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흐르는 상자

[스크랩] + 비 / 천양희

tlsdkssk 2017. 7. 28. 09:04


        + 비 / 천양희

        쏟아지고 싶은 것이
        비를 아는 마음이라면
        그 마음
        누구에겐가 쏟아지고 싶다.
        퍼붓고 싶다.

        퍼붓고 싶은 것이
        비를 아는 마음이라면
        그 마음
        누군에겐가 퍼붓고 싶다.
        쏟아지고 싶다.



        + 비 그치고 / 루시화

        비 그치고
        나는 당신 앞에 선 한 그루
        나무이고 싶다

        내 전 생애를 푸르게, 푸르게
        흔들고 싶다

        푸르름이 아주 깊어졌을 때쯤이면
        이 세상 모든 새들을 불러 함께
        지는 저녁 하늘을 바라보고 싶다




      + 신이 세상을 세탁하는 것을 나는 보았다 / 윌리엄 스티저

      지난밤에 나는
      하늘에서 부드러운 비를 내려
      신이 이 세상을 세탁하고 있음을 보았다
      그리고 아침이 왔을 때
      신이 이 세상을 햇볕에 내걸어
      말리고 있는 것을 보았다
      모든 풀줄기 하나
      모든 떨고 있는 나무들을 씻어 놓으셨다
      산에도 비를 뿌리고
      물결 이는 바다에도 비질을 하셨다
      지난밤에 나는 신이 이 세상을
      세탁하고 있음을 보았다
      아, 신이 저 늙은 자작나무의 깨끗한
      밑동처럼 내 혼의 오점도 씻어 주지
      않으시려는지....





                    'Addio Del Passato' from Opera La Traviata Act III
                    출처 : ♣ 이동활의 음악정원 ♣
                    글쓴이 : 雲鈺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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