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방 풍경

tlsdkssk 2006. 11. 1. 18:03
 

         변 (便)

똥오줌은 인체와 관련하여 중요한 요소다. 그래서 그것들에 대하여 이것저것 써 보고자 한다.

    ** 똥오줌 색깔에 숨어있는 비밀

    적혈구는 우리 몸속에서 120일간 산소와 이산화탄소를 운반하고(그동안 총 144km를 돎)나면 죽어서 간과 지라(비장)에서 파괴된다. 물론 죽은 수만큼 제때 생성되니, 1초에 무려 240여 만 개가 죽고 그만큼 새로 난다.

    뭐? 240여 만 개라고! 아연실색이란 말은 이럴 때 쓰는 것이리라. 하기야 몇 시간밖에 살지 못하는 세포속의 미토콘드리아, 3~4일 사는 소장의 융모세포, 10여 일을 살고 죽는 대장상피, 일주일 뒤에 죽어버리는 백혈구에 비하면 꽤나 오래 사는 편이다. 이렇게 모든 세포는 끊임없이 생멸을 반복한다. 하루에 1%씩 세포갈이를 한다고 하니 결코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는 같은 내가 아님이 확실하다.

    피 한 방울에 적혈구가 물경 3억 개가 들어 있다면 누가 믿겠는가!

    백혈구나 혈소판은 산소가 없으면 곧바로 생명을 잃지만 적혈구는 산소 없이도 35일까지 살 수 있다. 헌혈 받은 피를 오래 보관할 수 있는 이유다. 그리고 피가 붉은 것은 적혈구, 적혈구에 들어있는 헤모글로빈, 헤모글로빈을 구성하는 철, 그 철이 산화된 산화철이 붉은 탓이다. 한마디로 쇠가 녹슬어 붉어지는 원리와 같다. 한 사람 몸에 들어 있는 철은 약 4g정도인데 그것의 60%는 적혈구를 구성하는 헤모글로빈에 있다. 따라서 철분이 부족하면 산소 공급이 원활하지 못한 빈혈이 된다.

    늙어빠진 적혈구는 간과 지라에서 파괴된다고 했다. 적혈구 속의 헤모글로빈이 파괴되면서 빌리루빈(bilirubin)이란 누르스름한 색소 물질이 생겨난다. 이것은 쓸개에 모였다가 십이지장으로 빠져나가 대변에 묻어 배설되기도 하고, 또 콩팥에서 걸러져서 방광에 모였다가 소변에 녹아나간다. 똥오줌이 ‘똥색’인 것은 바로 ‘적혈구의 시체’탓이렷다!

    어쨌거나 우리 몸 구석구석에 애써 생명의 산소와 죽음의 이산화탄소를 날랐던 적혈구는 넉 달을 살고, 죽어서 대소변을 누렇게 물들인다. 빌리루빈이 술술 빠져나가지 못하면 얼굴, 눈동자, 피부가 샛노래지는 황달에 걸린다.

   ** 개똥벌레의 이름

   중국의 <채근담>에 따르면 ‘썩은 풀은 빛이 없지만 변하면 반딧불이가 되어 여름에 빛을 낸다.’는 구절이 있다. 그러나 우리 선조들은 반딧불이가 개똥이나 소똥에서 생겼다고 생각해 개똥벌레라고 불렀다. 흔히 보이는  곤충이라 개똥참외, 개똥밭과 같이 보잘 것 없다는  의미로 ‘개똥’이라는 말을 붙였다는 설도 있다.

   ** 애기 똥풀

   文友 서명언님은 애기 똥풀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렇게 썼다.

   ‘구강과 항문은 조화롭게 소통돼야 한다. 쥐를 잡아 항문을 꿰매놓으면 오랜 시간 배설 못한 쥐는 발광 직전에 이르러 종족도 잡아먹는다고 한다. 생리적인 순환이 막히자 식욕이 배설인 양 역상을 하는 행동이 보인다는 것이다. 과연 쥐만이 그럴까. 구차하게 변기에 매달려 배를 잡고 넋 타령을 해대는 일은 없어야 한다. 부족한 듯 먹고 잘 삶은 고구마 한 덩이 쑥 내어놓으면 얼마나 상쾌한가. 사실 웰빙의 개념은 웰변(well便)이다.’

  ** 대변 검사

   드라마 ‘허준’에 보면 임금의 대변을 어의가 검사한다. 빛깔을 보고 냄새를 맡아보고 이상이 있으면 진맥하며 몸 상태를 관찰한다. 변이 건강의 기준인 것이리라.

