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도 요러고 사는 사람들 봤소?
애끼 쓰고 곤치 쓰는 재미가 쏠쏠허당깨...
우리집 장끄방 한 귀텡이에 듬직허니 자리를 지키고 앙것는 시리가 있는디, 누가 따지고 세는 거시 아닝깨 나이가 얼매나 됬는지는 모르것제마는 나가 철듬서부텀 있었던 겅깨 나 나이보담도 많으먼 많았제 작지는 않으꺼그마~!
너무 커 농깨 자주 써 지는 거는 아니제마는 시방도 큰 일 칠 직애는 써 묵어 징깨 캐칼허니 딲아서 잘 모시 놔야제!
근디 높은 냥반들 모자에 테 두르덱끼 짱짱허니 철사로 테를 맹글아 조와 논 거는 깨져서 엉가 논 거시 아니라, 자주 써 묵고 들고 나르고 허는 겅깨 언능 벌트라지지 마라고 미리 테를 댕기 논 거그마!
인자 많이 삭아서 껍덕이 벳기 지기는 했제마는 아직도 몇 십년은 짱짱허니 전디 내것제?
예전 사람들이 집이서 씨던 물겐을 애끼는 거는 귀해서도 그랬것제마는 크던 작던 하나하나를 건석 맹키로 우두고 살아 농깨 자주 찌대고 써 묵던 놈들은 미리 방비를 해 놨던거제!
이 물자배기는 새밋질에 이고 댕김서 묵을 물을 여다 나르던 겅깨 야도 이삔 테를 두르고 있는디, 인자 누가 여다 날라서 물 묵는 사람도 없고 헝깨 한쪽 구석에서 보돕시 자리만 지키고 엎어졌그마!
그래도 봄철로 고리수물이라도 묵을 직애는 챙기 내다가 써 묵고 헝깨 상구 일거리가 없는 놈은 아니여~!
이 체도 엥간허먼 바닥을 새로 갈아서 쓰먼 좋컷그마는 이리 알량허니도 때와 쓰는 거 좀 보제?
우리 할무니가 바느질을 잘 해서 솜씨가 좋았던 거는 아니었제마는 옷이던지 이불이던지 그래도 넘 끼매는 거는 다 끼매고 때우고 험서 사싰는디, 할무니 가신지도 볼쑤로 한 삼년 되 가는디 아직도 구석구석에 남아 있는 이런 물겐들을 채리 보먼 시방도 할무니 내가 나는 거 겉당깨!
이거는 울아부지 신고 댕기는 투가리 고무신인디, 몇 년이나 됬는가도 모르제마는 시방도 이래 갖고 끌고 댕기는 거 보먼 참말로 엥간허다 시푸당깨!
아매 할무니가 끼매 준 거라서 못 내뿔고 신고 댕기는 가는 몰라도...
근디 살다 봉깨 울아부지보담도 한술 더 뜨는 사람이 있더랑깨...
예전에는 요런 색으로 맹근 고무신이 없었씅깨 그리 오래된 거는 아니란 걸 알 것는디, 요새 누가 이라고 추접을 떨고 댕긴당가?
이우제서 호박 하우스허는 성님이 요리 알량허니도 엉가 갖고 신고 댕기는디, 딴 디는 다 성헝깨 언능 내뿔기도 글고 허것제마는 뭉끌라먼 좀 더 제대로 끼매서 신기나 허제~!
이 물겐이야말로 우리 할무니부텀 엄니까지 손때가 징허개도 묻은 건디, 한여름에 쏘낙비가 와서 이녘들은 비를 다 맞아도 절대 이거는 비 안 맞치고 잘 거천해 농깨 아직도 쌩쌩허고 짱짱허당깨!
이 쳉이를 보먼 예전 생각이 솔솔 나는 사람들도 솔찮헐꺼여~!
밤중에 자다가 이불에다가 오짐이라도 싸는 날에는 이거 뒤씨 쓰고 옆집으로 소금 얻으로 가던 건디, 그 때는 얼쭈 다 커 갖고도 오짐 싸는 놈들이 왜 그리 많았던가 몰라 이~!
시방 생각해 보먼 학실헌 거는 아니제마는 아매 묵을 거시 작응깨 물배를 많이 채와서 그랬던 거 아닝가 시푸더랑깨~!
할무니때부터 시작해서 엄니 손을 넘어 온 쳉이가 인자 세월이 배끼고 배끼서 각시 손에까지 들어 갔는디, 누개 갤찼쓰까 어쨌쓰까 치끼들고 까불아 대는 폼이 제복상이더랑깨...
사람이나 물겐이나 애끼 쓰고 자주 써야 정도 붙고 손에도 익어 지는 건디, 요새는 하도 물겐들이 흔해 빠진 시상이다 봉깨 뭐시 귀헌 거시 있어야제?
산데미 맹키로 사다 재 놓코 아까분 것도 모르고 귀헌 줄도 모르고 히딱히딱 내뿔고 해 싼디, 글다 봉깨 에미애비까지도 귀헌 줄 모르고 다 써 묵었다 시푸먼 내삐리고 넘들헌티도 해찰을 쥑이개 되는 갑더마!
이런 걸 채리 보먼 참말로 귀신이라도 나오는 동내서 추접스럽개 군둥내 나는 지서리들도 허고 산다 헐 사람도 있쓰껀디, 이라고 사는 재미도 재 놓코 사는 재미만큼이나 쏠쏠허단걸 몰라서 근당깨... ^^
<이 글도 BYC 회사 사보(2006년 3, 4월호)에다가 써 주고 술값 몇 닢 받아 묵은 글이그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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