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스크랩] 잔잔한 감동을 준 영화 `내 사랑`을 보고

tlsdkssk 2017. 8. 13. 20:37

내 사랑

건대 시네마.


에버럿(에단 호크)은 어린 시절 정상적인 가정에서 자라지 못한 남자여서
가족의 사랑에 대해 느끼지도 못하고 타인을 사랑할 줄도 모르는 남자.
그냥 열심히 일하여 홀로 생활할 생활비를 벌어서 생계를 유지한다.
생선장수, 장작 판매, 고아원 노동일 등 닥치는 대로 열심히 일하여
다행히 자신의 몸을 누일 수 있는 조그만 집 한 채를 마련한다.

밖에서 일하고 들어와 집의 일까지 할 여유가 없는 에버렛은 그가 자주 가는
동네의 잡화점 가게의 알림판에 가정부를 구한다는 광고지를 붙인다.
사실 그는 글을 쓸 줄도 몰라 가게 주인의 도움으로 글을 써서 붙인다.
그 때 그 광경을 가게의 한 쪽 귀퉁이에서 숨어서 보던 모드(샐리 호킨스)는
에버렛이 붙인 광고지를 뜯어 그의 집으로 찾아가 자신을 채용해 달라고 한다.

키도 작고 정상적인 걸음을 걷지도 못하는 그녀를 그는 처음부터 거절한다.
그러나 모드는 그의 거절에 굴하지 않고 희미한 웃음을 지으며 당차게
나는 보통 여성 5인분의 일을 하며 당신은 나를 꼭 필요로 할 거라고 말한다.
남에게 정을 주지 않는 에버렛이지만 그녀가 먼 길을 걸어서 오는 동안
동네 아이들이 그녀를 놀리며 돌은 던졌다는 말을 듣고 동네 어귀까지 바래다 준다.

모드는 어려서 양친을 잃고 숙모의 집에서 거처하지만 독립적인 생활을 원하다.
처음에 모드를 거절을 한 에버렛은 더 이상 혼자서 집안 일을 할 수 없게 되자
부족하지만 다시 모드를 찾아가고 내심 그를 좋아하였던 모드는 그를 따라 나선다.
숙모는 동네 사람들이 모드를 '에버렛의 성노예'라고 야유를 한다고 비난하였지만,
그녀는 그 소문에 굴하지 않고 스스로에게 열심히 잘 할 거라고 다짐을 한다.

그녀가 집안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그의 물품을 뒤적거리고 엉뚱한 말만 하여,
가정부로써 역할을 못할 것 같아 매몰차게 그녀의 짐과 함께 밖으로 쫒아 버린다.
그녀는 굴하지 않고 다음날 아침 일찍 집안을 말끔히 정리하고 음식을 만든다.
한 번도 시도해 보지 못하였던 닭장의 닭을 안고 나와 푸드덕 거리는 닭에게
미안하다고 하며 도끼로 목을 치는 장면에서는 나도 모르게 비명이 터져 나왔다.

정성을 다하여 집안일을 하지만 여전히 에버렛의 반응은 시큰둥하여 친구앞에서
모드의 뺨을 후리치기도 하고, "이 집에서의 서열은 나, 개, 닭 다음에 너" 라고
하면서 모욕을 주기도 하지만 모드는 언젠가 에버렛을 자신의 남자로 만들리라
하는 결심으로 더욱 정성을 들여 집안의 모습은 서서히 변하기 시작한다.
따뜻한 음식과 말끔한 집안 정리를 하는 모드에게 그의 굳은 마음도 열리기 시작한다.

마음의 안정을 얻은 모드는 집안 일을 하고 남는 시간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는데,
미술 교육을 받지 못한 그녀의 그림은 마치 유치원 아이가 그린 그림 수준이지만,
솔직하고 천진한 그녀의 눈을 통하여 본 그림은 밝은 색상으로 따스한 정감이 흐르고
보는 사람에게 행복의 바이러스를 전하는 듯 절로 미소를 띄게 하는 그림들이었다.
나도 단순하면서 행복한 마음이 들게 하는 그림을 그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워낙 작은 집이어서 모드와 에버렛은 한 침대에서 잠을 자지만 동네 사람들의 추측과는
달리 서로 등을 돌리고 잠을 자는 상황이어서, 영화는 보는 나도  '건강한 젊은 남녀가
한 침대에서 저렇수도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지만, 성적인 감정의 이끌림이 없으면
저렇게도 되는구나....한 편으로는 남자에게 무시를 당하는 모드가 가엾기도 하였다.
자신이 장애인이며 가정부여서 남자의 사랑을 받지 못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을 것 같았다. 

