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한 잔
- 정호승 시, 김현성 작곡, 노래
인생은 나에게
술 한잔 사주지 않았다
겨울밤 막다른 골목 끝 포장마차에서
빈 호주머니를 털털 털어
나는 몇번이나 인생에게 술을 사주었으나
인생은 나를 위해 단 한번도
술 한잔 사주지 않았다
눈이 내리는 날에도
돌연꽃 소리없이 피었다 지는 날에도
인생은 나에게 술 한잔 사주지 않았다
정호승시집 '눈물이 나면 기차를 타라'에서..
소주 한 잔 했다고 하는 얘기가 아닐세 - 백창우
울지 말게
다들 그렇게 살아가고 있어.
날마다 어둠 아래 누워 뒤척이다
아침이 오면 개똥같은 희망하나
가슴에 품고 다시 문을 나서지
바람이 차다고
고단한 잠에서 아직 깨어나지 않았다고
집으로 되돌아오는 사람이 있을까.
산다는 건 만만치 않은 거라네.
아차 하는 사이에 몸도 마음도
망가지기 십상이지.
화투판 끝 발처럼 어쩌다
좋은 날도 있긴 하겠지만
그거야 그때뿐이지.
어느 날 큰비가 올지
그 비에 뭐가 무너지고 뭐가 떠내려갈지
누가 알겠나.
그래도 세상은 꿈꾸는 이들의 것이지.
개똥같은 희망이라도 하나 품고
사는 건 행복한 거야.
아무 것도 기다리지 않고 사는 삶은
얼마나 불쌍한가.
자, 한잔 들게나
되는 게 없다고, 이 놈의 세상 되는게
하나도 없다고 술에 코 박고 우는 친구야
출처 : 인생은 나에게 술 한 잔 사주지 않았다
글쓴이 : 푸른잉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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