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흐르는 상자

[스크랩] 處處得逢渠 / 곳곳에서 그를 만나네

tlsdkssk 2018. 10. 2. 07:41



추석 전날 달밤에 송편 빚을 때 / 서정주

추석 전날 달밤에 마루에 앉아
온 식구가 모여서 송편 빚을 때
그 속에 푸른 풋콩 말아넣으면
휘영청 달빛은 더 밝아 오고
뒷산에서 노루들이 좋아 울었네.


"저 달빛엔 꽃가지도 휘이겠구나!"
달 보시고 어머니가 한마디하면
대수풀에 올빼미도 덩달아 웃고
달님도 소리내어 깔깔거렸네.
달님도 소리내어 깔깔거렸네.




조주 스님이 남전 스님에게 물었다.
“무엇이 도입니까?”
“평상심이 도이다.”
“향하여 나아갈 수 있겠습니까?”
“하려고 하면 곧 어긋난다.”
“하려고 하지 아니하면 어떻게 도를 압니까?”
“도란 알고 알지 못하는 것에 속해 있지 않다.

안다는 것은 잘못된 지각이요,

알지 못하는 것은 아무런 지각도 없는 것이다.

만약 하려고 하지 않는 도에 참으로 통달하면

마치 저 허공과 같이 툭 트여 넓을 것이니 어찌 시비하겠는가?”
조주 스님은 그 말을 듣자 크게 깨달았다.

절대로 남에게서 찾지 말지니  切忌從他覓
자기와는 점점 더 멀어지네.    迢迢與我疎
나는 이제 홀로 가지만           我今獨自往
곳곳에서 그를 만나네.           處處得逢渠




 


 


출처 : ♣ 이동활의 음악정원 ♣
글쓴이 : 유당(幽堂)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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