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

브람스를 좋아하세요.../펌

tlsdkssk 2017. 1. 29. 07:42

프랑수아즈 사강 , [브람스를 좋아하세요...(Aimez-vous Brahms... )]




프랑수아즈 사강의 대표작들 중 하나인 이 소설은 제목에서 풍기는 분위기와 다르게 실제로는 '연애소설'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소설의 제목인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는 주인공인 폴에게 연하남 시몽이 거는 작업멘트였던 것이다.

 소설의 주인공인 폴은 연인 로제와 오랫동안 사귀어왔던 39세의 여인이다. 그녀와 로제는 오래된 연인이라 그들의 관계는 안정적인 동시에 별 다를 것이 없는 심심함을 되풀이하고 있다. 사실 안정적이라는 단어는 이전에 있던 것을 그대로 되풀이한다는 것을 의미하고, 그녀에게 더 이상 연애는 특별한 것이 아닌 '일상'으로 남아있었다. 그래서인지 그녀의 옆에 연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자신의 공허한 마음이 채워지지 않는다. 하지만 그에 대한 별다른 해답은 없을 뿐이다. 그러던 그녀는 어느 날 자신이 맡은 일의 주인집 아들인 시몽이라는 남자를 만나게 된다. 시몽은 무려 그녀보다 14살이나 어린 25살의 청년으로 무척이나 열정적으로 그녀에게 대쉬해댄다. 그 와중에 그녀는 로제가 다른 여인을 만나서 관계를 맺는 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그와 별도로 시몽과의 연애를 즐기게 된다. 시몽은 로제와 달리 그녀가 기다리지 않아도 되었고, 그녀와의 만남에 열성적이었다. 하지만 폴은 시몽과의 관계에서도 그렇다할 열정을 느끼지 못한다. 그의 곁에 있어도 로제가 그립고 그녀는 그 마음이 바로 로제에 대한 이전의 마음과 같지 않다는 것 또한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녀는 시몽의 곁에서도 고독을 느끼고 결국은 로제와 재결합을 한다.

 폴이 느꼈던 감정은 결국 무엇이었을까? 그녀는 시몽을 사랑하지 않았던 걸까? 사실 그에 대한 나의 대답은 '그녀는 단지 어른들의 사랑'에 익숙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폴과 로제는 40세에 가까운 나이를 가지고 있지만, 시몽은 20살의 열정을 가지고 있다. 사실 폴과 로제도 20세 쯤에는 시몽과 같은 열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나이를 먹었고, 지금 그들은 어른들의 사랑과 마음가짐에 익숙해졌다. 그들은 안정적인 사랑을 꿈꾼다. 로제가 다른 여인과 외도라는 일종의 일탈을 즐기더라도 그는 그녀의 곁에서도 폴을 그리워한다. 그에게 폴은 오랜 시간을 함께 해왔던 연인을 넘어선 안정적인 휴식처에 가깝다. 그리고 폴 또한 그렇다. 그녀의 곁에는 열정적이고 달콤한 사랑을 속삭이는 20대의 시몽이 존재한다. 하지만 폴에게 시몽의 사랑은 성숙하지 않은 미성숙에 가까운 치기에 가깝다. 순수한 마음으로 아름다운 사랑의 미사어구를 읊어대는 시몽은 겉으로 보기에는 무척이나 안정적이고 영원한 사랑을 선사할 것처럼 보이지만, 그녀는 사랑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이미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로제와 폴의 관계도 예전에는 그러했을테니깐.

 그래서 폴은 결국 로제와 재결합을 하는 것이다. 그녀에게는 안정적인 결말이 더 현실적이었고, 더욱 필요했다. 그 과정에서 낭만적인 것과 고민을 하지만, 결국 그녀는 안정적인 결말을 택한다. 우리는 흔히 영화에서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를 보고, 노래에서도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를 들어왔다. 그들이 읊어대는 사랑은 무척이나 낭만적이고 아름답다. 그래서 그것들을 보던 우리들 또한 낭만적인 사랑을 꿈꿔온다. 하지만 낭만적인 사랑은 마냥 행복한 것은 아니다. 낭만적인 사랑에게도 가끔은 '현실'을 적용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아무리 우리가 아름다운 사랑을 꿈꾸고 그것을 실행하더라도 우리는 현실의 좌절을 겪는다. 그것이 폴과 로제에게는 '나이' 혹은 '연륜감'이었던 것이다. 그들은 나이라는 현실적인 장벽에 부딛혀서 이전으로 돌아가지만, 현실적이라는 것이 꼭 나이라는 법은 없다. 사실 나는 시몽의 나이에 가깝기에 그녀의 선택이 이해가 갈 듯 하면서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 아직 나는 폴의 선택이 공감 가지는 않지만, 나중에 내가 그녀의 나이가 되면 그녀의 선택이 공감이 가게 될까? 그 쯤에 이 책이 생각이 날지도 모르겠다.


