아니든 학력 위조와 변씨와의 부적절한 관계로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다면
이런 까발림 식의 책을 들고 나오는 건 너무 유치한 처사가 아닐까.
잘 알지도 못하는 변씨나 정씨를 편들고 싶은 마음은 없다.
허나 그들의 가족들이 겪을 수모와 고통을 생각하면 그녀의 행태가 도무지 못마땅하다.
보복성 인가?
그도 아니면 스캔들 마케팅으로 돈을 벌고 싶은 건가?
조금 더 살아보면 인생이 달리 보일 수도 있을 텐데,
아직 마흔도 못 된 여자가 자신이 지껄인 몇 마디의 말로
남의 인생과 무고한 그 가족들에게까지
상처를 입힌다는 건 너무 치졸한 짓거리인것 같다.
긴 안목으로 바라볼 때 그렇게 하여 그녀가 얻을 수 있는 게 무엇일까?
또 한번의 가십 거리를 제공한 것?
그리하여 심심한 세인들에게 오징어 땅콩을 대접한 것?
나는 그런 오징어 땅콩은 절대 사먹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한 시절 자신의 정열을 받친 사람이라면 침묵해주는 것이
자신과 상대에 대한 예의일 것 같기도 하다.
설령 상대에 대한 배신감으로 치가 떨린다 해도 그 또한 자신의 책임도 따르는 것이기에
그런 건 무덤까지 가지고 갈 말인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