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

[스크랩] “집착은 윤회에 있어서 기름”

tlsdkssk 2017. 7. 15. 08:40

 

 

“집착은 윤회에 있어서 기름”

■ 물질계와 정신계

 
 
태양의 일생은 약 100억 년이며, 현재 나이는 46억 년으로 청년기에 있다. 태양의 나이를 100년으로 잡는다면 약 100년을 사는 인간의 일생은 30초의 찰나적 순간에 불과한 것으로 태양 일생의 약 1억분의 1에 해당한다. 한편 약 100년을 사는 인간에 비해 3~4일을 사는 하루살이의 일생은 인간의 약 만분의 1에 해당한다. 결국 태양에 비해 인간의 일생은 하루살이 보다 못한 찰나적 일생을 사는 셈이다. 따라서 하루살이가 우리의 마음을 이해할 수 없듯이 우리가 별의 깊은 마음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겠는가! 어쩌면 별은 인간보다 더 심한 고통을 인욕바라밀로 묵묵히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인간은 사후의 세계를 이야기 한다. 그렇다면 하루살이도 사후의 세계가 있는가? 그리고 무수한 별들도 사후의 세계가 있는가? 사람은 죽으면 영혼 또는 식(識)이 죽은 자의 몸으로부터 나간다고 한다. 그러다가 사람이나 동물의 태속으로 들어가 다시 생명을 얻는다는 것이 윤회설이다. 이런 사상은 먼 고대로부터 이어져 오는 정신세계의 미스터리이다. 1972 노벨상을 수상한 생화학자 제랄드 에들먼은 의식(마음)은 뇌에 있는 약 천조 개의 시냅스와 연결된 약 천억 개의 뇌신경세포(뉴런)의 작용으로 생긴다고 했다. 즉 마음은 물질에서 나오며, 모든 정신활동(마음)은 시냅스 사이의 작용으로 본다. 결국 인간의 정신이란 다양한 조직으로 이루어진 물질의 복잡계(뇌)의 외부 영향에 대한 반응체계로 볼 수 있다. 물질계는 항상 외부 환경과 연기관계를 지니며 이에 상응하는 반응을 나타낸다. 이러한 반응(정보) 체계가 인간의 경우에 정신에 해당한다. 따라서 정신은 물질과 환경의 연기적 관계에서 일어나는 산물로써 물심불이(物心不二)의 연기법을 따른다.
 
 
“육신과 마음이란
 
의식이 사라진 자에게는
 
더 이상 헤아릴 기준이 없다…
 
모든 것들이 없어졌을 때
 
논쟁할 모든 것들 또한
 
없어지는 것이다.”
 
 
만약 물질과 정신이 별개로 존재한다면, 물질세계와 정신세계는 연속적이지 못함으로 물질세계에 사는 사람이 영혼의 세계를 직접 접하는 것은 불가능할 것이다. 그렇다면 정신세계에서 영혼들도 상호간에 연기적 관계를 이루면서 물질세계에 적용되는 불법을 따르는가? 만약 그렇지 않다면 영혼의 세계는 불법 대신에 어떠한 질서를 따르는가? 만약 영혼의 세계에 대한 이법을 모른다면, 어떻게 다른 세계에 존재하는 영혼을 부르고 또 영혼을 달래며 좋은 곳에 태어나도록 이끌 수가 있을까? 예부터 영혼을 과학적으로 논의하는 것 자체가 금기시되어 온 것 같다. 영혼을 사자(死者)의 지난날의 징포로써 산자의 가슴속에 묻어두고 싶다면 영혼에 대해 어떠한 논리적 설명도 필요치 않을 것이다. 그러나 영혼에 대한 지나친 집착은 자칫 불확실한 내세주의나 허무주의에 이끌려 현실적 삶의 가치 실현에 소홀해 질수도 있다. 우리는 영혼의 실체를 아직 모르므로 영혼이 있다는 상견(常見)이나 영혼이 없다는 단견(斷見)에 빠지지 않아야 할 것이다. 영혼의 윤회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부처님은 “이 몸을 버리고 다른 몸으로 태어나는 경우에는 집착이 기름이 된다고 말할 수 있다. 정말로 집착은 윤회에 있어서 기름이니라”라고 하면서, “바라문이여, 누구라도 재생의 태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완전히 끊어버려야 할 것이오. 그런 점에서 나를 윤회에 반대하는 사람이라 말 할 수 있소”라고 했다. 이에 대한 이유로 부처님은 “육신과 마음이란 의식이 사라진 자에게는 더 이상 헤아릴 기준이 없다. 그에게 더 이상 이렇다거나 저렇다고 말할 수 있는 그 무엇이 없다. 모든 것들이 없어졌을 때 논쟁할 모든 것들 또한 없어지는 것이다”라고 했다. 실제로 부처님 생시에 상가 내의 사람들은 모두 집착의 기름을 여읜 아라한이 되었다. 그런데 오늘날에는 스님의 좋은 법문을 많이 듣는데도 어찌하여 우리들은 집착의 기름을 없애지 못하는가?
 
이시우 / 서울대 명예교수

 

 

 

 

 

 

출처 : 화타 윤경재
글쓴이 : 화타 원글보기
메모 :

'살며 사랑하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타이타닉  (0) 2017.07.17
장진호 전투  (0) 2017.07.15
김훈의 독서  (0) 2017.06.30
후기청년 후기중년  (0) 2017.06.24
밀양할매들의 편지  (0) 2017.0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