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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홀

tlsdkssk 2018. 4. 5. 12:13

은하의 중심에 얼마나 많은 블랙홀이 있을까? 천문학계에선 은하 중심에 거대 블랙홀들이 있으며, 그 주변에 이와 상호작용하는 작은 블랙홀이 최소 수천 개 이상 존재한다고 본다. 증명되지 않은 가설이었지만 수십년간 받아들여진 통설이었다. 

그런데 최근 이 가설의 증거가 처음으로 제시됐다. 우리 은하 중심에 거대블랙홀과 작은 블랙홀들이 함께 존재하는 정황이 포착된 것이다.

미국 컬럼비아대 천문학실험실 찰스 헤일리 교수팀은 우리 은하 중심에 위치한 거대 블랙홀 '궁수자리(Sagittarius) A*' 주위에 12개의 작은 블랙홀들이 존재하는 것을 확인해 4일(현지시각) 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찬드라 X선 관측선이 촬영한 궁수자리 A*-위키피디아 제공


헤일리 교수는 “거대 블랙홀과 주변 작은 블랙홀들의 상호작용에 대한 연구는 사실상 우리 은하에서만 가능할 것”이라며 “거리가 먼 다른 은하에서는 이때 발생하는 X선이나 중력파 등의 데이터를 얻기조차 어렵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질량이 태양의 수 배에서 수 백배에 달하는 별들은 밀도가 커지면서 수축해 블랙홀이 된다. 빛조차 빠져나올 수 없는 블랙홀이 우주 공간에 홀로 존재한다면 우리가 그 위치를 찾을 방법은 없다. 대신 두 블랙홀이 서로 가까이 위치해  쌍성계 블랙홀을 이룬 뒤 합병할 때 이들의 존재를 확인할 수 있다. 하나의 블랙홀이 다른 블랙홀 주위를 맴돌다 빨려들어가거나 충돌하면서 X선이나 중력파 등이 나오기 때문이다.

찬드라 X선 관측선 -위키피디아 제공


연구팀은 미국 항공우주국이 지난 1999년 쏘아 올린 인공위성인 찬드라 X선 관측선을 통해 블랙홀이 주변과 상호작용할 때 나오는 X선 신호를 찾아 냈고, 궁수자리 A* 주위 3광년 이내 거리에 12개의 블랙홀이 있음을 확인했다. 헤일리 교수는 논문에서 “공간적으로 블랙홀의 분포를 정밀 계산하면 약 1만개의 블랙홀이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중력파 연구도 발전할 수 있으리란 전망이다. 은하 중심에 있는 블랙홀 수의 평균을 알면 블랙홀 합병 등의 사건정보를 담고있는 중력파의 수도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헤일리 교수는 “우리가 알고 싶어하는 우주에 대한 모든 정보가 은하의 중심에 있다고 예측되는 만큼 그곳에 있는 블랙홀 수과 중력파 관련 연구를 연계해 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호 기자 two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