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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라비앙로즈> 저주받은 인간의 장미빛 인생...

tlsdkssk 2007. 11. 30. 15:04

영화 라비앙로즈 포스터

 

"神은 그녀에게서 노래 이외의 모든것을 앗아갔다"

 

에디트 삐아프(Edith Piaf).. 1912년 프랑스 파리 빈민가 베이르 72번가에서 태어났다. 원래 이름은 '에디트 지오바나 가숑'.. 그리고 1935년 당시 클럽의 주인이던 루이스 레플리에 의해 ‘에디트 삐아프’(작은참새)라는 이름과 함께 무대에 데뷔한다.  이후 1944년 물랑 루즈 무대에서 이브 몽땅과 결혼을 발표하면서 그와의 사랑의 희열을 노래한 '장미빛 인생'(La vie en rose) 이 탄생한다. 하지만 그는 곧 마를린 먼로와 사랑에 빠지면서 그녀를 버린다.

러나 그와 이혼하면서 1948년 에디트 삐아프의 진실한 사랑이었던 세계 미들급 권투 챔피언 '막셀 세르당'과 사랑에 빠지게 되는데, 불행히도 그 사랑마저 2년 후인 1950년 비행기 추락사고로 잃게된다.  그 이별의 아픔을 담은 노래가 지금도 유명한 '사랑의 찬가'(l’Hymne l’amour)
다. 그리고 1963년 짧은 51세를 일기로 생을 마감한다. 그녀가 부른 ‘아무 것도 후회하지 않아(Non, je ne regrette rien)’는 <타인의 취향>, <파니핑크>, <몽상가들>과 같은 세계적인 명작의 배경음악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마약과 알콜중독, 그리고 두번의 이혼과 결혼..자동차 사고로 평생 굽은허리를 가지고 허리를 쥐어짜며 노래를 불러야 했던 '에디트 삐아프'..

 

에디트 삐아프의 삶의 무게가 고스란히 전해져 오는 샹송 영화 <라비앙 로즈>

 

 

영화 스틸 (자료 라비앙로즈 홈페이지)

 

 

뛰어난 연출력과 연기력, 2007 베를린 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 돼

 

한 인간의 삶을 재연하는 실화에 있어서 시간의 흐름은 중요하다.  먼저 과거로부터 현재로 이어가는 보편적인 방법이 있고, 또 하나는 현재의 삶을 이어가면서 과거를 투영시키는 역주행식의 방법, 그리고 또 하나는 시간의 흐름을 무시하고 사건을 중심으로 그려내는 방법이 있다.  <라비앙로즈> 에서 사용된 방법은 아마도 마지막의 것인 듯 하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면서 장면은 수시로 바뀐다. 그래서 보는이로 하여금 그 상황에 몰두하지 못하게 만들어 버린다. 아마도 영화에 등장하는 음악의 내용과 가사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라면 더욱 헷갈릴 수 밖에 없다.  감독의 연출 의도를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아마도 이 영화에서 보여주려 했던 것이 '시간의 흐름' 에 순응하지 않으면서 '음악의 흐름' 으로 이끌어 가는 것이었다고 볼 수 있겠다.

 

영화에 직접 등장하지는 않지만 당시 프랑스는 1차 세계대전에 참전하던 때였다.  어린 에디트 삐아프가  거리에서 군가를 부르는 장면에서 당시를 짐작할 수 있다. 감독은 이 노래를 이 영화에 등장하는 삐아프의 첫 노래로 삽입했다. 그것은 그녀의 인생에서 개인이 치러야 할 전쟁과도 같은 상황을 암시하는 복선이라고도 할 수 있을 듯 싶다.

 

 

막셀 세르당 역의 장 피에르 마틴 (자료 라비앙로즈 홈페이지)

 

 

영화 스틸 (자료 라비앙로즈 홈페이지)

 

 

애디트 삐아프 역의 마리온 코티아르

 

 

에디트 삐아프로 완벽 분장한 마리온 코티아르

 

이 영화의 묘미.. 저주받은 삶의 한 가운데서 사랑의 찬가를 부르는 삐아프를 그려낸 '마리온 코티아르' 의 뛰어난 연기력...  

 

에디트 삐아프는 죽기 직전 가진 인터뷰에서 “사랑은 경이롭고 신비하고 비극적인 것. 사랑은 노래를 하게 만드는 힘. 나에게 노래 없는 사랑은 존재하지 않고 사랑이 없는 노래는 또한 존재하지 않는다” 라고 말했다.  그만큼 타인의 눈으로는 저주받은 인생으로 비춰지지만 정작 그 인생을 살아가는 본인은 '사랑' 의 힘이 얼마나 위대했는지 증명해주면서 삶을 마감했다. 

