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봄이 되어서 산에 가는 철이 되었습니다.
제게는 형제들이 남동생만 다섯이 있는데 그 중에 네명이 무전기를 쓰는일을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무전기를 가지고 다니는데
저도 산에 들어가 일을 하다가 보니까 동생들이 가진 이 무전기가
좋아 보여서 거금을 투자해서 이번에 무전기를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무전기 하면 예전에 무거운 무전기를 생각하는데 요즘에 새로나온 것은
핸드폰처럼 가볍고 모양도 예쁩니다.
하루에 여덟시간 이상을 산에 들어가 있는 우리부부는 산중에서 골짜기만 하나 잘못타면
서로를 잃어 버려서 찾느라고 시간을 다 보낸답니다.
며칠전에는 골짜기 하나를 잘못타서 서로 찾느라고 일도 못 보고 하루를 다 보내버려
이 무전기를 아무렴이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구입을 하였는데
수시로 <마누라 나와라 오버>해 대는 중입니다.
아마도 그 산에서 마누라 잃어 버리는 줄 알고 대단히 걱정을 했었나 봅니다
우리집은 지하-창고 일층-감자떡가게-이층-살림집 이렇게 되어 있어서
지하창고나 장독대에서 나물 말리는 일을 하면 아무리 불러도 들리지를 않는데
이 무전기가 생기고 나서는 전화가 와도 손님이 와도
<마누라 나와라 오우버>
하기만 하면 되니까 얼마나 좋은지 모릅니다.
어제는 아카시아꿀을 따러 오신 아버지를 뵈러 온 형제들이 모였는데
모인김에 함께 산행을 하기로 했습니다
그래서 이렇게 각자가 가진 무전기를 다 모으게 되었는데
정말 재밌는 가족이지요
각자 무전기를 들고 앞마당에서 주파수를 맞추며 시험을 하고 있습니다
함께 산행을 하는 경우는 거의 드물고 바쁜 농사철이라 대부분은 저 혼자 산을 들어 갑니다
아래 사진에 뚝 끝 열시 방향에 보면 제가 산으로 들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면 아무렴이 저를 내려주고 밭에서 일을 하거나 다른 일을 보다가
저녁이 되면 다시 만나게 되는데 대부분 산을 두세개 넘어서 만나기 때문에 이 무전기가 아주
요긴합니다
조금만 높은 산이나 골짜기를 들어가면 핸드폰이 터지지 않기 때문에 무용지물이 되는 것입니다
또한 농사일을 하면서도 이 것은 좋은 역활을 하는데 이쪽골에서 저쪽골이 보이지 않는 사래긴 밭을 매거나 콩심기를 하다가 줄을 넘길 때에도
<줄을 넘겨라 오우버~>
덕분에 이렇게 주렁 주렁 매다는 것이 하나 더 늘었지요
핸드폰 카메라 그리고 무전기 베낭 나물주머니....
이쪽에서 저쪽이 빤히 보이는 고냉지 채소밭은 육안으로는 보이지만
거리상으로는 10리가 넘습니다
이 때에도 <마누라 나와라 오우버~>
산에서 야호 라든지 서로를 부르는 소리로 인하여
새들이 놀라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그것이 늘 마음에 걸렸었는데 이제는 염려 없게 되었으니
얼마나 좋은지요
또 혼자 산에 갔다가 혹시나 모를 사고 때에도 조금은
안심이 됩니다.
요즘 계속<아무렴 나와라 오버> <그렇지 나와라 오버>이렇게 하는데
이러다가 전화를 하고도 <누구 나와라 오우~버>이러는 것이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당분간 우리부부에게 사랑 받을 무전기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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