    **대변을 쉽게, 빨리 보려면

     엄지와 검지 사이의 오목한 곳을 누르면 좋다. 한의학에서 말하는 경혈이 지나가는 자리로서, 대장 운동을 활발하게 하기 때문이다.  드라마 ‘허준’에 보면 스승 유의태는 닭의 항문에서부터 긴 대침을 끝까지 장 속으로 밀어 넣어 어의 양인수대감을 이긴다. 대감은 “조선 제일의 명의는 유의태다!”를 세 번 반복한다. 체내의 경혈 연구는 한의학의 진수이다.

    **소피의 효능

  인기 드라마 “주몽‘에 보면, 소피를 약초와 뭉쳐서 ’尿彈’을 만든다. 한나라 군과 싸운 해모수 장군의 ‘다물군’이 사용한 그것은 살상((殺傷)효과는 없지만, 불과 합할 때 파열하는 특성이 있다. 야간 전투에 연에 실어 적진에 날려 보낸 다음 파열하게 하여 적들을 혼비백산하게 만들고 싸움을 대승으로 이끈다.

     ** 라일락의 천적 오줌

  형님 집에 라일락 고목이 있었다. 맥주를 즐기신 형님은 거름이 되라고 1년 넘게 그 밑에서 소피를 보셨다. 잘 생긴 고목이 시들시들해져서 정원사에게 보였더니 ‘닭고기와 새우젓’의 천적을 예로 들더란다. 이미 독이 전신에 퍼진 그 ‘명품’을 끝내 살려낼 수 없었단다.

  또, 거름으로 쓰려면 다른 곳에서 썩혔다가 줘야지, 바로 주면 독에게 나무가 진다고 한다.

    ** 소피보는 자세

  내가 나이지리아에 근무할 때 처녀들이 뚝방에 서서 오줌 누는 장면을 자주 봤다. 그 이유를 알아보니 맹수들의 습격을 겁내어, 서서 볼일 보는 게 몸을 피하기에 좋기 때문이란다.

    **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는 종묘에 가니 노인들이 삼삼오오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한 분이 말한다. 아줌마가 따라오며 “오줌 잘 나오는 약인데 20만원이요.”하더란다.  돈이 없다니까 10만원, 5만원, 결국 만원에 사라더란다. 늙으면 오줌 누기도 힘든가 보다.

    ** 화장실에서 너무 힘주면 큰일 난다. ‘에라 모르겠다. 나도 해보자는 배째라.’ 심리로 대변보면 안 된다.


** 똥오줌과 관련된 말들 

  1) “그 녀석 ‘닥치는 대로 먹어치우고, 물욕도 많네.  ’똥 빼고 다 먹는 놈‘이라네.”

  2) 교우들과 고스톱 치던 신부님께 “똥(오동) 잡수세요.”하니, 성직자 신분으로 ‘똥‘ 먹는 다는 게  이상해서 사구라 먹었다가 돈 잃었단다.

    똥 빼고 먹는 놈이나, 똥 안 먹은 성직자나 똥이 문제다. 

  3) 똥이 무서워서 피하나. 더러워서 피하지.

  4) 똥겨주다 : 귀띔해 주다. 깨달아 알도록 꼬투리나 암시를 주다. 똥기다 : 귀띔해주다

  5) 똥줄 :급히 내갈기는 똥의 줄기

  6) 똥집 : 대장을 속되게 이르는 말. 닭똥집 무지 맛있다. 육식을 싫어하는 사람도 닭똥집 구운 건 좋아한단다.

  7) 똥창이 맞다 : ‘배짱이 맞다’를 속되게 이르는 말 . 똥창이 맞아서 어울려 다니다.

  8) 똥파리 : ‘아무 일에나 간섭하거나 잇속을 찾아 덤비는 사람‘을 얕잡아 이르는 말.

  8) 개 눈에는 똥만 보인다. 평소에 가까이 하고 좋아하던 것이 먼저 눈에 띄는 것을 이르는 말.

  9) 오줌에도 데겠다. : ‘몸이 너무 허약함’을 빗대어 이르는 말

10) 오줌 누는 새에 십리 간다. : 잠시 동안이나마 쉬는 것과 쉬지 않고 계속하는 것은 상당한 차이가 있다는 말 


   성경에 보면 이런 구절이 있다. ‘몸으로 집어넣는 것은 다 좋은 거다. 몸에서 나오는 것이 더럽다.’  똥은 더러우니 피해야 하고 똥 같은 사람 안 되도록 노력하며 살아야겠다.

                                                   2006년 10월 (200자x17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