+) 이 소설은 후에 <굿바이 어게인>이라는 제목으로 영화화되는데, 잉그리드 버그만, 이브 몽땅, 안소니 퍼킨스가 출연합니다.


 

 

 

 

 

[오늘의 책] 7.13 프랑수아즈 사강 - 한 달 후, 일 년 후

 

 

 

[오늘의 책] 7.13 프랑수아즈 사강 - 한 달 후, 일 년 후

 

 

 

 

 

 

책 소개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에서 조제가 좋아했던 작품, 영화 속 독립적이고 씩씩한 여주인공 쿠미코는 이 책의 여주인공 조제를 좋아해 자신의 이름을 조제라 부른다. 사강 역시 조제라는 인물에 대해 꽤나 큰 애착을 가졌던 듯, 4년 뒤인 1961년 희곡 <신기한 구름>에 조제를 다시 등장시킨 바 있다.

사랑의 위약함을 잘 알고 있는 영리하고 매력적인 조제, 부인이 있지만 조제를 사랑하는 베르나르, 사랑을 성공의 발판으로밖에 생각하지 않는 야심찬 여배우 베아트리스, 오랜 결혼생활로 더 이상 사랑을 못 느끼는 오십대 말리그라스 부부 등 파리의 아홉 남녀의 각기 다른 사랑과 삶을 통해 사랑의 본질과 인생의 덧없음을 그리고 있다. 각각 애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른 사람을 가슴에 품은 사랑의 어긋남, 한때는 열렬히 사랑했으나 시간이 지나 열정이 식은 후의 남녀관계를 관조적 어조로 풀어냈다. 섬세한 심리묘사로 탐미주의적인 20세기 프랑스 낭만주의 경향이 물씬 묻어 있는 작품이다. 국내에는『달이 가고 해가 가고』로 된 번역본이 나온 적이 있다.사랑에 대한 진지한 관찰

“언젠가 당신은 그를 사랑하지 않게 될 거예요. 그리고 언젠가 나도 당신을 사랑하지 않게 되겠죠. 그리고 우리는 다시 고독해질 거예요. 그렇게 되겠죠. 그리고 한 해가 또 지나가겠죠…….” 조제는 대답한다. “나도 알아요.”

작품의 제목인 ‘한 달 후, 일 년 후’는 작품 속에도 인용되어 있듯이 프랑스의 비극작가 라신의 희곡 「베레니스」 중 로마 황제 티투스와 유대 여왕 베레니스의 이별의 장면에 나오는 대사이다. “한 달 후에 일 년 후에 어떻게 견디오리까? 수많은 바다가 당신에게 나를 떼어놓고 티튜스는 베레니스를 보지 못하는데, 날이 또 새고 날이 또 지는 것을” 이 대사는 서로 사랑하지만 헤어질 수밖에 없는 연인들의 애절한 심정을 표현하고 있지만, 사강은 반대로 이 구절을, 한때는 사랑했지만 세월이 흐르면 변하고 잊히게 마련인 남녀 간의 사랑과 덧없음을 아련하게, 조금은 냉소적으로 설파하고 있다.

삶에 대한 냉소적 시선과 열정의 오묘한 조화
열정적인 사랑과 이별에서 오는 환희, 기쁨, 고독, 슬픔… 아홉 남녀의 관계들이 한 편의 연극처럼 얽히고설킨 가운데 어떤 이는 옛 연인에게 돌아가고, 어떤 이는 아직도 방랑하며 살고, 어떤 이는 새 연인에게 돌아간다. 아직도 감정의 혼란을 겪고 있는 베르나르가 조제에게 소리친다.

“조제, 이건 말이 안 돼요. 우리 모두 무슨 짓을 한 거죠? 이 모든 것에 무슨 의미가 있죠?”
조제가 상냥하게 대답했다.
“그런 식으로 생각하면 안 돼요. 그러면 미쳐버리게 돼요.”

희곡 「멕베스」에서 인용한 문구 “이런 식으로 생각하면 안 돼요. 그러면 미쳐버리게 돼요.”는 소설을 더욱 힘 있게 만든다. 사랑의 짧음을 아는 조제는 삶의 진리를 너무 잘 알고 있다. 너무나 비극적인 삶을 그대로 보아선 안 된다고, 그러면 미쳐버리게 된다고 한다. 어린 소녀의 입으로 전하는 이 마지막 대사는 너무도 냉소적이다. 우리는 살기 위해 “그런 식으로 생각하면” 안 되는 것이다. 냉정한 삶의 이면을 설파하여 씁쓸함을 느끼게 하는 가운데도 온전한 사랑의 온기가 느껴지는 것은 현재의 삶을 열정적으로 끌어안고 있는 사강의 자세가 고스란히 전해지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는 모두 사랑의 열정이 대도시의 한가운데에 만들어내는 이런 조그마한 구역들을 알고 있다.”

