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흐르는 상자

[스크랩] 인 생 ...최영미

tlsdkssk 2018. 6. 21. 19:02

녹슬은기찻길 / 나훈아

 








인   생 ...최영미


 

달리는 열차에 앉아

창밖을 더듬노라면

가까운 나무들은

휙휙 형체도 없이 도망가고

먼산만 오롯이 풍경으로 잡힌다.

 

해바른 창가에 기대 앉으면

겨울을 물리친 강둑에

아물아물 아지랑이 피어 오르고

시간은 레일 위에 미끄러져

한쌍의 팽팽한 선일 뿐인데

 

인생도 그런것인가

더듬으면 달음질 치고

돌아서면 잡히는......

흔들리는 유리창에 머리묻고

생각해본다.

 

바퀴소리 털컹털컹

총알처럼 가슴에 박힌다.

 


그속에

내가 있고

네가 있고

아직도 못다한

우리의 시름이 있는......

 

가까워졌다

멀어지는 바깥 세상은

졸리운 눈속으로 얼키설키

감겨 오는데

 

전선 위에 무심히 내려앉은

저걸

하늘 이라고 그러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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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위의 시는 나와는 동갑내기인

소띠 최영미라는 시인이 오래전 에 발표한 시로

우리네 삶 ! 을

기차여행하면서 창밖에 스치는 많은

사물들에 빗대어 표현한 작품이다.

시인의 말처럼 우리는 무엇을 찾아 더듬이로

세상을 훓기도하고 또 잡았다가 도망치듯이

달아나기도 한다.

초조한 삶의 일상들 속에서 그런 내면을 들키기라도

한듯이 기차바퀴의 덜컹거리는 소리가

총알이 되어 상처난 가슴에 콕콕 박히는 아픔을

느끼며 우리는 또 어디론가 가야만 한다.

그 보이지 않는 알 수없는 미지의 세계로

나와 같거나 다르거나 좋거나 나쁘거나

더 멀어지지도 않고 그래서도 안되는 것처럼

우린 지금도 가고 있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오늘 난 또 한살을 제대로 먹고 있구나.

내 삶에 남아있는 길은 얼마나 남았을까 ~ ?

                                       - 시인과 나 -







기찻길..














 
























출처 : ♣ 이동활의 음악정원 ♣
글쓴이 : 봉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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