어느날 이웃에 사는 부인이 생선 배달이 잘 못된 것을 항의하려 그들의 집을 찾아왔다가
머드의 그림을 보고 관심을 보이며 자신은 뉴욕에서 부터 왔으며 그림을 그려 달라고 한다.
뉴욕 멋쟁이 부인의 구두를 본 머드는 천진하게 관심을 보이며 구두가 예쁘다고 한다.
이 영화속에서 구두는 어쩌면 집을 상징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게 하였다.
처음 에버렛을 집을 찾아온 머드는 자신의 구두가 새것이어서 불편하고 아프다고 하였다.

점점 머드의 그림은 유명해지고 인기를 얻으며 그들의 주요 수입이 되기도 한다. 
머드의 그림이 돈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된 에버렛은 오히려 자신이 집안 청소를 하며
머드에게 열심히 그림을 그리라고 하면서 그녀가 장애인이라고 무시하였던 생각을 바꾼다.
머드의 소망대로 드디어 그들은 마을의 조그만 교회에서 조촐한 결혼식을 올리고
에버렛이 끄는 손수레를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데 그 장면은 이 영화의 절정이라고 생각된다.

집으로 돌아온 머드는 달콤한 분위기속에서 에버렛의 구두싣은 발위에 자신의 맨발을 올려
놓으면서 춤을 추면서 "하나는 늘어난 양말이며, 하나는 구멍난 양말" 이라고 비유한다.
이 장면은 둘 다 세상으로부터 외면당하고 무시당하여 변방의 외로운 처지이지만,
두 사람의 결혼으로 사랑을 완성하고 가꾸어 가리라는 머드의 당찬 고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머드는 자신의 노력으로 결혼생활과 그림을 소중히 가꾸어 행복한 일생을 산 여인이었다.

이 영화의 감독 에이슬링 윌쉬는 아일랜드 출생으로 캐나다의 나이브 아티스트
머드 루이스의 실화를 바탕으로 이 영화를 제작하였는데 섬세한 여인의 시각으로 그려냈다.
나는 특히 수레를 끌고 가는 언덕이 길게 이어진 바닷가의 풍경이 아름다워 검색을 해 보았더니,
캐나다 뉴펀들랜드의 작은 어촌 마을인데 정말 이 영화의 아름다움을 잘 살려주는 곳이었다.
얼마전 내가 그렸던 어느 바닷가 제방을 그렸던 그림과 흡사하여 더욱 정감이 가는 장소였다.

영화 끝장면에는 생전의 루이스 부부의 모습과 그림을 그리는 머드의 모습이 나왔는데
수줍은 미소를 띈 머드는 참으로 자신의 인생을 훌륭하게 가꾼 여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의 여운이 남아 천천히 나오니 어디선가 본 듯한 인상 좋은 여인이 "영화 참 좋죠?"하였다.
우리는 서로 전화번호를 주고 받으며 다음에 또 좋은 영화 나오면 같이 보자고 하며 헤어졌다.
어둠이 내리는 집으로 돌아가는 내 마음속에 이 영화 O.S.T,  Dear Darling가 잔잔히 흘렸다. 


모드가 결혼식을 마치고 교회를 나오면서 짓고 있는 모습.

셀리 호커스는 장애인 모드의 역할을 완벽히 연기하였다.


자신의 삶이 행복하였다는 것을 그림으로 그리는 모드.


영상의 미를 잘 전달해 준 바닷가 풍경.

얼마전 내가 그린 전북의 어느 바닷가 제방의 모습과 흡사하여 더욱 정감이 가는 장면이었다.


정성을 다하여 음식을 준비하고 집안을 정리하는 모드에게 서서히 마음의 문을 여는 에버렛.


모드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비으로 꾸민 그들의 작은 집.


결혼을 마치고 신혼여행대신 에버렛이 끄는 손수레를 타고 행복해 하는 머드.


아래의 그림은 실제 머드 루이스의 그림들.



이 그림은 내가 그렸던 그림.

        

출처 : 클래식음악세상
글쓴이 : 푸른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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