 

이런 이중적인 삶의 연기를 해 내야만 했던 여주인공은 '마리온 코티아르'... 1975년 9월30일 프랑스 태생으로 '2007년 미국 버라이어티지 가장 영향력 있는 50인'에 선정 되기도 했던 그녀는 이미 우리에게 익숙한 배우다.  <택시> 시리즈,<러브 미 이프 유 대어>를 비롯해 팀 버튼 감독의 <빅 피쉬>에 출연하면서 헐리웃에 진출했고, 러셀 크로우 감독의 <어느 멋진 순간>이란 영화에도 등장했다.   

 

어린 시절의 에디트 삐아프를 연기한 ‘마농 쉐발리에르’와 ‘폴린 벌렛’의 나이답지 않은 놀라운 연기력에 이어 20대부터 40대까지의 에디트 삐아프가 된 그녀는 독특한 분장과 몸짓으로 에디트 삐아프를 완벽히 재현하며 눈부신 열연을 펼쳤다. 그녀는 이미 영화 출연을 결정하기 훨씬 전부터 에디트 삐아프가 느꼈던 진실된 감정들을 표현하기 위해 에디트 삐아프의 음악에 집중했다. 또한 관련 자료들을 통해 에디트 삐아프의 인생을 바꾸었던 운명적 만남과 헤어짐, 사랑과 음악을 연구했고, 호흡과 리듬, 표정까지 완벽히 맞추었다. 단순한 연기에서 벗어나 사랑과 열정으로 온 힘을 다해 무대에 올랐던 살아있는 에디트 삐아프를 완벽하게 소화해냈다. 평론가들은 이미 2008년 아카데미 여우주연상 후보로 눈여겨보고 있다.  
 

올리비에 다한 감독의 절제된 음악, 그리고 연출력과 반전...  돋보였다..

 

이 영화는 마치 흐르는 물길을 또 한 번 틀어서 다른 방향으로 흐르게 했다가 거기에 큰 바위를 만나게 하고, 그러다가 어느순간 멈춰버리는 아쉬움을 느끼게 한다. 그래서 관객들이 아쉽다.  뭔가 확 틔워주는 맛이 없다.  거의 모든 노래가 시작부터 끝까지 들려주는 것도 별로 없다.  한마디로 맛보기만 잠시 보여준다.  배우가 음악에 묻히는 걸 예방하려고 했었나.  아니면 마치 나체의 모습보다는 실루엣에 감춰진 여체가 더 유혹적이듯 이 영화에서 음악을 맘껏 들어보려면 일단 기대를 접어야 한다.

 

그래서 영화를 마치고 나면 영화를 더 생각나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다.  그리고 그 음악을 궁금하게 만들면서 더 나아가 프랑스 샹송을 전 세계에 전파시키는 엄청난 파괴력도 함께 지니고 있다.  이미 지난 2월 프랑스에서 개봉한 직후 약 5백만 이상의 관객을 끌어모았고, 영화음악 CD도 불티나게 팔렸다. 조용한 음률에 흐르는 열정과 열망, 그리고 사랑에 목이마르는 애타는 절망까지... 복합적인 심리묘사와 함께 음악이라는 배경과 여배우의 삶이 조화를 이루는 뛰어난 연출력을 여지없이 보여주고 있다.

 

장미빛 인생...

 

인간은 미치도록 아름다운 장면을 볼 때 두려움을 느낀다... 그 반대로 미치도록 비참한 상황에 처하면 아름다움을 떠 올린다.

그래서 인생은 흥미롭다.  이 영화는 한 가수의 노래를 투영하기 이전에 그녀의 인생을 그렸다.  그런데 그 인생이 너무도 비참하다. 그녀를 지탱해 주는 힘은 돈과 명예, 그리고 인기였지만, 그녀가 꿈 꾸던 것은 아름다운 사랑이었다.  그러나 신은 그녀에게 그 사랑을 허락하지 않았다. 그 대신 노래를 선물했다. 그래서 그녀의 노래는 사랑을 품고있지만 고통스럽다.  장미꽃의 아름다움에 숨은 가시처럼....

출처 : <라비앙로즈> 저주받은 인간의 장미빛 인생...
글쓴이 : 아웃사이더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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