지구 곳곳에서 이 순간, 만나고 사랑하고 이별할 사람들의 사랑의 온기가 그대로 전해져 온다. 한 달 후, 일 년 후 나는 그를, 그는 나를 사랑하지 않을지 모르지만, 여전히 우리는 사랑을 하고 싶다.

다시 만나고 싶은 작가 - 프랑수아즈 사강 Francoise Sagan

영원한 세계명작이 된 프랑수아즈 사강의 작품 다시 읽기
독자들의 리콜, 시대에 맞는 세련되고 자유로운 감성의 명작 완역!
20세기 작가지만 21세기 감성을 지녔던 자유로운 감성의 작가 프랑수아즈 사강, 2004년 개봉한 일본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 속에서 여주인공이 좋아하는 작가로, 많은 독자들의 리콜이 있었으나 사강 대부분의 작품이 오래전 출간되었지만 절판되었거나 번역 및 제본상태가 좋지 않은 상태입니다.
독자들의 목소리를 담아, 그리고 좋은 작가를 현대 젊은이들에게도 널리 알리고자 소담출판사는 프랑수아즈 사강의 작품들을 완역하여 출간하게 되었습니다.

독자들의 리콜, 시대가 원하는 영원한 세계명작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 에 나오는 작가
프랑수아즈 사강이 누구인가요?


2004년 일본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가 개봉한 이래, 인터넷에는 ‘프랑수아즈 사강이 누구냐?’는 질문이 쏟아졌다. 사실 프랑수아즈 사강은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슬픔이여 안녕』의 작가로 20여 년 전만 해도 최고의 여류작가로 손꼽히는 작가였다. 하지만 현재 국내에서 사강의 다른 대표작들을 찾기 힘들고, 1970년대 출간된 책이 몇 있기는 하나, 번역 및 제본 상태가 좋지 못하다. 그런데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을 좋아하는 현대의 젊은이들이 다시, 프랑수아즈 사강을 찾고 있다. 영화에서 주인공 쿠미코는 걷지 못하는 장애우지만 씩씩하고 똑똑한, 늘 할머니가 주워다 준 책 속에서 세상을 만나는 상상력이 가득한 소녀다. 이 소녀는 스스로를 조제라고 부른다. 조제라는 이름은 프랑수아즈 사강의 소설 『한 달 후, 일 년 후』에서 따온 것이다.
“언젠가 당신은 그를 사랑하지 않게 될 거야, 그리고 나도 언젠가는 당신을 사랑하지 않게 되겠지. 우리는 또다시 고독하게 될 거야. 그렇더라도 달라지는 것은 없어. 거기엔 또다시 흘러 1년이라는 세월이 있을 뿐이지.”
영화는 『한 달 후, 일 년 후』의 한 구절을 인용한 내레이션으로 시작한다. 감독은 이 문구로, 영화의 주제를 함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현대의 젊은이들은 더 이상 달콤한 환상을 ?지 않는다. 냉철한 가슴으로 진실을 바라보되 따뜻한 가슴으로 현재를 사랑하는 영리함이 가슴을 울리게 만드는 점, 영화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과 프랑수아즈 사강의 작품이 닮은 점이다. 좋은 책은 시간이 지나도 그 가치가 변치 않고, 시대가 변해도 공감을 준다. 20세기 전후 혼란한 시대를 산 젊은이들의 고독과 방황의 이야기를 그린 사강의 작품들은 21세기를 사는 젊은이에게도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예스24 제공]

 

 

 

 

작가 소개

 

 

 

저자 | 프랑수아즈 사강
프랑수아즈 사강 (Francoise Sagan) - 1935년 프랑스에서 태어났다. 아버지가 실업가인 부유한 집안에서 성장하였으며, 소르본 대학을 중퇴했다. 18세 때 발표한 <슬픔이여 안녕>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문단에 데뷔하였고, 이 작품으로 1954년 '문학비평대상'을 수상했다. 2004년 생을 마쳤다.

소설 작품으로는 <어떤 미소>, , <브람스를 좋아하세요> 등이 있으며, 희곡 작품으로는 <스웨덴의 성>, <바이올린은 때에 따라>, <발랑틴의 연보랏빛 옷> 등이 있다.

최정수 - 연세대 불문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2007년 현재 전문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연금술사>, <오 자히르>, <단순한 열정>, <비는 욕망을 숨기지 않는다> <꼬마 니콜라의 쉬는 시간>, <빈센트와 반 고흐>, <밤의 클라라>, <숨쉬어>, <악마의 개>, <오를라> 등이 있다. [알라딘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