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흐르는 상자

[스크랩] 나무 학교 / 문정희

tlsdkssk 2016. 6. 21. 12:31

      나무 학교 / 문정희

      나이에 관한 한 나무에게 배우기로 했다
      해마다 어김없이 늘어가는 나이
      너무 쉬운 더하기는 그만두고
      나무처럼 속에다 새기기로 했다
      늘 푸른 나무 사이를 걷다가
      문득 가지 하나가 어깨를 건드릴 때
      가을이 슬쩍 노란 손을 얹어놓을 때
      사랑한다! 는 그의 목소리가 심장에 꽂힐 때
      오래된 사원 뒤뜰에서
      웃어요! 하며 숲을 배경으로
      순간을 새기고 있을 때
      나무는 나이를 겉으로 내색하지 않고도 어른이며
      아직 어려도 그대로 푸르른 희망
      나이에 관한 한 나무에게 배우기로 했다
      그냥 속에다 새기기로 했다
      무엇보다 내년에 더욱 울창해지기로 했다



        
        

                                      Walking alone / Anna German ♬
                                      출처 : ♣ 이동활의 음악정원 ♣
                                      글쓴이 : 雲鈺 원글보기
                                      메모 :