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의 원 이름은 이보다 더 길지만, 보통은 줄여서 코리라고 불린다.
생김새는 붕어랑 비슷한데,밑바닥의 배설물들을 잘 먹어치우기에 일명 청소물고기라 불리기도 한다.
어제 며칠만에 집에 돌아와 어항을 바라보니 열네 마리 구피들 사이의 세마리 코리들이
열심히 움직이며 노는 모습이 어찌나 귀엽던지 잠잘 생각도 잊은 채 1시간이나 넘게 바라보았다.
구피들도 귀엽지만 코리들 노는 모습이 더 내 눈길을 끌었다.
베란다 문을 여니 화초도 놀라울만큼 웃자라 있다.
남천 두 그루가 내 한뼘 길이도 넘게 키가 자란데다가 잎새마저 세수대야만큼 너르게
퍼져있지 않은가. 나는 그만 와~ 하고 환호성을 지르고 말았다.
화초 키우기야 말할 것도 없지만, 물고기들을 키우기 시작한 것 역시 참으로 잘한 일인 것 같다.
조용하고 깨끗하며 자태가 아름다운 데다가 설령 죽는다 해도 크게 슬프지 않고
그러면서도 그들이 주는 동적인 움직임이 내게 활력을 준다.
그 작은 물고기들의 움직임을 따라가노라면 시간이 가는 줄 모르게 뻐져들게 된다.
오늘 아침 눈을 뜨니 기운이 바닥이다.
요즘 내 갑상선 수치가 조금 높아졌는데, 그 영향인지도 모르겠다.
침대에 계속 뭉개고 있을까 하다가 '코리' 생각이 번쩍들었다.
아, 코리를 몇 마리 더 사다 넣자.
그러면서 힘이 불끈 솟았다.
기력이 없다는 건 마음의 정열이 없다는 것일 수도 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시름거리던 내가 이렇게 활력을 되찾을 수가....
그 길로 밖으로 나왔다.
마트의 수족관에 가니 핑크 색상이 도는 코리들이 많이 보였다.
코리 세마리와 연한 불루 색이 아름다운 숫놈 구피와 암 구피 한 마리를 더 사왔다.
어항 뒤에 작은 식물들을 배치해 놓으니 얼핏 보면 어항이 밀림처럼 보인다.
이 작은 물고기가 주는 기쁨이 이리 클 수가 없다.
사람은 때로 나를 지치게 하고 갈등이 생기고 하는데, 식물과 물고기는 오로지 내게
기쁨과 행복만을 안겨주는 것 같다.
고요 속에서 그런 큰 기쁨을 안겨주니 더 없이 고마운 존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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