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의 시...류시화
나무에 대한 시를 쓰려면 먼저
눈을 감고
나무가 되어야지
너의 전 생애가 나무 처럼 흔들려야지
해질녘 나무의 노래를
나무 위의 날아와 앉는
세상의 모든 새를
너 자신처럼 느껴야지
네가 외로울때 마다
이 세상 어딘가에
너의 나무가 서 있다는걸
잊지 말아야지
그리하여 외로움이 너의 그림자 만큼 길어질때
해질녘 너의 그림자가 그 나무에 가 닿을때
넌 비로소 나무에 대하여 말해야지
그러나 언제나 삶의 대해 말해야지
그 어떤 것도 말고
말하는 잎사귀...류시화
어젯밤 꿈속에
잎사귀 하나가 내게로 걸어와
내 귓가에 대고 말했다
자기는 말하는 잎사귀라고
자신의 나무에 대해
그 나무가 서 있는 대지에 대해
그리고 자기를 흔드는 바람에 대해
말하는 잎사귀라고
그 잎사귀는 또 내게 말했다
나 역시 한 장의 말하는 잎사귀라고
나 자신에 대해
살아 있는 모든 것들에 대해
말하는 잎사귀라고
어느날 나무에서 떨어져내려
그 반짝이는 가을 물살에 떠내려갈 때까지
그 흙에 얼굴을 묻을 때까지
우리 모두는 한 장의
말하는 잎사귀라고
Return to love / Kevin Kern(m.v)
출처 : ♣ 이동활의 음악정원 ♣
글쓴이 : 봉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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