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9장 -[세상을 초탈(超脫)하라]
能脫俗便是奇 作意尙奇者 不爲奇而爲異
능탈속편시기 작의상기자 불위기이위이
不合汚便是淸 絶俗求淸者 不爲淸而爲激
불합오편시청 절속구청자 불위청이위격
세속을 벗어날 수 있으면
바로 기인(奇人)이니,
애써서 기이함을 숭상하는 자는
기인이 되지 못하고 괴이한 사람이 되며,
더러움이 섞이지 않으면
청렴한 사람이니,
세상과 인연을 끊고 청렴을 구하는 자는
청렴한 사람이 못되고
과격한 사람이 된다.
[해설]
능히 속됨을 벗어날 수 있다면
곧 기인이니,
뜻을 지어 기행을 숭상하는 자는 기인이 아니라
이상한 사람일 뿐이다.
더러움에 섞이지 않으면
이 곧 청렴한 사람이니,
세속을 끊고 청렴을 구하는 자는
청렴한 것이 아니라 과격한 사람일뿐이다.
옛날에는 기이한 행적을 남긴
사람들이 많았다.
명종 때 사람
전우치(田禹治)는 기인이었는데,
기이한 일로
어리석은 백성들을 미혹시킨다 하여
마침내 나라에서
잡아 가두라는 명을 내렸다.
그래서 신천(信川)에서 잡혀 옥에서 죽자
그 시체를 묻었는데,
후에 가족들이 이장을 하려고 파보니,
시체가 없었다.
그 후 어느 날
차천로(車天輅)의 집에
전우치가 두시(杜詩) 한 질을 빌러
나타나기도 했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